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수원지역 활성화방안 함께 고민하다
‘서수원지역 문화공간 프로젝트’ 세미나
등록일 : 2012-12-01 14:52:09 | 작성자 : 시민기자 김해자
지난 30일 오후 2시, 수원화성박물관 영상교육실에서 ‘서수원지역을 문화공간으로 만들기’란 주제의 세미나가 열렸다.
제9회 수원학연구소 정기 학술세미나로 서울대학교농업생명과학대학(이하,농생대)부지와 인근지역 즉 서수원 지역이 동수원 등 타(他)지역에 비해 낙후되어 발전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한 것.
'지역양극화'는 지구촌 화두
특정지역에 편중된 지역양극화 문제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세계국가의 공통된 과제다.
12월 대선을 앞둔 대한민국 대선후보들의 선거공략사항이기도 한 ‘지역양극화 해법’은 역사 이래 늘 제기된 문제였다. 즉, 지역균형발전은 모든 사람들의 희망사항으로 건국 이래 소외된 지역민들에겐 한(恨)이 맺힐 만큼 중대사였다.
시민기자는 20여 년째 북수원에서 살고 있다. 약간 우스개 소리 같지만 지인들과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동수원 사람들은 절대로 북수원이나 서수원 쪽으로 이사를 가지 않는다’고 말한다.
이유인즉 그곳엔 문화와 예술 그리고 쇼핑까지 두루두루 누리는 혜택이 많아 타 지역은 낙후됐다고 생각한다는 것. 수원시는 화성(華城)을 끌어안은 도심과 동수원 위주의 쏠림현상으로 발전되어 여타의 지역이 소외된 것은 사실이다.
이번 세미나의 목적이 여기에 있다. 그간 수원비행장 소음 등으로 인하여 소외된 지역이었던 서수원! 서울대농생대 부지와 선경직물 자리 등 인근의 구역을 묶어 ‘문화예술의 공간’으로 재생하자는 방안들이 제기됐다. 어떤 구상들이 발표됐을까. 구체적으로 따라가 보자. 물론, 지역민들과의 합의적 의제는 아니다. ‘공간 활용’이라는 초보적 걸음을 뗐을 뿐이다.
이날 강진갑 경기문화재단 경기학연구실장은 ‘선경직물 수원공장을 문화+경제 복합공간으로 조성하자’는 구상을, 강식 경기개발연구원 도시주택연구부 연구위원은 ‘구 서울대 농생대 부지의 발전적 활용방안’을, 배봉균 신세계상업박물관장은 ‘수원시 문화예술 공간의 효율적 운영 및 재구성 방안 연구’를 발표했다.
토론자로는 윤유석 한국외대 교수와 구자옥 한국농업사학회 이사장 그리고 한동민 수원박물관 학예팀장이 나섰다.
활용방안들 어떤 주제였나?
강진갑 실장은 수원평동에 있었던 선경직물 수원공장 터의 활용방안에 대한 의견을 내놓았다. 2003년 가동을 중단한 선경직물은 한국산업사의 중요한 역사의 현장인 만큼 근대문화유산으로서의 가치가 충분하다며 ‘근대문화유산’으로 등록해야한다고 했다.
더불어 인근지역을 서수원 벨트로 묶어 문화와 경제 복합공간으로 조성한다면 SK 기업이익 추구, 지역주민 문화 공간 혜택에 따른 일자리 창출 등 낙후되었던 서수원지역이 활성화될 것이라면서 국내외 산업유산 활용 성공사례들을 설파하며 방안을 제시했다.
강식 연구위원은 서구 유럽 쪽도 근대유산이 관심대상이라고 운을 뗀 뒤 구 서울대 농생대 부지와 농촌진흥청, 수원수목원, 농촌인적자원개발센터 등 수원시 도시계획 현황과 역사 및 생태 건축학적 관점에서의 부지여건 등을 시대별 도표로 보여주었다.
그러면서 주변지역 전체적인 틀로서 분석해 ‘수원역 서부지역’의 활용방안을 구상해야 한다고 했다. 즉, 10여년 방치되었던 공간을 면밀히 조사 후 예술+자연+역사+농업이 서로 연계된 공간으로 재생되어 전 국민이 찾아오는 지역으로 탈바꿈해야 한다고 했다.
