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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9단' 박지원…노림수 뭘까?

'정치 9단' 박지원…노림수 뭘까?

 
[앵커]
민주통합당 박지원 원내대표가 검찰에 전격 출석하자, '정치9단'답다는 말들이 나왔습니다. 박지원 원내대표의 노림수는 무엇인지 김명우 기자와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박지원 원내대표가 검찰에 출석한 표면적인 이유는 무엇인가요?

[기자]
네, 우원식 원내대변인은 침통한 마음으로 소식을 전한다면서 박지원 원내대표가 검찰에 자진출석하기 15분쯤 전에 국회 기자실로 내려왔습니다.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녹취] 우원식 / 민주당 원내대변인
"시급한 민생현안 처리를 위해 8월 민생국회가 필요한데 제 문제로 인해 실종시킬 수 없다고 판단하고, 민간인 불법사찰 국정조사·내곡동 사저 특검 등 여야의 19대 국회 개원 합의사항도 지켜져야 하고..."

[앵커]
표면적으로는 민생을 내세웠지만, 정치적 계산은 따로 있을 것 같은데요?

[기자]
네, 일종의 명분쌓기입니다. 새누리당은 같은 사례인 정두언 의원은 검찰 조사를 받았는데 박 원내대표는 소환을 거부했기 때문에 체포동의안은 통과시켜야한다고 주장해왔습니다. 이런 요구를 검찰에 출석함으로써 무의미하게 만든 겁니다.

또 하나는 시간벌기입니다. 검찰은 박 원내대표를 조사한 뒤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그 시기는 빨라도 8월 임시국회가 열린 후입니다. 유동적인 정치상황에서 그때까지 무슨 일이 벌어질 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또 대의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모습도 연출했습니다. 박 원내대표는 그동안 검찰의 소환을 거부하면서 '탄압받는 야당 정치인'의 이미지를 극대화했는데, 마지막 순간, 민생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듯한 모습을 보인겁니다.

할 말은 다 하고 비난은 피하는 정치 9단다운 면모였습니다. 그러나 이 논란은 이것으로 끝난 게 아닙니다. 8월로 미뤄진 것일 뿐입니다.

민주당의 고민이 끝나지 않은 건데, 앞으로 펼쳐질 상황을 정리해봤습니다.

체포동의안을 둘러싼 여야 대치는 8월 국회에서 재연될 전망입니다. 검찰은 박지원 원내대표를 구속하겠다는 의지가 강합니다. 정두언 의원의 선례를 고려하면 형평성 차원에서도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 경우 국회 상황은 원점으로 돌아옵니다. 새누리당은 원칙대로 체포동의안을 처리할 것으로 보입니다.

[녹취] 박근혜 / 새누리당 대선 후보
"19대 국회 들어와서 여야 모두 특권을 내려놓기로 했고, 또 그것이 쇄신의 방향이다 이렇게 말해오지 않았습니까?"

민주당은 의사진행방해, 즉 필리버스터를 포함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막는다는 방침입니다.

[녹취] 박기춘 /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
"저희 야당의 원내대표를 구속하겠다는 것으로 정치검찰임을 자임한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다만, 정두언 의원과 똑같이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기 때문에 새누리당으로선 체포동의안을 가결시키는데 부담을 느낄 수 밖에 없습니다.

민주당으로선 저지의 명분이 하나 생긴 겁니다. 하지만, 정두언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부결된 뒤 새누리당이 원내대표 사퇴 등 홍역을 겪었다는 점은 민주당에게 부담입니다.

박지원 방탄국회란 이름이 붙을 수 밖에 없어, 기득권 내려놓기를 바라는 국민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검찰 자진출석이라는 묘수로 한 고비는 넘겼지만, 민주당에게 박지원 원내대표는 여전히 '떼어내지 못한 혹'입니다.

TV조선 김명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