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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쇄신론에 `묵묵무언`

박근혜, 쇄신론에 `묵묵무언'
고일환 2009/05/05 01:09:53 [조회 : 45]

박근혜, 쇄신론에 `묵묵무언'

4.29 재.보선 이후 한나라당내에서 친이계와 친박계의 화합을 골자로 한 쇄신론이 확산되고 있지만 정작 친박계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친박계 원내대표 기용설과 친박계 사무총장 임명설 등 다양한 아이디어에 대해서도 무반응이다.


박근혜 전 대표의 한 측근은 4일 "친박계가 쇄신론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며 "당 쇄신에 대해선 당 지도부의 판단대로 실천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박 전 대표도 쇄신론에 대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선거결과에 대한 언급도 지난 30일 "별로 드릴 말씀이 없다"고 한 것이 전부다.


선거 결과에 따라 친박계의 존재감이 한층 뚜렷해진 가운데 고위당직자에서부터 비주류 초선들까지 친박계의 역할론을 끊임없이 반복하고 있지만 당사자는 입을 닫은 형국이다.


친박계 내부에선 오히려 쇄신론에 대한 의구심까지 제기되고 있다. 일부 당직에 친박인사를 임명하는 선에서 위기를 탈출하려는 꼼수가 아니냐는 이야기다.


한 친박계 재선의원은 "우리는 이번에 사무총장이 누가 되고, 원내대표가 누가 되는지에 대해선 별 관심이 없다"며 "중요한 것은 청와대가 박 전 대표를 어떤 식으로 대하느냐의 문제"라고 말했다.


박 전 대표를 국정파트너로서 인정하지 않는 상황에서 당직 가운데 하나를 친박에 배분하는 것이 무슨 소용이 있느냐는 주장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2월말 청와대 안가에서 박 전 대표와 극비리에 회동했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박 전 대표에 대한 근본적인 시각전환 없이는 수백번의 회동이나 당직배분도 소용이 없다는 것.


경북지역의 친박계 중진의원은 "지금은 인책 문제가 아니라 당내 새질서를 논의해야 할 상황"이라며 "지금껏 수수방관하고 있던 친박계가 새질서 아래에서 친이계와 힘을 합친다면 국정운영이 원활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 전 대표가 명실상부한 국정파트너로서 대우를 받는 `새질서'가 확립될 경우 친박계가 전면에 나서서 당을 견인하겠다는 이야기다.


물론 친박계 내부에선 여권 수뇌부가 박 전 대표를 국정파트너로 인정할 가능성을 낮게 보는 분위기다. 이 때문에 친박계 일각에선 당에 새질서가 들어서는 것을 기다리는 것보다는 어떤 식으로든 지금 당장 행동에 나서자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친박계의 한 중진의원은 "친박계가 침묵만 지킬 경우 국민에게 비판받을 수 있다"며 "친박계의 목소리와 실체를 드러내야 한다"고 말했다.


당 쇄신론에 대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박 전 대표는 5일 미국 스탠퍼드대 초청강연을 위해 출국한다. 측근 의원들도 여러 명 함께하는 외국방문이기 때문에 방문기간 자연스럽게 당 쇄신론에 대한 언급이 나오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