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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여성 대통령만큼 큰 변화와 쇄신은 없다”

박근혜 “여성 대통령만큼 큰 변화와 쇄신은 없다”

등록 : 2012.10.28 19:33 수정 : 2012.10.28 21:40

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후보가 28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평화의 광장에서 열린 유모차 걷기대회에서 박수치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

여성혁명시대 선포식 등 참석
“주변 권력다툼·부패 없을 것”
“여성을 정부 요직에” 여심잡기
당사 어린이집 설치외엔 소극적
당내선 “여성문제 관심 없었는데…”
여성계선 “일하는 여성만 강조”

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가 각종 여성 관련 행사에 참여하며 ‘첫 여성 대통령’을 강조하고 나섰다.

박 후보는 28일 서울 대방동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 여성본부 출범식에서 “지금이야말로 모든 것을 다 던질 수 있는 어머니와 같은 희생과 여성 리더십이 필요할 때”라며 “여성들을 정부 요직에 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처(전 영국 총리)나 메르켈(독일 총리)은 세계의 어느 지도자보다도 국민들의 신뢰와 믿음으로 글로벌 무대에서 주목받고 있다”며 “모두가 변화를 주장하고 쇄신을 주장하지만, 여성 대통령만큼 큰 변화와 쇄신은 없다”고 강조했다.

박 후보는 이날 행사에 앞서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열린 ‘제2회 위드베이비 유모차 걷기대회’에 참석해 “여성이 직장과 가정을 양립하고, 아기를 키우는 것이 진정한 축복과 기쁨이 될 수 있는 나라를 꼭 만들겠다”고 말하는 등 보육정책에 대한 관심도 나타냈다.

앞서 27일 박 후보는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대한민국 여성혁명시대 선포식에 참석해 “역대 대통령들은 모두 남성이었는데 주변 권력 다툼과 부패 등을 반복하며 국민이 바라는 희망을 이루지 못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박 후보 캠프와 새누리당에선 ‘여성 대통령’을 주요 승부수로 띄워보려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김무성 총괄선대본부장은 “여성 대통령은 우리 정치에서 최고의 쇄신”이라고 말했다. 최근 당직자 교육용으로 배포된 ‘대한민국 대통령, 왜 박근혜인가’라는 자료에서도 ‘여성 대통령’은 5가지 이유 가운데 3번째로 등장한다.

그러나 당내에서도 ‘여성 대통령론’ 구호에 대해 다소 뜬금없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박 후보가 그동안 자신의 이미지를 부드러운 ‘여성’보다는 강고한 ‘보수의 대표’로 부각해 왔기 때문이다. 새누리당의 한 당직자는 “지난 2007년 대선 후보 경선 때만 해도 박 후보는 ‘여성 대통령’에 별로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며 “오히려 박 후보는 의정 생활 동안 자신이 여성임을 부각하는 활동을 꺼려왔다”고 말했다. 2004년 당 대표 시절, 사무처 당직자들을 위해 당사에 어린이집을 설치한 것을 제외하면, 대체로 박 후보가 여성 문제에 소극적이었다는 점도 지적된다. 박 후보는 자신이 사실상 전권을 쥐었던 지난 4·11 총선 지역구 공천에서 애초 ‘여성 30% 공천 노력’을 약속했으나, 결과는 7%에 그쳤다.

인혁당 사건과 정수장학회 논란에서 타격을 입은 박 후보가 국면 전환을 위해 ‘여성 카드’를 꺼내들었다는 의구심이 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일부에선 여성의 경제참여를 중시하는 김성주 공동선대위원장의 말에 박 후보가 귀를 기울이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허성우 성공회대 엔지오대학원 교수(여성학)는 “1970년대 퍼스트레이디 시절, 박 후보는 새마음운동과 구국여성봉사단 등의 여성활동을 하면서도, 여성 개인의 자아실현, 여성인권, 사회적 평등보다 여성들을 국가발전에 동원하는 역할을 해왔다”며 “지금도 ‘일하는 여성’만 강조하는 것은 국가경제에 참여하는 여성상만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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