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칼럼] 런던올림픽과 박근혜
1등과 2~3등 차이 벌어지면 흥미 떨어지고 기록도 저하 맥없고 지리멸렬한 與 경선꼴 오래 독보적 지위 누린 朴후보 오만해지면서 지지율 추월당해… 큰 변혁 각오 없인 대선 어려워 2012년 8월 뜨거운 여름, 런던올림픽을 보면서 운동경기와 우리 대통령 경선의 닮은꼴을 새삼 느낀다. 경기를 보는 사람의 관점에서 보면 맨 앞에서 달리는 선수와 2~3등을 달리는 선수의 차이가 많이 벌어지면 벌어질수록 재미가 떨어진다. 경기는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울수록 더욱 긴장감이 생기고 흥미가 더해가는 법인데 이미 결과가 뻔하다 싶은 경기는 비록 자기가 이기기를 바라는 선수일지라도 끝까지 지켜볼 흥미를 잃게 마련이다. 경기를 하는 선수에게는 기록의 문제가 있다. 2등으로 쫓아오는 선수가 바싹 따라올수록 앞선 선수는 최대한의 기량을 발휘할 것이고, 그것이 기록을 높이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2등, 3등을 달리는 선수의 경우도 격차가 좁아야 끝까지 사력(死力)을 다할 것이고 그것 또한 그들의 기록을 향상시킬 것이다. 우리 대통령 선거를 앞둔 여야의 경선이 꼭 그 모양이다. 특히 새누리당의 경선이 그렇다. 역대 대통령 선거의 후보선출 과정이 지금처럼 활기 없고 맥없고 관심 없고 지리멸렬한 적이 있었는지 기억이 없다. 독주(獨走)하는 박근혜 후보의 강한 드라이브 때문인지, 그의 소통부족에 기인한 홀대 탓인지, 아니면 너무 심한 격차 때문인지 주요 경선 출마자들이 다 떨어져 나가고 여론조사상 맨 꼴찌인 후보와 단둘이 경선을 치를 뻔했다. 막판에 간신히 봉합은 됐지만 어쩌다가 집권당의 경선이 이 꼴이 됐으며 어째서 박 후보는 이런 '애들 장난 같은 놀이'를 하고 있는 것일까? 우선 국민은 2등이 안 보이는 새누리당의 경선에 관심을 잃고 있다. 그것은 경선을 무슨 걸림돌처럼 여기는 듯한 박 후보 측의 전략에 대한 안티이기도 하다. 결국 이 같은 방관과 무관심은 새누리당과 박 후보에 대한 무관심으로 이어지고 있다. 그리고 박 후보의 독주는 그의 기록 저하로 연결될 수 있다. 이미 그런 조짐은 나타나고 있다. 10년 넘게 대통령의 꿈을 키우고 닦아온 박근혜 후보가 아직 링에 오르지도 않은 장외(場外)의 '백면서생(白面書生)'에게 추월당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박근혜의 이른바 대세론은 이제 허구가 되고 있다. 새누리당의 박 캠프는 비로소 '안철수'에 대한 경계에 나선 듯, 그의 '과거'에 초점을 맞추는 등의 대응작전을 펴고 있다. 그러나 박 캠프의 문제는 안(安)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안(內)에 있다. 그의 한 고위참모는 "박근혜가 변신하지 않으면 그의 대통령행(行)은 성공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때마침 김종인 공동선대위원장도 한 인터뷰에서 "박 후보가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야 한다" "본인 스스로 변해야 한다" "내가 변하지 않으면 다른 것도 바꿀 수 없다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근혜 후보는 여야를 통틀어 여론조사상 30%가 넘는 독보적 지위를 오랫동안 누려왔다. 그러는 동안 그는 방심해왔고 방만해졌고 때에 따라서는 '버릇'이 나빠졌다고 할 정도로 오만해졌다. 당도 자기 뜻대로, 당 지도부 구성이나 공천도 자기 뜻대로, 선거도 자기 작전대로, 그리고 자신의 참모와 대선 캠프도 당과 상의 없이 자기 뜻대로 허물고 만들고 지휘했다. '박근혜 1인의 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공(功)도 있었다. 그러나 그 공 때문에 "내가 하면 이긴다"는 고정관념에 사로잡혀왔다. 김종인씨 말대로 '접근이 용이하지 않아 불편'한 경우도 많아졌고, '공주(公主)'의 성(城)은 그야말로 누구도 그 안에 허락하지 않고 누구도 접근이 어려운 구중궁궐(九重宮闕)로 변한 것이 아닌가 스스로 돌아볼 때가 왔다. 혼자서 저만치 앞서 달리는 동안 그의 속도는 느려졌고 그의 기록은 하락했다. 그런 상황이라면 '축구 종가(宗家)'라는 영국도 칼을 갈고 덤비는 한국에 당하게 돼 있다. 이제 박근혜씨는 여기서 건곤일척(乾坤一擲)해야 한다. 그는 "이대로는 대통령이 되기 어렵고, 대통령이 돼서도 안 된다"는 대오각성, 심기일전, 일대 변혁의 각오를 국민 앞에 선언해야 한다. 현 지지계층으로는 한계에 왔다. 지지계층을 넓히지 않고는 지지율 30%대에서 벗어날 수 없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자신(自身)을 바꾸고 참모진을 대거 교체해야 한다. '대(代)를 이은 충성파' '한자리 얻으려는 기회주의적 교수' '기력이 다한 노(老)정치인' '쓴소리 한번 못하는 친박(親朴) 의원'들이 스스로 뒤로 물러나고 최소한 '안철수 현상'이 어떤 것인지 들여다볼 줄 아는 인사들, 2010년대 대한민국의 좌표가 무엇이며 위기를 극복해 나갈 지혜와 소명을 가진 의지의 인물들을 전면에 내세우는 것이 시급하다. 그리고 측근과 가족의 끈끈한 인연도 매몰차게 단절할 줄 아는 결단, 아무리 아버지의 것이라 해도 최소한 5·16과 유신을 구별할 줄 아는 역사인식을 국민 앞에 보여야 한다. 김대중 고문 [모바일 조선일보 바로가기] [조선일보 구독하기] [인포그래픽스 바로가기] [블로그와 뉴스의 만남 블로그뉴스 바로가기]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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