배봉균 관장은 수원시는 문화도시 및 인문학도시를 선언한 도시라면서 문화시설의 현황들과 과제를 제시했다. 박물관, 미술관, 공연장, 도서관 등 문화기반시설의 현황 및 운영의 주체에 따른 과제들을 나열하면서 문화예술을 소비하는 소비자에서 직접 생산하는 생산자로서의 변화인식이 필요하다고.
그리고 문화기반시설에 비해 시민들의 문화향유도는 높지 않다면서 참여도를 높이기 위한 정책개발 및 지원 등이 조성되어야 한다고.
또한 무조건의 신축 ‘성과주의’ 경향보다는 현재 남아있는 공간을 충실히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사립문화시설이 많아져 문화마니아층 모두가 이용하는 ‘문화의 축’ 조성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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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표 주제들, 빠트린 부분은?
'선경직물 터, 서울대 농생대 활용방안 제안 등이 누구를 위한, 누가 주도할 것인가?'의 문제, 사유지에 대한 문제점, 근대문화유산으로서의 가치 등이 제기되는 가운데 토론자로 나선 구자옥 이사장은 주제 발표에 대한 서운함을 드러내면서 ‘과거가 없는 미래를 만들 수는 없는 법’이라고 했다.
서수원은 한국농업과학의 메카로서의 역사성과 상징성을 지닌 곳이니 인류사적문제로 접근해야한다고. 농업의 흔적을 역사로 남겨야 한다는 의지를 밝혔다.
강식 연구위원은 농생대 부지가 ‘빈 땅’이라고 생각하는데 실은 굉장히 복잡한 문제라면서 가시적 효과만 바라보는 우리들의 인식도 바뀌어야 한다고. 건물과 역사의 흔적만을 남기는 것도 벅차지만 면밀히 가치를 파악한 후 전체부지에 대한 조성 전략으로 차근차근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한동민 팀장 역시 수원은 ‘농업의 중심지다’라면서 정체성문제를 제기했다. 그러면서 이제까지 화성복원에 치우쳤다면 이제는 구도심 재생을 위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그렇지만 마구잡이 신축은 고려될 부분이라면서 현재의 공간을 활용하는 방법을 모색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했다.
결론이 나기 전에 시민들의 합의가 우선되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기록자료관을 만들어 당대의 기록들을 관리해나가야 한다고 피력했다.
배봉균 관장은 문화기반시설 짓기 전에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 등 재정자립도까지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단체장마다 세계적인 브랜드가치만을 따지며 성과주의에 매몰될 것이 아니라, 진정 지역민들을 우선하는 배려의 활동공간이 중요하다고 했다.
사회자로 나선 엄서호 교수는 ‘수원지역다움의 창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서수원지역을 넘어서는 수원의 정체성을 위한 투자가 되어야 한다고 했다. 관광거점 수원화성과 더불어 서수원지역의 문제는 통찰의 시간이 필요하다며 천천히 참을성 있게 나가자고 강조했다.
세미나를 다녀와서
서수원의 거점 서둔동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둔전(屯田)’이라는 국영농장이 정조대에 대규모 수리시설 축만제(농촌진흥청 옆 서호)와 함께 축조되었다. 조선후기부터 농업 진흥의 모범으로서 자리하면서 농촌진흥청과 서울농대의 맥이 이어진 것이다.
1906년 이후 100년이 넘는 한국농업과학의 발상지라고 하지만 역사적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정조대니 그 연대는 훨씬 깊다고 할 수 있겠다.
이번 세미나에 다녀와서 느낀 점이 있다면 구자옥 이사장의 희망사항과 일치한다는 점이다. 물론 지역주민들과의 합의 끝에 도출되어야 하겠지만 공간 활용에 있어서 중요한 역사성이 결여된 공간으로 조성된다면 그것은 수원의 정체성을 내팽개치는 것과 진배없다는 생각이다.
부디 서수원지역의 정체성이 곧 수원인의 자랑스러운 공간으로 조성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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