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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지지율 미스터리…역선택 있다? 없다?

안철수 지지율 미스터리…역선택 있다? 없다?

여론조사 전문가 4인 "문재인 상승세 맞지만 응답층 좁히면 安 우세" 머니투데이 | 김성휘 기자 | 입력 2012.09.18 14:48
[머니투데이 김성휘기자][여론조사 전문가 4인 "문재인 상승세 맞지만 응답층 좁히면 安 우세"]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대선출마 여부가 정치권의 관심사로 떠오르면서 최근 여론조사 결과에 의문이 따라다니고 있다. '안철수 답보와 문재인 상승'으로 요약되는 추세의 배경에 '역선택'이 있지 않느냐는 논란이다.

역선택(adverse selection)이란 원래 경제학 용어다. 정보가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불리한 의사결정을 하는 경우를 말한다. 구매자가 중고차 품질을 알 수 없어 침수 차량을 비싼 값에 구매하는 경우다. 불량품만 공급된다는 뜻의 '레몬시장'도 이와 관련 있다.





정치권에선 의미가 달라졌다. 자신의 지지후보(A)가 있는 경우, 경쟁후보들(B 또는 C) 중에서 보다 수월하다고 생각하는 약체 후보를 선택하는 일을 말한다.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A) 지지층이 안 원장(B)보다 문재인 민주당 후보(C)가 더 상대하기 쉽다고 보고, 야권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문 후보를 고른다는 것이다.

'안철수 역선택' 논란의 주요 쟁점은 △현재 조사 결과에 역선택이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가 △실제 여론의 추이와 이유 △여론조사 해석시 주의점 등이다.

정기남 국가비전연구소장,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 백왕순 디오피니언·안부근연구소 부소장,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실장 등 전문가 4명은 문 후보 상승세와 안 원장의 답보상태는 한목소리로 인정했다. 단 '문재인의 안철수 추월' 현상과 역선택의 영향에 대해선 조금씩 다른 입장을 보였다.

역선택 영향 있나= 그럴 가능성은 충분하지만 논란의 여지가 있다.





▲정기남 국가비전연구소장

정기남 소장은 "현재 흐름상 (응답층 구분 없이) 일반 국민 여론조사에서 야권 단일후보 적합도로 문 후보가 5%포인트 이상 앞선 추세이지만 민주당 지지자와 무당파층을 대상으로 하면 안 원장이 거꾸로 5%포인트 이상 앞선 것으로 보는 게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경우 "약 10%에 육박하는 역선택의 가능성이 숨어 있다"는 지적이다.

반면 이택수 대표는 "실제 단일화 경선이나 단일화를 위한 여론조사가 임박한 것도 아닌데 안 원장이 불이익을 받도록 거짓 응답을 하는 것 같지는 않다"며 "(역선택의 결과라고 하면) 지나치게 정치공학적 해석일 수 있다"고 말했다.

백왕순 부소장은 "민주당 지지층 결집 등 문 후보 상승에는 이유가 있다"면서도 "(문 후보의 안 원장 추월에) 역선택이 일부 있을 수 있다"며 양쪽 견해에 모두 손을 들어줬다.

안철수 답보 이유는= 새누리당 지지층의 견제심리 때문이다. 새누리당 지지층의 역선택 때문에 안 원장이 야권 단일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불리한 것이 사실이라고 보면 그렇다.





▲윤희웅 KSOI 실장

윤희웅 실장은 "새누리당 지지층과 보수 성향에선 안 원장에 대해 특별히 부정적 인식이 많지 않았다"며 "금태섭 변호사가 기자회견을 하면서 보수층이 안 원장을 박 후보 경쟁자로 인식했고 견제심리가 나타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금 변호사가 '새누리당의 안철수 불출마 협박'을 폭로한 9월6일 회견 이후 박 후보 지지자들이 안 원장을 적으로 돌렸다는 것이다. 윤 실장은 "그런 거부감이 야권 단일후보 조사에서 문 후보를 선택하게 하는 흐름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대로 민주당 지지층에서도 안 원장 지지표가 이탈했다면 이른바 '불출마 피로감'이 주요 배경으로 꼽힌다.

이택수 대표는 "문 후보가 안 원장을 앞섰다는 보도가 (11일) 나오자 안 원장 측은 굳이 (기자회견) 예고를 안 해도 되는데 그날 오후 3시에 발표했다"며 "'타이밍 정치'가 집중 보도됐고 민주당 지지층도 경각심을 갖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응답층 구분 뒤 판단해야= 전문가들은 야권 단일후보 적합도 조사의 경우, 새누리당 지지층을 제외해야 정확한 민심을 읽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

리얼미터가 18일 발표한 야권단일화 양자 대결 조사(14·17일 실시)에서 문 후보는 전날보다 2.6%포인트 오른 44.9%, 안 원장은 4.5%포인트 내린 34.0%를 보였다. 박근혜 후보와 대결하는 여야 양자구도 조사에서도 문 후보 상승세, 안 원장 소폭 하락세가 드러났다.

이는 응답자의 지지정당 성향을 구분하지 않은 전체 결과이다. 응답자 성향을 새누리당, 민주당, 무당파층 등 세 그룹으로 구분하면 어떻게 될까.

한국갤럽이 이달 10~14일 조사, 17일 발표한 조사결과 민주당 지지자 가운데 대선 후보로 43%가 문 후보를, 35%가 안 원장을 선택했다. 문 후보 지지율은 한 주 전보다 6%포인트 상승, 안 원장은 1%포인트 하락했다.

이 경우에도 무당파층의 견해를 확실히 파악하긴 어렵다. 안 원장의 최대 지지기반은 여도 야도 지지하지 않는 정치 혐오층 또는 무당파로 분류된다.





▲백왕순 디오피니언 부소장

정 소장은 "새누리당 지지자까지 포함해 조사하니까 역선택 가능성이 제기되는 것"이라며 "야권 단일후보 적합도를 보려면 민주당·무당파층 대상 조사결과가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통상 무당파층을 (유권자 가운데) 최대 30%까지로 본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현재 무당파를 제외하고는 문 후보가 우세한 것으로 보인다"며 "안 원장이 19일 기자회견에서 출마선언을 하면 (그동안) 불출마 피로감에 의해 이탈한 무당파층이 일부 결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상승폭은 수·목요일 조사를 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백 부소장은 "민주당 지지층과 무당파층, 또는 민주당 지지층만 봤을 때의 결과가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머니투데이 김성휘기자 sunny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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