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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心이라니? 대통령과의 친분 팔아야 할 위치는 아니다

 

朴心이라니? 대통령과의 친분 팔아야 할 위치는 아니다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2014.03.16 00:21

[중앙SUNDAY가 만난 사람] 낙하산 논란 새누리당 유정복 인천시장 예비 후보

유정복 전 안행부 장관이 지금껏 치른 여섯 번의 시장·국회 의원 선거에서 거둔 전적은 5승1패. 그는 “지금 지지율이 낮지만 역전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조용철 기자


차분했지만 밋밋했다.

유정복(57) 전 안전행정부 장관과의 인터뷰가 그랬다. 그가 장관직을 던지고 인천시장 출마를 선언한 건 지난 4일. 그러자 닷새 뒤 9일, 인천시장을 노리고 1년 넘게 준비해 오던 새누리당 이학재(50) 의원이 마치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그에게 후보 자리를 선선히 양보했다. 유 전 장관을 향해 “박심(朴心) 낙하산을 타고 이 의원을 주저앉힌, 몰염치한 행태”라는 비난이 야권에서 터져 나왔다.

그래서 인터뷰에선 자연히 “대통령 의중을 너무 파는 것 아닌가” “친한 후배에게 그런 상처를 줄 수 있나”는 등의 질문이 많이 나왔다. 하지만 요지부동이었다. 아무리 찔러도 감정 기복 없이, 언짢은 내색 없이, 조곤조곤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 따지고 보면 안정감이랄까, 화려하진 않지만 그런 자질이 현재의 정치인 유정복을 만들어 낸 기반이었을 수도 있다.

-국회의원(경기도 김포시)이며 안전행정부 장관이었다. 그것보다 인천시장이 더 좋았나.
“많은 분이 의아하게 생각하는 대목이다. 나는 어떤 단계를 거쳐 이런 걸 하겠다, 그런 생각을 하는 사람이 아니다. 그저 주어진 일에 충실하고 거기서 성취감을 느낀다. 무엇이 더 중요하고, 어디가 더 높고 낮다는 개념으로 일하지 않는다. 박근혜 정부를 탄생시킨 한 사람으로서 안정적인 국정 운영을 위해선 지방선거를 승리해야 한다는, 또한 인천 시장으로 나가는 데 있어 최적임자라는 당 안팎의 요청이 있어서 딴 거 따지지 않고 그것에 충실히 응했을 뿐이다.”

-누구의 요청 혹은 권유가 있었나. 일각에선 새누리당 홍문종 사무총장이 청와대 김기춘 비서실장에게 요청했다고 하던데.
“그런 건 정확하게 확인해 말할 사안이 아니고….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내가 나가야 한다는 당의 입장은 분명했다.”

-박 대통령 뜻이 반영된 것 아닌가. 그러니까 “정말 능력 있는 사람이 됐으면 하는 게 바람이다. 결심을 했으면 최선을 다하라”라는 대통령 발언을 공개한 것으로 보인다.
“장관 사의 표명하고 나오는데 기자가 ‘대통령이 무슨 말씀 하셨나’라고 묻길래 순수하게 답했을 뿐인데…. 자꾸 박심 논란이 되고 그러니 조심스럽고. 그리고 내가 박 대통령과 가깝다는 것을 팔아야 할 정도의 위치는 아니잖은가.”

-그럼, 왜 그런 말을 했나.
“아니, 기자가 물어보니깐 솔직하게 했을 뿐이지, 그럼, 멀뚱멀뚱 눈만 바라볼 순 없지 않은가.”

-과거에도 대통령이 출마 의향을 묻고 내보냈는지.
“대통령과의 문제를 자꾸 언급하는 것은 논란을 야기시키니 적절지 않다. 대통령과는 주로 안행부 업무와 관련된 논의를 해 왔을 뿐이다.”

-어쨌든 유 전 장관의 전격 출마가 가장 친한 후배에게 큰 상처가 됐다(유 전 장관과 이학재 의원은 과거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의 비서실장을 넘겨받은, 일종의 ‘사수-부사수’ 관계였다).
“출마를 결심하면서 가장 마음에 걸린 게이 의원이었다. 경쟁력을 갖춘 사람이 필요하다는 환경을 아니까, 본인이 먼저 ‘이런 상황에서 형님 하고 내가 같이 경선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면서…. 여하튼 이 의원은 현직이고, 앞으로 할 일도 많고, 정치적으로 나도 도와줘야 하고…. 그렇다.”

