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령표준화 방식 적용해도
농촌지역 자살률 가장 높아
자살수단 번개탄 관리안돼
생명존중 문구도 하나 없어

 
   
경기도의 지난해 인구 10만명당 자살(고의적 자해)로 인한 사망률은 27명이다. 전국 평균 28.1명보다는 낮지만 서울시 23.8명보다는 3.2명이나 높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2006년 이후 처음으로 자살률이 감소했다는 데 있다. 지난 2009년 28.9명, 2010년 29.5명, 2011년 30.5명으로 꾸준히 증가한 바 있다.

하지만 연령이 높을수록 자살률 역시 높게 나타나고 있다. 특히 도의 경우 다른 연령군은 전국 자살률과 차이를 보이지 않았지만 65세 이상 연령군의 자살률은 전국 자살률보다 높은 실정이다.

■ 농촌지역의 높은 자살률

= 2005년부터 2012년까지 8년간 도내 31개 시·군별 자살자의 연령을 표준화한 평균 사망률 값을 보면, 포천시가 36.9명으로 가장 높고 나머지 가평군이 35.8명, 양평군이 35.6명, 연천군이 35.3명, 동두천시가 34.5명 등 순이다. 경기도 평균 값은 26.1명이다.

연령표준화사망률이 가장 낮은 시군은 과천시로 15.5명이다. 다음으로 의왕시 19.7명, 군포시 20.5명, 안양시 20.7명, 고양시 21.3명이다.
┃표 참조

연천군과 양평군 > 가평군 > 포천시 > 여주시 > 안성시 등의 순서를 보인 도내 시군별 자살률과 일부 약간의 순위 변동은 있으나 비슷하다.

연령표준화 방식은 특정 지역에 자살률이 높은 연령대의 인구가 많을 경우 그로 인해 그 지역의 전반적인 자살률이 높아보이는 것을 막기 위해 보정하는 통계방식이다. 해당 방식을 사용해도 도내 노인인구가 많이 거주하는 농촌지역의 자살률이 높은 것이다.

보건당국 관계자는 "자살률과 연령표준화사망률 등을 통해 지역과 자살간의 특성을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다"며 "경기도의 경우 노인인구가 많은 지역의 노인자살률이 높다는 것은 지역적 특성으로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의 경우 ▲60~64세의 자살률은 44.2명 ▲65~69세 56.4명 ▲70~74세 71.5명 ▲75~79세 94.1명 ▲80~84세 123.9명 ▲85~89세 100.8명 ▲90세 이상 156명으로 각각 나타났다.

■ 자살수단 사용 막아야

= 농약중독으로 인한 자살은 최근 감소추세다. 전체 자살 수단 중 농약중독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0년 12.6%에서 2011년 11.4%, 2012년 10.6%로 떨어졌다.

정부가 2011년부터 그라목손 등 대표적인 맹독성 농약 11종의 등록을 취소한 영향이 크다. 이들 맹독성 농약은 2012년부터 보관 판매 및 사용이 전면 금지된 상태다. 2010년 자살한 60대 이상 노인의 20%가 농약을 자살수단으로 사용했다.

하지만 자살 수단에도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최근 번개탄을 이용한 자살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실제 도내에서 가스 및 휘발성 물질 중독에 의한 자살은 2009년 5.4%, 2010년 5.7%, 2011년 7.9%, 2012년 9.2%로 증가 추세다. 하지만 번개탄의 경우 대한석탄공사, 석탄협회처럼 정부와 특정기관에서 관리가 전혀 이뤄지지 않다보니 자살예방센터 전화번호와 생명존중 문구 하나 넣을 수 없는 실정이다.

정신보건 전문가들은 "숯을 이용한 자살방법이 번졌던 홍콩의 경우 유통업체에서 숯 판매를 일부 제한하는 방법을 써 큰 효과를 봤다"며 "번개탄도 이제 자살수단으로 더이상 사용되지 않도록 인식을 개선하는 캠페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민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