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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칼럼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부_ 이재준 수원시 제2 부시장

 

사설/칼럼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부_ 이재준 수원시 제2 부시장
데스크승인 2014.02.07  | 최종수정 : 2014년 02월 07일 (금) 00:00:01   
   
 
151년 전 1863년 미국 남북전쟁 최후의 격전지였던 펜실베니아주 게티즈버그에서 에이브러햄 링컨은 역사상 최고의 연설을 남긴다.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부는 지상에서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Government of the people, by the people, for the people, shall not perish from the earth)” 미국 역사상 가장 고통스러운 남북전쟁을 감당해야 했던 링컨 대통령이 민주주의는 국민에게서 권력이 나온다는 것을 잘 표현한 연설이었다. 이 같은 링컨의 연설은 전쟁 희생자들을 기리는 추도사를 넘어서 미국 정치는 물론 이후에 민주주의 의미를 가장 압축적으로 설명하는 말이 되었다.

최근 우리나라 정치권의 대립과 갈등이 심각해지면서 권력자 보다 국민을 더 우선시했던 링컨의 게티즈버그 연설이 다시 조명되고 있다. 이는 영화 ‘변호인’이 천 만이 넘는 관객을 끌어 모으며 흥행하는 시점에서 여야의 인사들이 줄지어 이 영화 내용을 인용해 현 정부를 비판하는 상황과 맞닿아 있다. 1980년대의 시국사건을 다룬 ‘변호인’이 오늘날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는 것은 ‘민주주의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라는 송강호의 연기력도 있었지만, 지금 시대상황이 그때와 별로 다르지 않다는 국민들의 공감 때문이다. 국민에게 권력을 주고자 했던 한국의 대통령 노무현, 그는 가난하게 태어나 독학으로 변호사가 된 후 대통령이 된 점 등 여러모로 링컨 대통령과 닮아 있다. 무엇보다 국민에게 권력을 주고자 했던 대통령이면서 비극적인 최후를 맞는 것도 너무나 흡사하다. 최고 권력자가 되고서도 권력을 독점하기보다는 그 권력의 참된 주인인 국민들에게 돌려주는 민주주의 국가를 지향했다. 허나 목숨을 버릴 수밖에 없었다는 점에서 그는 패배자였다. 그러나 민주국가의 주인인 국민에게 모든 권력이 귀속되어야 한다는 신념을 실천하고자 했던 대통령이라는 점에서 진정한 승자였다. 링컨의 삶에 투영할 수 있는 또 한명은 민권정치가인 김대중 대통령이다. 링컨의 노예해방 정책이나 김대중의 대북 햇볕정책 발상은 모두 민족화합과 인간존중에 초점이 놓여 있었다. 링컨이나 김대중의 정책은 당시 보수진영으로부터 많은 비난과 조롱을 받았다는 점에서도 유사하다.

최근 정치권에 링컨 바람이 다시 불고 있다. 지난해 누구보다 먼저 링컨을 들고 나온 정치인은 안철수 의원이다. 안철수 의원은 신당 창당을 공식화하는 기자회견에서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민주주의는 정치의 핵심을 찌르는 링컨의 말이라며 그 가치를 한데 담는 길을 ‘국민과 함께’로 정치 슬로건을 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정치 슬로건을 채택한 것은 권력의 참된 주인은 국민이라는 정치적 신념을 안철수 의원이 갖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렇지만 최근 여의도 정가는 안철수 의원을 필두로 링컨의 명연설을 패러디한 발언들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때로는 당파나 진영논리에 따라 링컨 연설의 변죽만 울리는 행태이기 때문에 그 이념과 가치를 부끄럽게 하기도 한다. 현재 우리 사회는 민주화 이후 정치 사회적 갈등은 물론 남북한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또한 이 시대가 권력의 참된 주인인 국민들에게 그것이 주어지는 민주국가로 유지되고 있는가 하는 의문을 가질 때가 많다. 그 해결책이 너무나 절실한 상황이다. 국민에게서 권력이 나오는 진정한 민주주의 길은 사실 너무나 어렵다. 때때로 비극적인 결말을 낳기도 하지만 우리는 끝까지 걸어가야만 한다.

역사의 흐름 속에서 시대를 초월해 민주주의를 갈망하는 모든 국가와 국민들에게 링컨은 최고의 리더십을 발휘한 지도자로 추앙받고 있다. 갖은 음해와 모략에도 링컨 대통령은 남북전쟁 후 노예해방을 실현하고 갈등에 빠진 남북의 화해를 이룩해 오늘날 미합중국 번영의 초석을 쌓은 업적을 높이 평가받고 있기 때문이다. 링컨의 역사적 평가처럼 우리나라 대통령이나 정치인들도 역시 역사적 평가를 받을 것이다. 지방선거는 물론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많은 갑오년 청마의 해에 후보자나 유권자 모두가 다시 한번 링컨의 명연설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부는 지상에서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를 다시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이재준 수원시 제2 부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