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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후보 인물탐구](3) 학창시절·인간관계 - 박근혜

[대선 후보 인물탐구](3) 학창시절·인간관계 - 박근혜

ㆍ“보리밥 도시락 싸오던 수수한 엄친딸”
ㆍ담임 평은 ‘온순·침착·겸손·과묵·냉정’

“그날은 숙제가 빨리 끝나서 뒷문으로 나와서 전차를 타고 금성극장을 갔어요. <7인의 신부>를 봤어요. 눈사태가 났고, 여자들이 예쁜 드레스 입고 있는 장면이 기억나요. 그런데 고모한테 혼났어요. ‘너 누구 데리고 간 줄 아느냐’고요. 호호호.”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 후보의 유튜브 채널에는 ‘박근혜를 말하다. 진짜 근혜를 아세요?’라는 제목으로 박 후보의 동창생들이 박 후보에 대해 말하는 동영상이 올라 있다. 중학교 3년 동안 친구였던 한 동창은 여기서 박 후보와 함께했던 ‘일탈’을 이렇게 기억하고 있다.

박 후보에게 성심여자중·고등학교 시절은 행복한 추억으로 남아 있는 듯하다. 지난달 15일 모교를 방문한 박 후보는 자신을 “8회 백합반 박근혜”라고 소개하면서 “몇 십년 전 성심을 다녔던 시절이 생생히 떠오른다. 여러분이 이렇게 응원해주고 따뜻하게 맞아주는 모습을 보니까 요즘 일정이 엄청나게 많아서 힘들 때도 있는데 아주 힘을 많이 받아가고 용기도 솟는 거 같다. 고맙다.”고 말했다.

‘지능지수(IQ) 127’ 등이 적힌 박근혜 후보의 성심여중 시절 생활기록부.

중·고교 동창들이 기억하는 박 후보는 어떤 모습일까. ‘수수한 학생’이었다는 이야기가 대부분이다. 한 친구는 영상 인터뷰에서 “근혜는 도시락으로 뭐를 싸갖고 오나 이렇게 기대를 하면서 봐요. 옆으로 이렇게 슬쩍 봤더니 보리쌀 들어간 단정한 밥에 계란부침, 멸치볶음이더라고요. ‘별것도 없이 싸오네’ 싶었지요”라고 말했다.

또 다른 친구는 “ ‘대통령의 딸’이 도대체 몇 등으로 들어왔는지 궁금했는데 5등으로 들어왔다고 하더라. 피아노도 잘 치고 기타도 잘 치고 <사운드 오브 뮤직> 같은데 나오는 노래를 부르곤 했는데 잘하진 못했다. 그런데 열심히 하더라”고 말했다.

스스로 “바른생활 소녀”라고 밝히듯 박 후보는 학창 시절 모범생이었다. 그가 2007년 대선 후보 경선 당시 공개한 초·중·고등학교 생활기록부를 보면 장충초등학교 6년 내내 ‘수’와 ‘우’를 받았고 중·고 시절에는 6년 내내 반에서 1등을 했다. “온순하며 침착하다” “성실하고 겸손하며 말이 부드럽고 친절하다”(초등학교) “근면·성실하고 책임감이 강하며 반장의 임무를 잘 수행했음”(고등학교) 같은 내용의 선생님 의견도 적혀 있다. “자존심이 강한 어린이임” “특정한 아동들과만 노는 습관이 있다” “지나친 신중성 때문에 과묵한 편임” “약간 냉정한 감이 흐르는 편” 등 평가도 눈에 띈다.

친구들은 박 후보를 “엄친딸”이라고 말한다. 중·고등학교 6년 동안 함께 보낸 한 친구는 동영상에서 “생각이 바른 친구”라며 “이렇게 두꺼운 책을 가져와서 읽는데 <죄와 벌>, 이런 어마어마한 것만 읽더라”고 말했다. 중학교 친구는 박 후보를 “노력파”로 기억했다. “그때도 손안에 수첩이 들어 있었다. (영어) 스펠링(철자)이 깨알같이 적혀 있었다”는 것이다. 생활기록부에 나온 ‘부형의 희망’에 박정희 전 대통령 내외는 박 후보가 중1 때는 ‘피아니스트’가 되길 바랐으나 중2·3과 고2 때에는 ‘교육자’라고 적었다. 박 후보 본인은 고1 때 ‘교육자’를 희망했으나 2·3학년 때는 따로 희망을 쓰지 않았다.

이번 대선 캠페인의 첫 TV 찬조연설자도 박 후보의 중·고등학교 6년 친구 박봉선씨였다. 그는 “밥은 먹고 다니는지, 퉁퉁 부은 손에 파스까지 붙이며 열심이던데 병원에 좀 가봐야 되는 건 아닌지 걱정이 많이 된다”며 “잠도 못 자고 연습했으니 너한테 작은 보탬이라도 되었으면 참 좋겠다”고 밝혔다. 이어 박씨는 “여성의 꼼꼼함으로 모자란 곳 채우고, 넘치는 곳 덜어내며 아픈 자리 보듬는 따뜻한 어머니의 손길, 국민 여러분께 전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며 박 후보 지지를 호소했다.

서강대 1학년이던 1970년 학교 행사 가장행렬 앞에서 깃발을 들고 신촌 거리를 행진하는 박근혜 후보.

서강대 전자공학과에 진학한 뒤 수석 졸업한 박 후보의 성적표를 보면 4년 동안 B학점 7과목, C학점 1과목(선형대수학)을 제외하고는 모두 A를 받았다.

학교 동창들 외에 박 후보가 가장 정성들여 맺은 친구는 이후 오프라인 모임으로까지 이어진 ‘싸이월드 친구들’이다. 2004년 2월 당시 20대 초반의 대학생들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싸이질’을 접한 박 후보는 어린 시절 사진도 공개하고 자신이 생각하는 단상 등을 적고 의정활동 소식도 전하며 싸이월드의 인기스타가 된다. 자서전에 “언젠가부터 내게 ‘싸이 폐인’ 증세도 나타났다”고 적을 정도로, 다른 관리자를 두지 않고 직접 싸이월드를 관리한다.

박 후보는 미니홈피 방문객이 늘어나 일정 숫자를 돌파할 때 또는 특별한 일이 생길 때마다 오프라인상에서 이벤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대표적인 것이 2005년 진행했던 진돗개 분양이다. 박 후보가 동생 지만씨로부터 선물받은 진돗개 봉달이와 봉숙이 사이에서 강아지 7마리가 태어났고, 이들을 미니홈피에서 분양했는데 2000명이 넘는 희망자가 몰려들었다. 박 후보는 자서전에서 “싸이를 통해 국민과의 소통이 얼마나 소중한지 피부로 느꼈다”고 회고했다.

<이지선 기자 jsl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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