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2.09.11 08:23 수정 : 2012.09.11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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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태섭 정준길 |
“정씨, 안철수한테 꼭 전하라 말해
저래도 되나 싶게 협박에 가까워”
정준길 “직접 운전하고 출근” 반박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쪽과 새누리당이 금태섭 변호사와 정준길 새누리당 대선기획단 공보위원 사이의 전화통화에 대해 ‘불출마 협박’ 공방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둘 사이의 통화를 목격했다는 제3자가 나타나 시선을 끈다.
두 사람의 통화 당일인 지난 4일, 정 위원을 승객으로 태웠다는 택시기사 이아무개(53)씨는 10일 <한겨레>와 만나 “두 사람의 통화 현장을 봤으며, ‘저렇게 말해도 되나’ 싶을 정도로 협박에 가까웠다”고 말했다. 이씨는 “4일 오전 7시에서 8시 사이 차가 막히지 않았던 시각, 성수동쯤에서 광진경찰서 부근까지 제 택시를 이용한 사람이 나중에 보니 정준길 위원이었다”며 “정 위원이 통화를 하면서 뒷자리에 올라타 ‘안철수 원장한테 꼭 전해라. 주식 뇌물 사건과 최근까지 만난 목동 여자 문제까지 우리가 조사해서 다 알고 있다. 나오면 죽는다’ 이런 얘기를 여러 차례 반복했다”고 말했다. 이씨는 “정 위원의 목소리가 굉장히 컸고 고압적인 태도로 말해 친구 사이라기보다는 아랫사람에게 협박을 하는 분위기였다”고 통화 분위기를 전했다.
또 이씨는 “내가 들은 건 정씨의 이야기밖에 없는데 나중에 금 변호사가 기자회견에서 밝힌 내용과 동일했다. ‘상대방이 누군지 몰라도 저렇게 얘기해도 되나’ 싶었고, 한편으로는 ‘안 원장에게 그런 일이 있었을까?’ 하는 호기심이 생겨 자연스럽게 관심이 갔다. 대화 내용을 생생하게 기억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통화 내용과 분위기 외에도 당시 상황을 정확하게 떠올렸다. 이씨는 “정씨가 통화 중에 탑승해서 목적지를 말하지 못했다. 곧장 가라는 손짓을 했고 자양사거리에서 ‘좌회전’이라고 두 차례 말했다. 또 통화중에 한 차례 (정씨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아 돌아보니 끊겼는지 다시 걸려는 듯 전화를 만지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한겨레>는 이씨의 제보를 바탕으로 금 변호사에게 ‘정 위원이 다른 사람의 차량을 이용하는 듯한 분위기는 없었느냐’고 묻자, “통화중에 누군가에게 지시하듯 ‘좌회전하라’고 말하는 것을 들어서 (해명 기자회견 때) ‘운전을 하다 갑자기 친구가 생각나서 전화했다’는 얘기를 의아하게 생각했다”고 말했다.
정준길 공보위원은 지난 6일 기자회견에서는 직접 운전을 하다가 금 변호사에게 전화를 걸었다고 밝힌 바 있어 정 위원의 ‘거짓말 공방’으로 번질 것으로 보인다. 정 위원은 “당일 택시를 이용하지 않았고 광화문에서 점심 약속이 있어 내 차를 직접 운전하고 출근했다”며 목격자는 물론 당일 택시 이용 자체를 부인했다.
이와 관련해 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는 이날 <문화방송>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나와 두 사람의 대화에 대해 “친구끼리 한 얘기인데 이걸 가지고 확대해석을 하고 침소봉대하는 것은 구태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보협 조혜정 기자
bhkim@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