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대통령·경선·본선 기타 종합/*대선_공통, 대통령-역대...

강지원·이정희… 군소 후보들 대선 변수로

강지원·이정희… 군소 후보들 대선 변수로

박근혜, 문재인, 안철수 등 3명의 유력 대선 후보가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상황에서 무소속 강지원 후보나 이정희 통합진보당 전 대표 등 이른바 군소 후보들이 새로운 변수가 될 지 주목된다. 여·야 후보들 입장에서는 후보간 지지율 차이가 크지 않은 만큼 군소 후보들이 가져가는 작은 지지율에도 민감할 수 밖에 없다.

지난달 24일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는 17~21일 유권자 3500명을 대상으로 휴대폰과 유선전화를 혼용해 임의걸기(RDD) 방식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강지원 변호사의 지지율은 3.9%, 이정희 전 대표의 지지율은 3.8%로 각각 나타났다고 밝혔다.

리얼미터의 이택수 대표는 지난 26일 자신의 트위터에 “이정희 전 대표는 출마선언을 하면서 (지지율이)5.2%까지 올랐습니다. 진보당에서 탈당한 신당권파에서 후보를 내기전까지는 3~5%의 지지율을 기록할 것으로 보이는데 야권단일화 과정에서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됩니다”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 박근혜 표 뺏는 보수후보들

지지율 4%의 강지원 후보는 주로 보수층의 지지를 받고 있는 박근혜 후보의 표를 뺏는 것으로 분석된다.

강 후보는 이번 정권에서 대통령직속 사외통합위원회 지역분과위원장을 역임했고 지난해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의 전신인 한나라당이 서울시장 후보로 강 변호사를 물망에 올리기도 했었다. 또 강 후보의 부인 김영란 전 대법관은 현재 장관급인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김 위원장은 남편인 강 후보가 대선 출마를 선언하자 지난 4일 청와데에 사표를 제출했지만 이명박 대통령이 김 위원장의 사의를 받아들이지 않기로 하면서 아직 위원장직을 유지하고 있다.

강 후보의 지지율 4%는 박 후보를 몸 달게 하는 숫자다. 현재 박 후보가 야권 후보의 단일화를 전제로 한 양자대결에서 문·안 두 후보에게 모두 뒤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 표가 아쉬운 박 후보 입장에서 강 후보의 지지율을 흡수하기 위해 단일화 등 다양한 카드를 염두에 두고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는 "강 후보에 대한 박 후보의 구애가 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외에도 지지자들이 대부분 보수층인 선진통일당이나 중도 보수 성향으로 분류되는 정운찬 전 총리의 출마 여부도 박 후보에게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특히 선진통일당이나 정 전 총리의 지지층이 모두 대선 때마다 중요 승부처로 꼽히는 충청권을 기반으로 하고 있어 이들의 출마가 대선 판도에서 변수로 떠오를 수 있다는 분석이다.

◆ 야권 지분 뺏는 후보들

이정희 전 통합진보당 대표는 야권 후보들의 표를 뺏어갈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야권 후보들이 종북 논란에 휩싸여있는 이 전 대표와 단일화나 연대를 논하기에는 부담이 크다. 만약 단일화가 성사된다면 진보성향의 일부 지지자를 끌어올 수 있겠지만 반대로 더 많은 기존 지지층이 떨어져나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통합진보당에서 탈당한 심상정 의원과 노회찬 의원, 유시민 전 장관 등이 주축으로 만드는 새로운 진보 정당이 대통령 후보를 낼 경우도 변수가 될 수 있다. 이들은 지난 27일 다음달 신당 창당을 목표로 새진보정당추진회의를 출범시키면서 대선에서 직접 후보를 내는 등 일정 역할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새진보정당추진회의의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노회찬 의원은 지난 27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와 무소속 안철수 후보만으로는 포괄할 수 없는 진보개혁 유권자들을 결집시켜 정권교체의 가능성을 극대화하겠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심 의원이나 노 의원, 유 전 장관 등이 새로운 진보 정당의 대선 후보로 나설 경우 이 전 대표의 진보 성향 지지자들은 물론 문재인, 안철수 후보의 지지층도 일부 뺏어와 이 전 대표보다 더 큰 변수로 떠오를 수 있을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다만 새 진보정당의 경우 종북주의 논란에서 빗겨갈 수 있는 만큼 야권에서는 단일화 혹은 선거 연대에서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다는 분석이다.
박의래 기자 laecorp@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