백령도 동북쪽 해상 집중, 연평도 주민 등 긴급대피 靑, 국가안보실 중심 비상체제 가동… 경계태세 강화
북한 포탄 100여발이 서해 북방한계선(NLL) 이남으로 떨어지자 우리 군은 즉각 K-9자주포 300여발을 대응사격하고 정부는 북한 도발에 단호한 응징 의지를 천명했다.
지난 2010년 8월9일 비슷한 북한의 도발에 대응사격을 하지 않은 것과 대조된 모습이다.
31일 북한은 백령도 인근을 비롯한 서해 북방한계선(NLL) 지역 7곳에서 해상사격훈련을 하며 500여발의 해안포와 방사포를 NLL 인접 해상으로 발사했고 이 가운데 100여발이 NLL 이남 우리 해역에 떨어졌다.
우리 군은 북한군 포탄이 NLL 이남 해상에 떨어지자 K-9 자주포로 300여발의 대응 사격에 나서는 한편 NLL 이남 해상에서 초계 비행하던 F-15K와 해군 함정의 경계태세를 강화했다.
이 같은 우리 군의 조치 상황은 박근혜 대통령에게 즉각 보고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도 국가안보실을 중심으로 긴박한 대응태세에 들어갔다. 안보실은 사태가 발생하자 김장수 국가안보실장을 중심으로 국방부와 통일부 등 유관부서와 긴밀하게 협의했다.
우리 군의 대응 사격과 공군 전투기 및 해군 함정의 초계 활동 강화도 이에 따른 조치로 보인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북한의 사격훈련이 끝난 직후 가진 긴급 브리핑에서 “북한군의 해상 사격훈련은 오늘 낮 12시15분부터 오후 3시30분께까지 7개 해역에서 8차에 걸쳐 진행됐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우리 군은 서북도서 지역의 경계태세를 상향 조정하고 위기관리 체계를 즉각 가동시켰다. 현재 우리 군은 한미 공조 하에 북한군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특히 전 지역에 경계 및 감시태세를 강화하는 동시에 무기태세도 증강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대변인은 “우리 군은 북한의 이번 해상사격이 계획된 도발이며, 남북관계에 주도권을 갖고 NLL에 대한 우리 군의 수호의지를 시험하려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우리의 정당한 대응사격을 빌미로 해서 우리 도서와 해역에 도발한다면 우리 군은 단호하게 응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NLL 이남에 떨어진 북한군 포탄은 지난 27일 NLL을 침범한 북한 어선을 우리 해군이 나포한 지역인 백령도 동북쪽 해상에 집중됐다. 북한군은 100㎜ 해안포와 122㎜ 및 240㎜ 방사포 등으로 사격했고, 특히 122㎜ 방사포는 화력지원정에 싣고 해상에서 발사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런 가운데 유엔군사령부 군사정전위원회는 이날 오후 2시50분께 북측에 전화통지문을 보내 “북한은 서해 사격을 즉각 중단하라”며 “대한민국에 대한 모든 호전적 행위를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군정위는 또 “북한의 행위는 역효과를 초래하고 긴장을 고조시킬 뿐”이라며 “유엔사-북한군 장성급 회담을 위해 본 통지문 수령 이후 2시간 이내에 유엔사가 북한군을 만날 용의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2010년 8월9일 북한이 서해상으로 117발의 해안포를 사격해 이 중 10여발이 백령도 북쪽 NLL 이남 해상으로 떨어졌지만 당시 우리 군은 대응사격을 하지 않았다.
이명관기자 mklee@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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