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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음식' 스토리텔링 옷을 입다

'우리의 음식' 스토리텔링 옷을 입다
강현숙 기자  |  mom1209@kyeonggi.com

‘우리는 설날에 왜 떡국을 먹을까’, ‘돌상에 올린 미나리는 무슨 의미일까’.
알 것 같으면서도 잘 모르는 우리 음식에 담긴 재미있는 스토리를 들려주는 강좌가 수원에서 큰 인기몰이 중이다.

지난달 1월 23일부터 오는 27일까지 수원 화성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는 2013년 수원인문학 강좌 ‘음식으로 하는 수원이야기’는 ‘음식은 곧 생명이고 삶이다’를 주제로 음식에 담겨 있는 수많은 이야기를 들려주는 이색적인 수업이다.

(사)수원가족지원센터와 수원시건강가정지원센터가 주관으로 무료로 진행되는 이번 수업은 매주 수요일 오전 10시부터 3시간 동안 진행되며 수원 출신 경기음식전문가이자 요리연구가인 박종숙 원장이 맡아 진행 중이다.

수업은 △한국음식의 역사-그 깊은 속을 들여다보기 △통과의례로 보는 우리 음식문화의 의미 △ △세시풍속으로 만나는 우리음식문화 △외국의 식문화와 비교해 본 우리의 음식문화 △찬찬히 들여다 본 원행을묘정리의궤 △한국음식의 정체성 장(醬)을 이야기하다 등 총 6회에 걸쳐 박종숙 원장이 음식이야기를 인문학적으로 풀어낸다.

박 원장은 설 명절을 앞두고 우리가 즐겨먹는 떡꾹에 담긴 의미 다양한 의미를 털어놓았다.
“음력 1월 1일 설날에 흰떡으로 끓여 먹는 떡꾹은 희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희다는 것은 곧 순수하다는 것, 나쁜 일이 생기지 말라는 좋은 뜻이 담겨 있습니다. 그리고 떡가래가 긴 것은 재산이 쭉쭉 늘어나라는 것, 떡을 동전 닮게 동글동글하게 썬 것은 많은 재산이 들어오기를 기원하는 것입니다. 떡 하나에도 우리 조상들의 지혜와 슬기가 담겨 있습니다. 왜 떡을 먹어야 되는지, 거기에 대한 얘기를 재미있게 해주다보면 우리 아이들이 우리의 음식에 대해서 굉장히 관심을 가질 것 같습니다.”

박 원장은 이처럼 우리나라 음식은 떡뿐 아니라 모든 음식에 다 스토리텔링이 담겨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열량은 높지만, 영양가가 낮은 패스트푸드인스턴트 식품 즉, 정크푸드에 질린 소비자들이
우리 음식을 제대로 알고 맛있게 섭취하려는 욕구가 커지면서 이번 프로그램이 대박을 났다고 설명했다.

음식관련 인문학 강좌라 해서 여자만 있느냐 그도 아니다. 3명의 남성 수강생들이 청강 중이다.
더이상 음식을 배가 고파서 먹는 도구가 아니라 지역의 역사문화를 담고 있는 콘텐츠로 거듭나고 있기에 음식인문학을 공부하고자 하는 40~50대 중장년층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는 것.

박종숙 원장은 “새로운 음식문화를 창출하고 음식과 관련한 스토리텔링을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수원화성을 중심으로 하는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음식문화를 만들기 위해 외식업단체, 학계 등의 지속적인 협조가 함께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의 (031)-245-7515
강현숙기자 mom1209@kyeonggi.com
 



   
 
<인터뷰> 한옥자 수원가족지원센터장
“음식으로 수원의 역사와 문화를 이야기하고파”

한옥자 수원가족지원센터장(경기시민사회포럼 공동대표ㆍ사진)는 최근 1년 동안 10kg 체중 감량에 성공했다. 굶지 않고도 건강하게 다이어트에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은 몸속에 쌓인 독소를 배출시키는 ‘클린 다이어트’덕분이었다.

“우리가 1년 동안 먹는 화학물질과 중금속이 무려 5~8k에 달한다고 한다. 그래서 몸속의 독소와 찌꺼기를 완전히 분리, 배출시키고 먹는 것에 신경썼는데 정말 사람은 먹는 대로 만들어진다는 말을 몸소 느꼈다.”

요즘 한옥자 센터장은 건강을 위해 매주 수요일 수원화성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는 ‘음식으로 하는 수원이야기’ 수업을 빼놓지 않고 경청하고 있다. 우리의 먹거리를 제대로 알고 맛있게 먹기 위해서 스스로 공부하는 것이 곧 건강하게 사는 지름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한 센터장은 음식 속에 담긴 수많이 이야기와 의미까지 덧붙여 공부함으로써 먹는 행위 자체가 학문이 되는 시간이라고 강조했다.

“인문학에 의한 ‘사회 치유’가 화두가 되고, 인문학과 세상의 소통이 예전보다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사전적 의미의 인문학은 인간의 사상 및 문화를 대상으로 하는 학문 영역을 일컫는다. 그 가운데 사람들이 먹고 마시면서 살아가는 이야기는 학문적으로도 의의가 충분한 주제임이 틀림없다. 특히 수원 지역을 기반으로 한 박종숙 원장의 음식이야기를 들으면 저절로 마음이 살찌우는 것 같다.”

한옥자 센터장은 올 봄에 수원시민들을 대상으로 우리맛의 기본이 되는 ‘전통 장담그기’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다.

“나날이 편리함만을 쫓는 현대인들에게 전통음식의 가치를 다시 한번 생각하는 시간을 갖고자 장 담그기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전통장 만들기는 콩을 삶고 메주를 빚어 발효시키는 일련의 수작업을 공동으로 진행해야 하는 것으로 서구화된 아파트 중심의 주거환경에서는 좀처럼 만나기 힘든 풍경이 되어버렸다. 우리 콩으로 담근 된장ㆍ간장으로 시민들에게 잊혀진 옛 향수를 자극하고 우리 먹거리로 건강을 챙기는 알토란같은 기회가 될 것이다.”

한옥자 센터장은 음식을 통한 인문학이 밥을 먹여 준다고 믿는다. 그리고 그 밥은 몸이 아닌 마음을 살찌우는 밥이라고 강조한다.
강현숙기자 mom1209@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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