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수원예총 회장 | 미술관은 도서관, 박물관과 함께 문화예술진흥법상의 대표적인 예술문화시설의 하나다. 이 가운데 수부도시-수원은 여태껏 제대로 된 미술관이 없다. 비좁은 미술전시관만 있을 뿐이다. 21세기 미술관은 단순히 소장품을 수집, 보존 관리하는 시설물이 아니다. 예술인은 물론 시민들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지역사회발전에 기여하고 봉사하는 공공기관의 기능을 갖고 있다. 시민에게 열려있는 개방과 소통의 공간이다. 미술관은 교육과 전시, 정보화, 네트워크, 출판, 마케팅 등의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는 예술문화발전소다. 이렇듯 기초적 예술문화기반시설이 수원에서만은 없는 이유는 무얼까. 머리띠 두르고 목소리 높이는 이들이 없어서인가. 올해 초 수원문화재단도 출범했다. 수원을 예술문화도시로 만들어 가겠다는 의지가 아닌가. 전문예술인 단체인 수원예총은 전 예술인의 뜻을 담아 수원미술관건립을 청원하는 문서를 염태영 수원시장 앞으로 보낸 바 있다. 미술관 없이 수원을 예술문화도시라고 할 수 없지 않은가. 대한민국 도청소재지치고 미술관 없는 도시는 수원 하나뿐이다. 도청이 있는 지역에 미술관 없는 광역자치단체도 경기도뿐이다. 속된 말로 타 지역에 얼굴 내밀기가 창피하다. 일차적으로 미술인을 포함한 예술인 모두의 책임이다. 그간 미술인이 중심이 되어 미술관건립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활동했지만 끈질기게 미술관 건립을 강력히 주장하지 못한 탓이다. 이제, 더는 물러설 수 없다. 수원시민의 자존심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미술관 건립은 예술인은 물론이요 각계각층의 시민들과 다양한 계층으로 소통하고 의견을 수렴할 필요가 있다. 단순히 건축물 하나 세우는 것이 아니다. 시민의 예술문화역량을 성숙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기에 그렇다. 미술관은 문화적 중심이자 전문지식의 진원지다. 미술관은 건립자체도 중요하지만 ‘어디에 세워지느냐’는 장소가 매우 중요하다. 무엇보다 접근성이 좋아야 한다. 도심에서 떨어진 지역에 입지할 경우 낮은 접근성 때문에 개관 후 여러 가지 어려움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과천에 있는 국립현대미술관도 위치선정이 잘못되어 접근이 쉽지 않다고 여전히 뒷말이 무성한 것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수원관광의 중심지인 화성행궁 부근이 좋을 듯싶다. 마당의 개념을 도입하여 주변과 어울리게 세워지면 제격일 듯하다. 공방거리도 생겼다. 화성박물관도 가까운 거리에 있어 관광객이 둘러보기에도 좋다. 수원 중심부에 위치해, 언제라도 들을 수 있는 ‘공원 같은 미술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수도권 어디에서도 접근하기 쉽다. 다양한 예술문화축제가 열리는 행궁광장 곁이라면 연계된 미술축전을 펼칠 수 있어 좋다. 옛 수원의 중심도시를 예술과 문화가 흐르는 공간으로 탈바꿈시켜 성곽안의 침체된 경제도 살릴 수 있어 일석삼조다. 후발 미술관의 약점을 극복할 수 있는 방안도 강구돼야 한다. 미술관의 성격, 주제, 정체성이 중요하다. 수도권의 대형미술관과 인접해 있어 평범한 전시장 중의 하나로 인식되지 않기 위해서 더더욱 그렇다. 구입 소장할 미술품은 회화를 중심으로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되 미디어 아트를 비롯한 실험적이고 도전적인 현대예술품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수원작가들의 가치 있는 작품을 중점 수집범위로 삼아 도시의 정체성을 반영해야 한다. 수원미술관의 명칭도 평범한 미술관으로 인식되지 않게 콘텐츠와 이미지를 차별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미술관 건축물은 도시 정체성을 반영하고 수원의 상징이 될 수 있는 기념비적 예술품이 되어야 한다. 미술관은 시민의 정체성 형성과 삶의 질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관광, 고용, 소비를 촉진시켜 지역경제를 활성화 하는데도 기여한다. 시민들의 결속력을 높이고 자긍심을 심어줄 수 있다. 지역사회단체와 파트너십을 맺음으로써 다양한 분야의 시너지 효과도 창출할 수 있는 곳이 바로 미술관이다. 미술관 건립은 예술인들과 뜻있는 시민들의 숙원사업이자, 수원의 기초적 예술문화기반 시설이다. 미술관건립을 수원시의 현안사업으로 추진해 줄 것을 촉구하는 이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