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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명절과 인사 말의 유래

 

설 명절과 인사 말의 유래

등록일 : 2014-01-29 12:01:29 | 작성자 : 시민기자 차봉규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며칠 후면 우리의 전통 명절인 설날이다. 요즘은 양력 신년을 새해 명절로 지내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래도 우리의 전통 명절인 설이나 돼야  즐거운 명절 기분이 난다. 서로 정을 나누는 선물도 주고 받고, 아들 며느리 손자 손녀 온 가족이 한데 모여 흥겨운 북새통이 벌어지는 것이다. 지금 어려운 가정에겐 정부에서 생계를 위한 다양한 지원을 해주고 연말 연시 명절 때는 각 사회 단체에서 갖가지 선물도 보내주는 자선의 손길이 이어진다. 

옛날에는 어렵게 사는 사람들은 상환곡(償還穀)이나 장리(長利)쌀을 얻어 생계를 꾸려가는 어려운 처지라 설 명절이나 돼야 겨우 먹거리를 장만하고 아이들도 새 옷이나 새 고무신을 얻어 신었다. 명절이라고 해야 궁색한 살림에 어른들은 걱정 스럽기만 헌데 아이들은 손을 꼽아가며 설명절을 기다렸다. 그토록 가난에 찌든 사람들은 새해에는 좀 나아질까 하고 간절하게 바라는게 복(돈.재물)말고 또 뭐가 있었겠는가 그래서 복 받기를 원 했던 인사말이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였다.

부자집 아이들은 좋은 비단옷에 복(福) 두건을 쓰고 복주머니를 허리 춤에 매달고 다녔다. 그러나 가난한 집 아이들은 설때도 입던 옷을 빨아서 손질해 입히고 안방 출입문 위에는 귀신 쫒는다는 엄나무와 복조리를 걸어 놓았다. 오죽하면 "벼락을 주시려거든 돈 벼락이나 좀 내려 주세요"하고 빌었겠는가 그만큼 복을 절실하게 원 했던시절이다. 부잣 집이나 선비 같은 양반네들은 의식(衣食)걱정이 없으니 새해 인사도 달랐다. 

설 때는 어른을 찾아 뵙고 세배를 드리며 "만수무강 (萬壽無康) 하세요" 하고 인사를 했다. 어른들이야 건강하고 오래 사는것 말고 바랄게 뭐 있겠는가. 어른들은 기혼자에게는 "새해 복 많이 받게", 미혼자 들에게는 "올해는 장가를 들어야지" 등 덕담을 나누며 음식을 대접했다. 아이 들에게는 복(세배돈)을 내려 주었다. 복 많이 받으라는 말은 어른들이 아랫 사람에게 하는 말이지 아랫 사람이 어른 들에게 쓰는 말은 아니다. 

어른들이 말하는 복의 의미는 단순히 돈이나 물질만을 말 하는게 아니다. 부모복 처복 자식복 건강복 재물복 친구복 6 가지 복을 다받으라는 의미다.그런데 요즘 사람들은 복의 의미도 순서도 모른체 어른에게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하고 먼저 인사를 한다. 
하기야 시대가 바뀐줄도 모르고 꼬장꼬장 하게 따지기만 하는 어른들이 잘못일까? 옛날이야 농경(農耕) 시대라 부모가 돌아 가셔야 전답(田畓)을 물려 받을수 있어 부모가 늙어서까지 재산권과 경제권을 쥐고있어 위풍 당당한 시절이었다. 

요즘에야 산업화 시대라 젊은 사람들이 돈을벌고 나이가 들어 대책이 없는 노인들은 자식들이 주는 생활비나 용돈에 의지하고 살아가고 있으니 복을 내려주는 순위가 바뀔 법도 한 일이다. 옛날 시어머니들이 쌀 뒤주 열쇠나 광 열쇠를 며느리에게 쉽게 넘겨주지 않은 이유도 이제야 알것 같다. 
위풍 당당하던 시어머니의 시대도 옛 말이다. 요즘은 며느리 눈치를 살펴야 하는 처지다. 설날 자식들이 세배 하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해도 할 말이 없게된 부모의 처지가 돼 버린지 이미 오래다.

설에 눈 싸움 하기전 기념사진



안녕 하세요

인사는 보통 아랫 사람이 윗 사람에게, 부하가 상사에게 먼저하는 것이 관례다. 인사는 보통 처음 만날때 한번 하는것이 일반적인데 하루에도 몇번씩 만날때 마다 인사를 하는 사람도 있다. 그런 사람은 인사성이 밝다고 속으로 응근히 칭찬을 한다. 인사는 몇번을 받아도 기분 나쁘지 않은것이 인사다. 쌩긋 웃으며 안녕 하세요 하는 친절한 인사 얼굴이 굳어진채 말없이 목만 꿉뻑 하는인사 눈까지 마주치고도 본체만체 하는 버릇없는 인사도 있다.

요즘 인사는 "안녕 하세요" 가 일반화 되어 있다. 50~60여년 전만 해도 어른들을 보면 "진지 잡수 셨어요" 또는 "밤새 안녕 하세요" "밤새 별고 없으셨어요"가 아랫 사람들이 어른에 대한 인사였다. 끼니(밥) 조차 때우기 어려웠던 시절이라 밥이나 굶지 않았는지 밤사이 별일 없었는지 안부를 물어 보는것이 우리의 인사였다. 그 시절에는 살림이 어려운 집들은 고구마 시래기죽 등으로 겨울을 지내다가 봄이되면 보리잎 쑥 같은 나물을 캐다가 쌀 한주먹 넣고 죽을 끌여 먹기도하고 그나마 먹을것이 없어 굶어 죽는 사람도 있었다. 

그래서 밥때(아침.점심.저녁)에 어른을 만나면 "진지(밥) 잡수셨어요?"가 인사였다. 옛날에는 역병(호열자)이 발생하면 전염 될까봐 그 마을에 금(禁)줄을 쳐놓고 왕래를 못하게 했다 마을 전체가 떼 죽음을 당 하기도 하고 변방에 호족들이 자주 침범해 밤사이 난리를 만나 죽는일도 다반사였다. 그래서 밤새 가족이라도 죽지나 않았는지 다친데는 없는지 궁금해서 묻는 인사가 "밤새 안녕 하세요" "밤새 별고 없으셨어요"였다. 살았어도 산게 아니었다. 

언제 어떻게 될지몰라 삶에 자신이 없던 시절의 인사 말을 지금까지 쓰고있다. 이제는 국민소득 2만5천불 시대다. 세계 경제 10대국이다. 외국의 문물이 도입되고 생활 문화가 바뀌었고 의료 수준이 높아져 평균 수명 78세로 선진국이 되었다. 그럼에도 변하지 않는 인사 말은 '밤새'만 뗀 '안녕하세요'다. 배고픈 설음도 역병걸려 죽을일도 난리만나 밤새 죽음 당 할일도 없는데 아직도 만나기만 하면 '안녕 하세요' 하고 안부만 묻는다. 

미국 사람들은 아침에 만나면 "좋은 아침입니다.(Good morning)" 하고 밝게 인사를 한다. 우리도 그 사람들처럼 밝은 인사로 "만나서 반갑습니다" "오늘도 행복하세요" 등 상대를 즐겁고 기분 좋게 하는 여유 있는 인사를 나눌수는 없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