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2.04.18 03:07
朴, 16일 오전까지만해도 '先규명 後조치' 입장 고수
친박 핵심들 "사태 심상찮다"… TV조선 목소리 분석 나가자 결국 "최대한 빨리 출당"
박 위원장은 16일 오전 비대위 회의에서 김 당선자에 대한 제재를 건의하는 얘기가 나오자 "사실이 확인되면 거기에 따라 당이 (결정)할 테니까 더 되풀이할 필요는 없는 얘기"라고 말했다. '선(先)규명, 후(後)조치' 입장을 분명히 한 것으로 현재 진행 중인 경찰의 수사를 기다려보겠다는 뜻이었다.
하지만 당 안팎에선 박 위원장의 이 같은 언급에도 불구하고 김 당선자에 대한 조속한 제재를 촉구하는 의견들이 이어졌다. 김 당선자가 동생과 사별한 제수를 오피스텔에서 따로 만난 것 자체가 의혹을 살 만한 데다, 제수 최씨가 폭로한 녹취록이 어느 정도 신빙성이 있다는 게 이유였다. 새누리당 김종인 전 비대위원은 "출당이든, 의원직 사퇴든 새누리당의 이미지 쇄신을 위해 빠른 시일내에 결단을 내리는 게 현명하다"고 했고, 이준석 비대위원도 "국민들이 무작정 기다릴 수는 없다"고 했다. 이재오 의원도 "노선이 다르거나 생각이 다른 사람들과는 함께 정치를 할 수 있어도 부패한 전력이 있거나 파렴치한 전력이 있는 사람들을 주위에 세워두면 국민의 신뢰를 잃는다"고 했다.
당 일각에선 김 당선자가 2007년 대선 경선 때 박 위원장의 언론특보단장을 맡았던 측근이기 때문에 박 위원장이 제재를 주저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왔다. 친박 핵심의원들은 16일 밤부터 "사태가 심상치 않다"며 박근혜 위원장에게 '출당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 새누리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16일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사에서 열린 사무처 월례조회에 참석해 애국가를 부르고 있다. /오종찬 기자 ojc1979@chosun.com
17일 저녁 TV조선 8시뉴스에서 김 당선자의 제수 최모(51)씨가 공개한 음성파일에 등장하는 목소리가 김 당선자의 목소리일 가능성이 90% 이상 이라고 보도하자 당 분위기는 급변했다. TV조선은 숭실대 소리공학연구소 배명진 교수에게 의뢰해 파일의 목소리와 김 당선자의 목소리를 비교한 결과, 두 목소리는 92%에서 94%의 유사성을 보여 '동일 인물의 목소리로 볼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보도했다. 최씨가 공개한 파일에 등장하는 남성은 "큰아빠가 술을 먹고 결정적으로 실수를 했어" "마지막 남녀관계까지는 안 갔다"등의 육성이 들어있다. 김 당선자는 그동안 "녹취록이 짜깁기된 것" "내 목소리가 아닌 것 같다"는 주장을 펴왔다.
이날 밤 10시쯤 새누리당 이상일 대변인은 기자들에게 전화를 걸어 "김형태 사건은 더이상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는 판단을 했다"며 "최대한 빨리 당 윤리위원회를 소집해서 출당까지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전날까지만 해도 당 관계자들은 "당 윤리위원장이었던 최병국 의원이 공천 탈락에 불복해 탈당해 윤리위를 개최하려해도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했었다. 당 관계자는 '현재 공석인 당 윤리위원장을 어떻게 할 것이냐'는 물음에 "정치적으로 안되는 일이 어디 있느냐"라고 했다. 사실상 '김형태 구하기'를 포기했다는 뜻이다. 결국 박 위원장이 16일 오전 김 당선자에 대한 조치를 일단 유보시킨 지 36시간 만에 당의 결정이 바뀌게 된 것이다.
'▣ ↑파란blog이전(+)됨:약7십만접속 > -기존_자료2 종합(박근혜 前 대통령관련)' 카테고리의 다른 글
유력 대선후보 이미지 … 박근혜 가장 보수, 안철수 중도진보, 문재인 가장 진보 (0) | 2012.04.18 |
---|---|
고성국 `박근혜 안철수 야당 구도라면 야권표 나눠먹기 될 것` (0) | 2012.04.18 |
與 힘얻는 수도권 대표론…쇄신파, 박근혜 면담 추진 (0) | 2012.04.18 |
[김형오의 시사 엿보기] 박근혜와 문재인, 그리고 안철수 (0) | 2012.04.17 |
‘박근혜 대세론’속… 親李계서 김문수 ‘수도권 대표론’ 부상 (0) | 2012.04.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