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공천 잡고 민심 잃나 _ 대선 공약 폐지 후폭풍 당 내부조차 비판, 지역민 "지선 역풍 불것"

새누리 공천 잡고 민심 잃나 _ 대선 공약 폐지 후폭풍 당 내부조차 비판, 지역민 "지선 역풍 불것"

...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가 4일 기초선거 정당공천제 폐지라는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공약을 사실상 백지화하면서 후폭풍이 일고 있다. 민주당 등 야당의 거센 반발은 물론 새누리당 내부에서도 지도부가 너무 앞서 나간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지역민들의 반응은 더 싸늘하다. 국민과의 약속을 헌신짝처럼 취급하는 새누리당에 대한 실망감이 이번 6`4 지방선거에서 표심으로 나와 역풍을 맞을 것이란 비판적 여론이 드세다. 황 대표는 4일 기초선거 정당공천제 폐지는 사실상 어렵고 대신 기초의회와 광역의회 통폐합, 개방형 예비경선(오픈 프라이머리) 등을 대안으로 제안했다. 하지만 당 내부 비판이 만만찮다. 지난달 여야는 국회 정치개혁특위에서 기초선거 정당공천제 폐지에 대한 결론이 나지 않자 특위의 활동시한을 연장하고 모든 것을 일임했다. 즉 특위 안이 곧 당론이 되는 식이었다. 그러나 황 대표가 이날 대표연설에서 일종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바람에 정개특위가 공회전할 가능성이 커졌다. 여권의 한 인사는 “황 대표의 제안은 당헌`당규 개정특위의 안을 그대로 수용한 것인데, 여기에 대한 당내 여론 수렴(의원총회)이 없었다”며 “대표가 이렇게 간섭하면 정개특위가 활동시한을 연장해도 여야 이견으로 허송세월할 공산이 크다”고 지적했다. 본지가 지난달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 문제와 관련해 대구경북 국회의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유승민`이철우`김재원`권은희`윤재옥`이종진 의원은 기초선거 공천폐지 입장을 밝혔다. 민주당 등 야권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민주당 이윤석 수석대변인은 “국민 눈높이에 맞춰 지방선거제도를 개선하겠다는 이야기는 그동안 보여준 정부`여당의 정책과는 정반대의 언행 불일치”라고 논평했다. 안철수 국회의원 측 금태섭 대변인은 “황 대표의 연설은 국민의 기대와 민심의 본질이 어디 있는지 파악하지 못한 집권여당의 상황인식을 반영한 것으로 실망스럽고 안타깝다”며 “잇따른 공약 후퇴 등으로 국민을 실망시켜 온 집권당 대표는 국민의 목소리보다 청와대 눈치부터 살피는 잘못된 체질과 행태부터 바꾸어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새누리당이 대선 공약이었던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 약속을 백지화하면서 새누리당 텃밭인 대구경북에서도 6`4 지방선거에서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위기감마저 감돌고 있다. 이창용 지방분권운동대구경북본부 상임대표는 “국민과의 약속을 헌신짝처럼 버리는 행위는 반드시 역풍을 맞을 수밖에 없다”며 “새누리당에 국회의원만 있는 것이 아니다. 그런데 의원이 자신들의 기득권 챙기기에만 혈안이 돼 약속을 내팽개치는 것은 ‘약속 안 지키고 거짓말하는’ 정당 이미지로 굳어질 수 있어 이번 지방선거에서 마이너스 효과가 작용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태일 영남대 교수(정치외교학과)는 “새누리당이 정당공천 폐지 시 민주당이 독식하고 있는 수도권 현역 기초단체장 선거에서 참패할 것이라는 전술적인 면에만 너무 신경을 쓰고 있는 것 같다”며 “전술만 신경 써 전략에서는 큰 손해를 볼 공산이 크다. 6`4 지방선거는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평가 차원인데, 대통령의 약속을 뒤집는 행위는 결과적으로 선거에서 쓴맛을 톡톡히 보게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서상현기자 subo801@msnet.co.kr 매일신문 공식트위터 @dgtwt / 온라인 기사 문의 maeil01@msnet.co.kr ⓒ매일신문사,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