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수원특례시의 종합/*기존_ 자료3(수원관련)종합

[생활에세이] 수원문인협회 시각전과 애장품(下)

[생활에세이] 수원문인협회 시각전과 애장품(下)
2011년 09월 15일 (목) 전자신문|13면 경기신문 webmaster@kgnews.co.kr
▲ 이순옥 시인
실제로 예술가의 삶은 매우 고통스럽다. 사람에 따라 그 고통의 척도가 다르겠고 생활여건에 따라 다르겠지만 진한 예술의 삶을 사는 예술가의 삶이란 참으로 고통스럽기도 하다. 그 고통을 스스로 좋아서 즐기는 나 같은 자도 있지만 정말로 삶 자체가 너무나 고통스러운 예술가가 많은 숫자를 차지하고 있다. 예술가의 고통은 일반대중의 대리만족을 불러 일으키면서 치유의 성질을 가질 수 있다.

그런 차원에서 현대인이 남모르는 우울증에 걸렸을 때 혼자 끙끙 앓다가 높은데서 뛰어내릴까, 지나가는 차에 뛰어들까, 갈등하고 방황할 때, 눈에 들어 오고 가슴에 딱 꽂히는 예술 작품 한편을 만났을 때 그 상황을 벗어날 수도 있다.

예술작품이란 예술가의 고통의 산물이다. 인간은 고통을 겪어 봐야 또 다른 고통을 겪는 자에게 도움이 될 수도 있다. 모든 상황이 다 그렇진 않지만 충분한 가능성을 가질 수 있다. 그러므로 한편의 예술 작품으로 인간을 구제할 수도, 위안이 될 수도 있다는 막중한 부담이 있지만 예술가는 그런 틀이나 부담 자체도 싫어한다.

예술가는 무한한 자유를 추구하면서 마음의 방랑을 체험한다. 그야말로 자유로운 영혼 그 자체이기를 희망하고 그렇게 살기를 갈구한다.

그러나 현대인의 삶이란 얼마나 급박한가. 이러한 현대구조에서 더구나 우리나라에서 예술을 한다는 것은 더욱 힘든 삶을 살 수 밖에 없다. 산다는 것의 짐을 짊어지면서 자유로운 영혼을 갈구한다는 것은 참으로 눈물나게 어러운 것이다.

예술가의 삶, 예술가의 몸부림이란 하나 하나가 의미심장한 일이다. 예술가의 실수는 그냥 실수가 아니다. 일부러 실수를 흘려 대중의 반응을 읽기도 하고, 대중의 심리나 인간의 내면을 읽는 중요한 계기를 만들기도 한다. 그렇다고 예술인이 의도적으로 실수를 만들어 내지는 않는다. 실수라고 생각하는 상황이 발생했을 때 그 상황을 예술가는 그냥 흘려 버리지 않는다. 예술가의 눈물, 예술가의 실수 그 자체가 일원화된 작품으로 연결될 수 있다.

보통 사람들의 입장은 획일화된 삶 속에서 살아가기 때문에 단순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예술가는 단순한 삶을 살 수가 없다. 영혼이 맑은 것을 추구하며 살아있고 생명 있는 예술가라면 다양한 것을, 다양한 상황을 고려할 수 있어야 한다.

화가의 삶을 살면서 문인이기도 한 나는 그래도 비교적 여유있게 예술활동을 하고 있지만 겪는 고통은 만만치 않다. 삶에 찌든 예술가들의 고통에 비할 바 아니지만 누구나 그 삶 자체는 거져 얻어지는 것이 아닌 것 같다.

열 여섯번의 서양화 개인전을 가지기까지 전 세계를 전전하며 전시도 하고, 유람도 하고, 공부도 하고, 다른 나라의 예술문화 분위기나 수준을 읽으면서 그 나라의 예술에 대한 경외감이나 예술에 대한 국가의, 그 지역의 지원이 어느 정도인지에 따라 그 나라 그 지역의 수준의 척도를 아는 계기가 됐다.

/이순옥 시인

▲한국미협회원, 한국문협회원 ▲한국문인협회 제도개선위원 ▲수원 예총감사, 수원문인협회 회장 ▲경기대학교 외래교수 ▲<불의 영가>, <나를 찾아서> 시집 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