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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구 칼럼] 민주, ‘6·5출당(出黨) 선언’ 용의 있나_ (기사 발췌- 2014 지방선거 기초 공천 폐지, “새누리당에 끌려가는 척하고 있다”(김덕룡)라는 비아냥까지 나왔다. ‘새누리당 때문에 ..

 

[김종구 칼럼] 민주, ‘6·5출당(出黨) 선언’ 용의 있나_ (기사 발췌- 2014 지방선거 기초 공천 폐지, “새누리당에 끌려가는 척하고 있다”(김덕룡)라는 비아냥까지 나왔다. ‘새누리당 때문에 민주당도 공천하겠습니다’라면…. 그러면서 슬그머니 원래의 ‘기호 2번’으로 끼어들어 간다면…. ‘국민 60%’는 정말 화나고 정말 허탈해질 것이다.)
김종구 논설실장  |  kimjg@ekgib.com

   
 
공천 폐지는 어려울 것 같다. 155석 새누리당의 반대가 워낙 세다. 여기에 5석짜리 정의당도 도와주고 있다. 임시국회서 논의한다지만 결론은 나온 듯하다. 적당한 몸싸움 끝에 파행적 결정문-공천유지 勝ㆍ공천 폐지 敗, 새누리당 勝ㆍ민주당 敗- 이 선언되고 끝날 것이다. 돌아보면 이석기 내란음모 충격-2013년 8월-이후 추정이 가능했던 결론이다. ‘2014년 지방 선거는 새누리당이 압승할 것’이라는 전망 때부터 점쳐졌던 수순이다.

그런데 여기에 묘한 역설이 있다. 민주당이 게임에서 졌다. 그런데 챙긴 게 적지 않다. ‘정당 공천 폐지’라는 당론을 붙들고 60%의 국민 지지를 얻었다. 대선 패배에 질식하고, 내란음모에 빈사상태로 빠졌던 민주당이다.

공천폐지 60% 여론

정당 지지도는 새누리당의 반 토막도 안 된다. 그런 민주당이 모처럼 국민 60%의 힘을 얻는 이슈를 선점했다. 여기에 안철수 신당까지 함께 하는 덤도 얻었다. 기억컨데 4년전 무상급식 이후 이런 호(好)시절은 없었다.

그래서일까. 민주당이 공천폐지 화두에서 좀처럼 손을 떼지 못하고 있다. 어쩌면 불어 줄지 모를 공천 역풍에 한껏 기대를 거는 모양이다. 하기야 틈만 나면 2004년 탄핵 역풍의 추억을 더듬는 민주당이다. 그때 ‘한 방의 추억’이 난치병처럼 핏속에 흐르는 민주당이다. 여기에 적진(敵陣)에서 불어주는 달콤한 응원가까지 있다. “(공천 폐지)공약 폐기시 탄핵사태 수준의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새누리당 김용태 의원ㆍ1월 24일).

결론부터 말하면 착각이다. ‘공천 폐지 60%’는 공천 폐지 자체를 바라는 여론이다. ‘제발 중앙 정치 좀 나가 달라’는 지방의 목소리다. 애당초 민주당과 연고가 없었던 여론이다. 만일, ‘기호 1번’ 밑에 ‘기호 2번’으로 자리 잡는 선거-과거 20년과 같은 정당 선거-로 회귀한다면 그 순간 원래의 지지정당을 찾아 허공에서 흩어질 여론이다. 이런 ‘국민 60%’를 우호지분으로 삼는 민주당의 계산법 자체가 근거 없는 미련이고 염치없는 기대다.

실천을 해야 한다. 새누리당과 차별되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 그 방안 중 하나가 집단 출당(出黨)이다. 당선된 시장 군수들을 모두 출당시켜 지방 정부와 결별해야 한다. 그리고 이 계획을 국민에게 약속해야 한다. ‘6월 5일에 지방 정부에서 손을 떼겠습니다’ ‘민주당 후보를 찍어 주면 정당 선거는 끝납니다’라는 각서(覺書)를 써야 한다.

출마한 모든 후보자들에게 미리 탈당계를 받아 당사에 쌓아 두는 것도 방법이다.
쉽지 않은 일일 수 있다. 총선과 대선에서 기득권을 버리는 모험이다. 하지만 이것이 잠시나마 힘을 보태줬던 ‘국민 60%’에 대한 의무다. 안 그래도 민주당의 진정성이 곳곳에서 의심받고 있다. “새누리당에 끌려가는 척하고 있다”(김덕룡)라는 비아냥까지 나왔다. 가장 화끈한 방법이 무공천인데, 이건 못하겠다는 거 아닌가. 기호 5, 6, 7번으로는 죽어도 안 가겠다는 거 아닌가. 그러니 ‘집단 출당’이라도 약속해야 하는 거다.

언제였었나.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 5~6년전 어느 날, 정장선 당시 의원이 이런 말을 했다. “우리 민주당은 탄핵 역풍의 추억에서 벗어나야 한다. 아직도 그때 ‘한방의 추억’에 사로잡혀 있다.” 그때도 맞는 말이었고, 지금 생각해도 맞는 말이다. 탄핵 역풍의 시작은 ‘버림’이었다. 대통령직을 잃었기 때문에 탄핵 역풍은 시작됐다. 이런 버림의 희생을 다하지 않은 당시 민주당에게 ‘한방’은 없었고, 그 후로도 한참 동안 질식해 있었다.

실천 없인 갈 표 없다

정치의 존재 이유는 국민이다. 그 국민의 목소리를 담아내는 게 정당이다. 제1당, 새누리당은 이 의무를 버렸다. 공천폐지 여론에 관한 한 그렇다. 배신당한 여론이 어쩔 수 없이 찾아 나선 게 제2당인 민주당이다. 그러면서 묻고 있다. ‘이제 너희는 어쩔 것이냐’. 그런데 돌아올 답변이 ‘새누리당 때문에 민주당도 공천하겠습니다’라면…. 그러면서 슬그머니 원래의 ‘기호 2번’으로 끼어들어 간다면….
‘국민 60%’는 정말 화나고 정말 허탈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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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구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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