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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설계로 범죄 막는 '셉테드'

 

환경 설계로 범죄 막는 '셉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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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환경을 개선해 범죄를 예방한다는 '셉테드'라는 개념이 있는데 최근 전국적으로 퍼지고 있습니다.

범죄 위험이 컸던 어두운 골목과 빈집이 화사한 벽화와 주민들을 위한 공간으로 새롭게 탄생하면서 범죄 예방뿐만 아니라 도시 재생 사업 역할도 하고 있습니다.

김종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어두운 골목과 빈집을 무대로 지난 2010년 이른바 '김길태 사건'이 일어난 부산 덕포동 재개발구역입니다.

사건 이후 많은 주민들이 마을을 떠났는데 최근에는 조금씩 인구가 늘고 있습니다.

주민과 지자체, 주변 대학과 사회단체가 뜻을 모아 골목에 새 생명을 불어넣었기 때문입니다.

낡은 벽이 화사한 옷을 입고 버려진 집이 주민 사랑방이자 맞벌이 부모를 대신해 어린 자녀를 보호하는 공간이 됐습니다.

[인터뷰:고순생, 부산 사상구청 팀장]
"주민들이 환경정비를 나름대로 소담하게 하다가 지역사회에 있는 대학생들이 자원봉사 활동을 들어오고, 그래서 여러 단체에서 그 동네를 우리가 함께 한번 되살려 보자..."

어둡고 후미진 골목이어서 청소년 흡연과 소동이 잦았던 대구의 한 마을도 환하게 변했습니다.

낡은 담벼락이 새 옷을 입은 '희망길'입니다.

[인터뷰:오순옥, 대구 중구 안전행정과장]
"방범 비상벨이라든지 CCTV라든지 아름다운 벽화 거리를 조성해서 주민이 희망을 품을 수 있는 거리를 조성하고자 추진하게 됐습니다."

모두, 범죄를 사전에 예방하는 방법으로 환경을 개선한다는 '셉테드'가 도입된 곳입니다.

셉테드는 범죄 예방 환경 설계를 뜻하는 영어 단어 머리글자를 합친 말로 우리보다 먼저 도시 재개발에 따른 범죄 문제를 고민하던 미국에서 고안한 개념입니다.

최근에 우리나라에서도 퍼지기 시작했는데 실제로 범죄 예방 효과가 있는지는 더 두고 평가해야 할 일입니다.

하지만 바뀐 환경이 주민에게 안심하고 살 수 있다는 희망을 주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적지 않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인터뷰:장복희, 부산 덕포동]
"폐가고 사건도 있었고 다니기가 불편했는데 지금은 그림도 많이 보여 다니기가 편하고 불도 밝게 해놓아서 다니기가 참 좋고..."

또, 경기 침체로 방치된 지역이 재개발이라는 어려운 과정이 아니라 도시 재생이라는 상대적으로 쉬운 과정을 통해 살만한 곳으로 다시 태어난다는 점에서도 큰 의미가 있습니다.

YTN 김종호[hokim@ytn.co.kr]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