-후배에게 상처를 주면서까지 출마하게 된 것은 지지율 때문이었나.
“지지율은 지금도 현 시장에게 10%포인트가량 뒤지고 있는데, 그것 때문에 출마했겠나. 인천에 내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몸을 던진 거지.”

-지지율도 떨어지는데 의원도 포기하고 장관직까지 던지며 인천 시장에 나선다는 게 납득이 안 된다.
“현재는 약하지만 가능성은 크다고 본 거다. 30년 공직 생활 했고, 시장과 군수(김포) 등을 10년 이상 했고, 국회의원을 또 10년 했고, 그중에서도 안전행정위원회를 주로 했고, 장관도 두 번 했고 등등. 물론 이런 경력보다 더 중요한 건 어떤 시장이 되겠다는 철학이 확고했기 때문이다.”

-그 철학이 무엇인가.
“인천의 위상을 새롭게 정립하고 싶다. 현재는 뭐랄까, 서울의 위성도시 같은 인상? 그래서 시민도 주인의식이 약한…. 하지만 인천은 황해권의 중심 도시다. 인천공항에서 비행기로 2시간 이내 100만 인구를 가진 도시가 41개, 3시간 이내면 무려 137개나 된다. 그런데 지금까지는 시장이 인천 시민의 전체 힘을 결집시키지 못하고 특정 세력에 의한 시장으로 머물러 있곤 했다. 시장 당선이 무슨 전리품을 나눠 주는 자리가 아니잖은가.”

-송영길 현 시장에 대한 비판처럼 들리는데, 그의 지난 4년을 평가한다면.
“비난하고 싶은 마음은 전혀 없다. 열심히 했고, 나름 성과도 있다. 다만 과거 당선할 때 인천시 부채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했는데, 임기 동안 7조원 부채가 13조원으로 늘어났다. 경인고속도로 지하화 등 추진해 오던 각종 사업도 진척이 없고. 그래서 일하는 시장, 힘 있는 시장을 인천 시민이 원하고 있지 않은가. 중앙정부와 협력하고 예산도 턱턱 얻어 낼 수 있어야 한다.”

-그만큼 박 대통령의 의중에 대해 잘 알고 있다는 얘기인가.
“그건 뭐 만인이 다 아는 건데…. 대통령과는 정서적으로나 정치 철학, 가치, 지향점, 방식 등에서 늘 공유해 왔다.”

-그럼, 국정원 문제와 관련해 “책임질 사람은 책임져야 한다”는 언급은 대통령의 의중을 반영한 것인가.
“아니 뭐 특별한 얘기가 아니잖은가. 성역 없이 수사하고 그에 맞춰 책임질 사람은 책임져야 한다는, 상식선에서 말한 거다. 내가 구체적인 과정을 아는 것도 아니고, 남재준 원장의 책임인지 그 밑의 책임인지 알지 못하는데, 특정인을 겨냥했다고 하는 건 맞지 않다.”

-공약 중 하나가 영종도 미단시티 카지노 추진이다.
“엄밀히 말하면 복합리조트 사업이다. 거기에 카지노도 들어가 있는 거다. 논란이 될 거라는 건 알지만 어떤 가치가 더 있다면 일이 되게끔 추진해야 하지 않겠는가. 인천을 황해권 중심 도시로 만들려면, 중국인을 적극 유치하려면, 지역 경제를 활성화해 국부를 창출하려면 꼭 필요한 사업이다. 박근혜 정부 출범 때부터 계획한 일이니 내가 당선되면 제대로 한번 해 보겠다.”

-안정감은 있지만 300만 시민의 시장이 되기엔 스타성이랄까, 카리스마가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알고 있다. 교과서적이고 너무 반듯하다는 거. 하지만 보여 주기식 이벤트나 어떤 기교적인 생각이, 난 잘 안 된다. 그것보단 흔들리지 않는 강한 신념을 갖고 묵묵히 일을 해 나갈 뿐이다. 무엇보다 조직 관리만큼은 자신 있다. 신뢰를 바탕으로 조직 역량을 극대화해 제대로 된 인천 시정을 펼쳐 보이겠다.”

최민우 기자 minwo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