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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원특례시의 종합/*수원화성(기타 문화재 종합

보물같은 '정조대왕의 역작'_ 송세진의 On the Road / 수원화성

 

보물같은 '정조대왕의 역작'_ 송세진의 On the Road / 수원화성

 
 
 
읍성과 산성의 하이브리드, LTE급 건축 기간, 최첨단 크레인 사용, 화려한 퍼레이드, 최대의 행궁과 시장…. 18세기 수원화성은 계획된 신도시이자 탄탄한 철옹성이었다. 정조와 정약용의 역사적인 조우는 스마트한 역작을 남겼다.

◆알수록 놀랍다, 수원화성

팔달산과 수원천. 전형적인 배산임수다. 이곳에 총 길이 5.7㎞ 성곽을 세운 사람은 정조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인정받았고, 18세기 최고의 성곽 건축물로 꼽힌다. 기획자는 정약용이며 건축 방법부터 벽돌 하나 만든 사람까지 화성성역의궤에 자세히 기록돼 있다. 수원화성은 당시의 성리학, 풍수지리, 정치, 경제, 과학 등 모든 지혜와 지식이 집약됐고, 여기에 정조라는 성군, 아버지 사도세자와 어머니 혜경궁 홍씨라는 비운의 왕족사까지 더해져 이야기 거리가 끝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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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은 이렇다. 정조는 사도세자의 묘를 양주에서 수원 현륭원으로 옮기고 성을 쌓기로 했다. 처음에 10년 걸릴 거라고도 했고, 5년 걸릴 거라고도 했다는데 단 2년 반 만에 해 치웠다. 부실공사가 아니다. 천재학자 정약용이 있었고, 구조적이고 합리적인 계획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다. 여기에 우리나라 최초의 크레인인 거중기와 산성에는 쓰지 않았던 벽돌을 사용했다.

화성은 다기능이다. 보통 성곽은 거주지를 중심으로 한 읍성과 전시 피난처로 삼는 산성으로 구분하는데, 수원화성은 읍성이자 피난처다. 읍성을 건설해 성곽에 방어력을 강화시켰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성을 둘러보다 보면 곳곳에 군사 시설이 포진해 있다. 장안문, 팔달문, 화서문, 창룡문의 동서남북 사대문을 중심으로 서장대, 봉수대를 비롯해 루, 대, 치, 돈 등 적군을 감시하고 방어하는 장소를 여럿 두었다.

팔달산에서 서문으로 향하는 길은 시야가 시원하다.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보이고 굽이굽이 부드럽게 이어진 성벽이 아름다운데 여기에도 이유가 있다. 성벽을 구불구불하게 하여 아치를 만들면 더욱 견고해진다고 한다. 성벽의 허리가 잘록한 것도 돌과 돌 사이가 견고하게 맞물리고 적이 쉽게 타고 오를 수 없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여기서 벽돌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검은 벽돌을 일정하게 쌓아 올려 정돈된 느낌과 함께 이전의 고성들에 비해 최근의 것으로 보이며, 이국적인 느낌까지 든다. 이 또한 그저 미려함만 강조한 것은 아니다. 정조시대는 전쟁에서 화포를 사용했다고 하는데, 불규칙한 모양의 화강암을 맞물려 지은 성곽은 포를 맞을 경우 와르르 무너지는 것에 비해, 벽돌을 쌓고 안에 흙을 채운 화성은 포를 맞은 부분만 구멍이 뻥 뚫린다고 한다. 또 벽돌은 규격화돼 있으니 보수가 쉽다. 성벽이 다른 성에 비해 낮은 것도 화포 때문이다. 굳이 높이 쌓아 올려 적군의 표적이 될 필요가 없으니 방어할 수 있는 만큼의 높이를 택한 것이다. 이 밖에도 건축에 사용된 과학적 원리나 그 당시 ‘신도시 사람’을 위로하고 격려했던 정책, 기록과 행사 등 수려한 성곽의 모양만큼이나 말거리가 참 많은 곳이다.

