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파란blog이전(+)됨:약7십만접속/-기존_자료2 종합(박근혜 前 대통령관련)

대선 악재 될라… 박근혜, 하루만에 김형태 포기

대선 악재 될라… 박근혜, 하루만에 김형태 포기

  • 조의준 기자

  • 입력 : 2012.04.18 03:07

    朴, 16일 오전까지만해도 '先규명 後조치' 입장 고수
    친박 핵심들 "사태 심상찮다"… TV조선 목소리 분석 나가자 결국 "최대한 빨리 출당"

    새누리당이 제수(弟嫂) 성추행 의혹을 받고 있는 김형태<사진> 국회의원 당선자를 출당시키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은 더이상 미적거리다가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의 대선(大選) 가도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우려했기 때문이다.

    박 위원장은 16일 오전 비대위 회의에서 김 당선자에 대한 제재를 건의하는 얘기가 나오자 "사실이 확인되면 거기에 따라 당이 (결정)할 테니까 더 되풀이할 필요는 없는 얘기"라고 말했다. '선(先)규명, 후(後)조치' 입장을 분명히 한 것으로 현재 진행 중인 경찰의 수사를 기다려보겠다는 뜻이었다.

    하지만 당 안팎에선 박 위원장의 이 같은 언급에도 불구하고 김 당선자에 대한 조속한 제재를 촉구하는 의견들이 이어졌다. 김 당선자가 동생과 사별한 제수를 오피스텔에서 따로 만난 것 자체가 의혹을 살 만한 데다, 제수 최씨가 폭로한 녹취록이 어느 정도 신빙성이 있다는 게 이유였다. 새누리당 김종인 전 비대위원은 "출당이든, 의원직 사퇴든 새누리당의 이미지 쇄신을 위해 빠른 시일내에 결단을 내리는 게 현명하다"고 했고, 이준석 비대위원도 "국민들이 무작정 기다릴 수는 없다"고 했다. 이재오 의원도 "노선이 다르거나 생각이 다른 사람들과는 함께 정치를 할 수 있어도 부패한 전력이 있거나 파렴치한 전력이 있는 사람들을 주위에 세워두면 국민의 신뢰를 잃는다"고 했다.

    당 일각에선 김 당선자가 2007년 대선 경선 때 박 위원장의 언론특보단장을 맡았던 측근이기 때문에 박 위원장이 제재를 주저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왔다. 친박 핵심의원들은 16일 밤부터 "사태가 심상치 않다"며 박근혜 위원장에게 '출당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16일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사에서 열린 사무처 월례조회에 참석해 애국가를 부르고 있다. /오종찬 기자 ojc1979@chosun.com

    17일 저녁 TV조선 8시뉴스에서 김 당선자의 제수 최모(51)씨가 공개한 음성파일에 등장하는 목소리가 김 당선자의 목소리일 가능성이 90% 이상 이라고 보도하자 당 분위기는 급변했다. TV조선은 숭실대 소리공학연구소 배명진 교수에게 의뢰해 파일의 목소리와 김 당선자의 목소리를 비교한 결과, 두 목소리는 92%에서 94%의 유사성을 보여 '동일 인물의 목소리로 볼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보도했다. 최씨가 공개한 파일에 등장하는 남성은 "큰아빠가 술을 먹고 결정적으로 실수를 했어" "마지막 남녀관계까지는 안 갔다"등의 육성이 들어있다. 김 당선자는 그동안 "녹취록이 짜깁기된 것" "내 목소리가 아닌 것 같다"는 주장을 펴왔다.

    이날 밤 10시쯤 새누리당 이상일 대변인은 기자들에게 전화를 걸어 "김형태 사건은 더이상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는 판단을 했다"며 "최대한 빨리 당 윤리위원회를 소집해서 출당까지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전날까지만 해도 당 관계자들은 "당 윤리위원장이었던 최병국 의원이 공천 탈락에 불복해 탈당해 윤리위를 개최하려해도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했었다. 당 관계자는 '현재 공석인 당 윤리위원장을 어떻게 할 것이냐'는 물음에 "정치적으로 안되는 일이 어디 있느냐"라고 했다. 사실상 '김형태 구하기'를 포기했다는 뜻이다. 결국 박 위원장이 16일 오전 김 당선자에 대한 조치를 일단 유보시킨 지 36시간 만에 당의 결정이 바뀌게 된 것이다.

    • Copyright ⓒ 조선일보 & 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