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박대로 기자 = 대선 후 11일째인 30일 민주통합당 내 중진의원들을 중심으로 대선결과에 관한 자성론이 일고 있다.
3선인 전병헌 의원은 야권 지지자들 사이에서 박근혜 당선인을 지지한 50대를 책망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분위기를 경계하며 "50대가 아닌 민주당을 탓해야 한다"는 견해를 이날 밝혔다.
전 의원은 '50대를 위한 변명'이란 제목의 글에서 "50대를 탓하기 전에 민주당의 무능을 탓해야 하는 시점"이라며 "무능을 인정하고 절치부심의 자세로 마음을 다시 모으고 지혜와 대안 발굴을 위해 힘을 모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이번 선거 결과를 두고 너도나도 50대의 변절을 탓하기 바쁘지만 믿었던 도끼에 발등 찍혔다고 50대를 탓하는 것은 정당하지 못하다"며 "특히 민주당은 50대를 탓하기 전에 진지하게 반성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 의원은 "민주당은 단일화의 늪과 투표율의 덫에 빠진 채 선거를 치렀다"고 자책했다.
그는 "비극적인 이야기지만 민주당은 민주당이기 때문에 선택받는 정당이 아니라 매 선거마다 단일화의 성사 여부에 목을 매야 하는 만년 단일화 의존정당이 됐다"며 "이 과정에서 50대는 단일화를 염원하는 주체라기보다 관망자에 머물 수밖에 없었다"고 분석했다.
또 "지나치게 빠르게 투표율 프레임으로 가버렸다. 투표 독려의 대상은 2040이었고 선거운동 기간 내에 2주 연속 광화문 광장에 모인 인파들의 대부분은 2040이었으며 그들의 모습만 언론에 노출됐다"며 "그들의 환호와 열기 뒤에서 5060세대는 소외와 불안을 키웠다"고 설명했다.
전 의원은 또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은퇴를 앞둔 세대로서 갖는 50대의 사회경제적 불안을 민주당은 어루만지지 못했다"며 "여러 가지 좋은 정책들이 있었지만, 투표 독려 구호 속에 부각되지 못했다"고 반성했다.
아울러 "초고령 사회 진입을 10여년 남겨두고 있는 상황에서 민주당이 한국 사회를 책임지겠다면 20·30세대의 꿈과 미래를 감당하기 위한 정책 발굴은 물론이고 국민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50·60세대의 불안함을 달래 줄 대안 세력으로 다시 서야 한다"고 제안했다.
4선인 김영환 의원도 '마지막 대선일기'란 글에서 "우리의 집권 플랜은 우리가 보기에도 너무나 허술하고 불안했다"며 "선거 한 달 전에도 우리는 우리의 후보를 내놓지 못했다. 이제 와서 얘기하지만 이것은 국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후보단일화나 야권통합은 우리가 선택할 하나의 전술이지 유일한 전략일 수는 없다"며 "대선이 끝나고 나니 안철수만 남았다는 자조가 흩날리고 있다"고 무소속 안철수 전 후보와의 단일화 과정을 문제 삼았다.
또 "불과 반년 전의 총선 패배의 원인을 찾아내 뿌리 뽑지 못했고 단일화의 과정, 총선공천과 당의 운영에 언제나 최우선으로 진영 논리가 있었으며 끝까지 어떤 기득권도 내려놓지 않았다"며 "이 엄청난 비극 앞에서 단 한사람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고 한사람의 정계은퇴도 없었다"고 친노계파 등 당내 주류를 비판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후보와 당의 책임 있는 분들이 다시 다음 시대를 준비한다는 생각을 버리기를 바란다. 우선은 뒤로 물러나 있어야 한다"며 "이 중요한 시기에 2번의 총선과 2번의 대선에서 4번씩이나 실패했던 지난 일들을 뼈아프게 반성해야 한다"고 비판의 강조를 높였다.
김 의원은 또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 지금은 우리의 사고와 관성, 조직과 인물을 송두리째 바꾸어도 미흡하다"며 "당은 새롭게 창당되거나 창당에 버금가는 혁신을 해내야 한다"고 당내 인적쇄신을 촉구했다.
아울러 "우리는 어떤 절차든 어떤 과정을 거쳐서든 안철수 전 후보와 그의 지지자들과도 함께 해야 한다. 그들은 민주세력 부활의 희망이고, 자산"이라며 향후 안 전 후보 세력과의 연대 필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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