수원화성은 사전에 공부를 하고 가는 게 좋다. 인터넷 백과사전을 읽어 봐도 좋고, 다큐멘터리 하나쯤 찾아 봐도 좋겠다. 그것도 아니라면 현장에 가서 문화해설사의 도움을 받아보자. 아는 만큼 보인다고 하지 않았는가. 수원화성은 모르고 지나치기엔 너무나 놀라운 작품이다.

▲화성행궁

◆정조의 두번째 고향집, 화성행궁

팔달산 아래에는 화성행궁이 있다. 행궁은 임금이 행차할 때 임시거처로 사용하던 곳을 말하는데 이곳이 조선시대 행궁 중 가장 큰 규모다. 정문에는 신풍루(新豊褸)라는 현판이 걸려있다. ‘국왕의 새로운 고향’이란 뜻으로 정조가 수원화성에 얼마만큼의 애정을 가졌었는 지가 애틋한 가족사와 함께 그려진다. 이름처럼 정조는 11년간 12번이나 능행을 한다. 이 중 최고의 이벤트는 역시 혜경궁 홍씨의 회갑연이다. 한양이 아닌 이곳 봉수당에서 진찬연을 했다는 것이 특이하다. 사도세자가 혜경궁과 동갑으로, 살아 있었다면 함께 회갑을 맞이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도세자의 능 있는 곳에서 거행해 부모님 모두에게 회갑상을 차려 올리는 의미도 있었을 테고, 한편으로는 자신의 역작인 화성을 어머님께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도 있지 않았을까. 어쨌든 이 잔치는 성 안팎 모든 사람에게도 최고의 행사였을 것이다. 요즘은 한류의 영향으로 인기 있는 장소다. 드라마 <대장금>과 예능프로 <1박2일>을 본 외국인 관광객들을 언제든지 마주칠 수 있는 곳이 됐다.

▲화서문

◆성안 둘러보기

‘부르주아’(bourgeois)의 어원은 ‘성안 사람’이라는 뜻이다. 현대에는 ‘자본가, 유산 계급자’ 등의 뜻으로 쓰이고 있지만, 중세 유럽에서 돈 많은 상인들이 성 안에 살았다고 해서 만들어진 말이다. 아마도 화성이 건설됐을 때도 성 안에는 ‘부르주아’, 즉 장사꾼들이 많이 살았을 것이다. 정조는 읍성을 상업의 중심지로 만들고자 했고, 실제로 그렇게 활성화됐다고 하니 말이다.

지금은 낮은 집들이 모여 있는 고요하고 소담스런 동네다. 특히 화성행궁에서 화서문으로 이어지는 골목은 벽화길이다. 그런데 생각보다 벽화가 많지 않다. 벽화길이라고 해서 억지로 모든 벽을 그림으로 장식한 것이 아니라 전봇대나 비어있는 담장에만 과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가꿨다. 대신 간판이나 게시물 등을 자극적이지 않고 동네 분위기에 맞춰 꾸민 것이 인상적이다. 이곳에는 현재의 ‘수원 시민’이 살고 있다. 자전거집, 족발집, 카페, 학원, 주민센터…. 정조가 성 사람들을 이주시킬 때 최대한의 편의와 이해를 구했던 것처럼, 그들의 후손들도 관광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억지로 주민사업을 벌이기보다는 물 흐르듯 자연스럽다. 옛 동네의 푸근함이 느껴지면서도 요란하지 않아서 현대적인 덕목인 ‘시크함’이 느껴진다. 그러니까 이곳에서는 ‘조선시대적인’ 체험을 찾을 의무가 없다. 한가한 카페에 않아 성곽을 바라보며 커피 한잔을 마신다면, 이곳과 가장 어울리는 여행 중의 휴식이 될 것이다.

우리에게 수원화성이라는 보석 같은 유물이 있다는 것이 자랑스럽다. 그리고 시대의 현자가 자손에게 어떤 것을 남길 수 있는지를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조상의 혜택은 이런 것이 아닐까. 이게 바로 순성의 즐거움, 여행의 기쁨이다.

