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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11일은 농업인.장애인의 날인데...

11월11일은 농업인.장애인의 날인데...

진정 우리의 삶과 이웃을 돌아보는 기념일이 되기를

등록일 : 2012-11-09 21:26:21 | 작성자 : 시민기자 심현자

며칠 전 식료품을 구입하기 위해 대형할인마트에 들렸다. 매장 입구에 들어서니 알록달록한 상품상자가 눈길을 끈다. 11월 11일 빼빼로데이를 맞아 빼빼로를 판매하기 위해 고객의 눈길이 많이 가는 입구에 엄청난 빼빼로 과자를 쌓아놓은 것이다. 포장도 고급스러워 보이고 보기만 해도 먹음직하게 진열이 되어 있다. 한 눈에 보아도 뻬뻬로데이를 겨냥한 판매 전략인 것을 알 수 있었다. 

대형마트에 쌓인 빼빼로


영업이익을 우선시하는 마트의 마케팅 전략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어느순간 기념일 중 크게 자리잡고 있는 빼빼로데이를 이용하는 사람들과 이를 즐기는 사람들의 이해가 맞아 이러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빼빼로데이의 유래는 중학생이 친구에게 길쭉하고 날씬해 보이는 과자를 선물하면서 “날씬해져라”는 뜻으로 서로에게 주었다고 한다. 이것을 계기로 빼빼로를 만들던 과자회사가 상술로 이용하다보니 이것이 무슨 뜻있는 기념일이라도 되는 것처럼 유행을 하게 되었다. 이제는 빼빼로데이를 모르면 시대에 뒤떨어지는 사람취급 받는다. 

11월11일은 빼빼로데이 뿐만이 아니라 법정기념일인 ‘농업인의 날’과 ‘지체장애인의 날’이기도 하다. 그런데 농업인의 날과 지체장인의 날은 떠올리지 못하면서 막대과자에 초콜렛이 듬뿍 발린 빼빼로만 즐기는 것 같다.

이처럼 실체가 없고 단순한 상술에 의한 기념일보다는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우리의 이웃인 지체장애인의 날과 농업의 근간을 지키면 먹거리를 생산하는 농업을 위한 농업인의 날을 기억했으면 한다. 지체장애인의 날과 농업인의 날이 빼빼로 우선하기 위해서는 관계당국과 언론이 앞장서서 대대적인 행사와 홍보가 있어야 할 것이다. 

지체장애인의 날은 사단법인 한국지체장애인협회가 ‘신체적 장애를 이겨내고 직립하는 모양을 형상화한 것으로 더불어 소중히 여겨야 한다’는 의미로 새로운 출발의 상징인 숫자 1로 구성된 11월11일을 지난 2001년에 지정하였다. 그리고 농업인의 날은 농업이 국민경제의 근간임을 인식하고, 농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긍지와 자부심을 고취하기 위해 농업수산식품부가 지난 1996년 11월11일을 기념일로 지정하였다. 

지체장애인협회와 농업협동조합, 농민단체에서는 장애인의 날과 농업인의 날을 기념하기 위해 매년 11월 11일 행사를 벌이고 있지만 홍보가 되지 않아 국민들은 알지 못하는 행사가 되고 만다. 진정 우리의 삶과 이웃을 생각한다면 장애인과 함께하는 마음을 가질 수 있는 이벤트을 만들고, 농산물을 힘들게 생산하는 농민을 생각하고 그들이 생산한 농산물을 고마운 마음으로 구입하는 기념일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대형마트의 입구에 진열된 먹음직한 과자를 보니 이곳에 우리의 농산물이 기념행사용으로 배치되고, 지체장애인의 날을 홍보하는 포스터가 함께 붙여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든다. 
기념일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념일이 가지는 의미를 서로가 인식하여 모두가 즐겁고 행복해지는 숫자 ‘1’이 네 개가 겹쳐지는 11월11일이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