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정치 사회의 칸 ==../⋁정치.정당의 이슈.소식.시사_총종합

민주 경선, 예고된 ‘모바일 참사’

민주 경선, 예고된 ‘모바일 참사’

2012-08-27 오후 3:07:36 게재

'부실·꼼수·국민우롱 경선' 논란 … "관리능력 한계, 정권 어떻게 맡기나"

민주통합당 대통령 후보자 선출을 위한 모바일투표에서 결국 탈이 났다. 지난 25일 치러진 제주순회경선에서 모바일투표의 투표방식을 문제삼아 손학규 김두관 정세균 후보가 한 때 경선에 불참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이번 사태와 관련, 비문재인 주자들은 '휴대전화를 통한 투표과정에서 특정후보에게 유리하게 규칙이 짜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 별개로 제1야당인 민주당이 일반적인 선거의 원칙과 상식에 둔감하고, 유권자를 동원의 대상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근본적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이런 비판은 결과적으로 유권자인 국민을 우롱했다는 지적으로 이어진다. 복잡한 과정을 거쳐 어렵사리 투표에 참여한 선거인단의 소중한 한 표가 민주당이 정한 규칙에 의해 기권으로 처리됐기 때문이다.

지난 24일 자신의 휴대전화를 통해 투표를 했다는 허 모(35)씨는 내일신문과의 통화에서 "외부 활동중에 전화를 받아 찍으려고 마음 먹었던 후보를 찍고 전화를 끊었는데 기권으로 처리했다니 황당하다"며 "이런 식이라면 왜 사정해 가면서 선거인단으로 가입시켰는지 모르겠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여론조사기관 '디오피니언'의 백왕순 부소장은 "자동응답전화(ARS) 방식의 투표나 여론조사는 중간에 자기가 원하는 답만 하고 나올 가능성이 높은 게 당연하다"며 "어떤 투표든 모든 사람의 표는 소중한 것이기 때문에 사표가 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민주당 안팎에서는 이번 제주경선 모바일투표율(58.6%)이 지난 1월(84.4%)과 6월(73.4%) 두 차례 당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투표율보다 크게 떨어진 것으로 나오자 7000명 안팎의 선거인단 투표가 무더기로 기권처리됐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민주당의 경선관리 능력을 보면서 국민들이 야권의 수권능력에 대한 근본적 회의를 품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내부 경선관리도 못하는데 어떻게 국민들이 정권을 맡길 수 있느냐는 것이다.

정한울 동아시아연구원(EAI) 여론분석센터 부소장은 "민주당의 근본적 위기는 안철수 현상이나 보수언론의 프레임 영향력이 아니라 민주당이 집권세력으로서의 자격을 갖추고 있는가에 대한 유권자의 의문이 커지고 있는 것"이라며 "이것이 위기의 본질"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모바일 투표 부실관리 사태가 당 지도부의 특정후보 편들기라는 '꼼수경선' 논란도 확산되고 있다. 세 후보 진영에서는 △기호 1~3번 투표자에 대한 기권처리 △기권처리된 선거인단의 결선투표 배제 △기권표 처리로 1위 득표자 득표율 높이기와 결선투표 차단 등의 의혹을 제기하며 당 지도부가 문재인 후보를 간접적으로 지원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해찬 대표는 27일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일부 후보의 문제제기에 대해 여러차례 검토한 결과 경선준비단에서 룰을 먼저 확정하고 후보도 기호를 추첨해서 합의한 만큼 불공정성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백만호 기자 hopebaik@naeil.com

[관련기사]
- "후보도 없이 투표"  … 몸싸움 아수라장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