[여행 정보]

● 수원화성(화성행궁 주차장) 가는 법
[승용차]
경부고속도로 - 영동고속도로 - 동수원IC에서 ‘수원(북수원,서수원)’ 방면으로 우측방향 - 창룡대로 - 종로사거리에서 ‘발안, 화성(팔달문)’ 방면으로 좌회전 - 정조로 - 화성행궁주차장으로 우회전

[대중교통]
시청역 - 35(역전시장), 13이나 66(수원역, AK프라자), 3(화서2동 주민센터, 화서역) 버스 - 화성행궁, 수원성지 정류장 하차
시청역 - 3000(수원역 직행) - 팔달문 정류장 하차

[주요 스팟 내비게이션 정보]
화성행궁: 검색어 ‘화성행궁’ /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남창동 6-2

< 여행 주요정보 >
수원문화재단
http://www.swcf.or.kr / 031-290-3600
관람시간: (동절기) 오전 9시 ~ 오후 5시 (하절기) 오전 9시 ~ 오후 6시
수원화성 입장료: 어린이 500원 / 청소년 및 군인 700원 / 어른 1000원
화성행궁 입장료: 어린이 700원 / 청소년 및 군인 1000원 / 어른 1500원
통합권(수원화성, 화성행궁, 수원박물관, 수원화성박물관): 어린이 800원 / 청소년 및 군인 2000원 / 어른 3500원
화성열차: 어린이 700원 / 청소년 및 군인 1100원 / 어른 1500원 / 경로우대 750원
오전 10시부터 (동절기) 11회 운행. 막차 오후 4시 45분 (팔달산 출발)
국궁체험: 2,000원 (1회 10발)
문화관광해설: (동절기) 오전 10시 ~ 오후 5시 (하절기) 오전 10시 ~ 오후 6시
4인이상 신청가능. 수원화성 관광안내소에서 현장신청. 20인 이상시 온라인 신청.

< 주변 여행지 >
수원화성박물관
http://hsmuseum.suwon.ne.kr / 031-228-4242
관람시간: 오전 9시 ~ 오후 6시 (매표시간 오후 5시까지)
매년 1월1일 무료입장. 매월 첫주 월요일 휴관
관람요금: 어린이, 노인 무료 / 청소년 및 군인 1000원 / 어른 2000원
거중기 등 화성건축의 과학적 원리를 이해하고 축성에 대한 여러가지 정보와 이야기, 체험을 할 수 있어 어린이와 여행할 때 둘러보면 좋다. 해당 사이트에서 음성안내파일을 스마트폰에 다운로드 받아 해설을 들으며 박물관 관람을 할 수 있다.

< 음식 >
보영만두: 1977년부터 자리를 지켜온 손만두집으로 ‘손씨가 하는 손만두집’이라는 슬로건이 재미있다. 수원에서 유명한 분식집으로 만둣국이 맛있다.
찐만두 3500원 / 고기만두국 5000원 / 쫄면 4500원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영화동 282-2 / 031-242-9076
고가커피: 화성행궁과 화서문 사이 벽화골목에 위치하고 있다. 넉넉하고 푸근한 공간으로 쉬어가기 좋은 장소다.
아메리카노 3000원 / 카푸치노 3500원 / 에이드 4000원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화서문로 3232 / 031-8081-2888

< 숙박 >
수원호스텔: 수원화성을 경유형 관광이 아닌 체류형 관광으로 유도하기 위해 수원시에서 마련했으며 저렴한 비용으로 깔끔한 객실을 이용할 수 있고, 공동취사실과 세탁실도 있다. 회의실과 분임토의실을 대여할 수 있어 MT나 워크숍에도 좋다. 예약은 수원문화재단 사이트에서 온라인으로 가능하다.
객실요금: 3만~6만원 / 도미토리 1만5000원
회의실: 2만원 / 분임토의실 1만5000원(1회 4시간, 초과요금 시간당 5000원)
http://www.swcf.or.kr / 수원시 팔달구 행궁로 11 / 031-254-5555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09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