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8일 수원시 간부 공무원의 욕설 소동으로 환경국에 대한 행정사무 감사가 중단된 도시환경위원회의 행감장이 텅 비어 있다.
수원시의 한 간부 공무원이 행정사무 감사 직전 시의원에게 욕설을 퍼붓는 사건이 발생하자 시의회가 시장의 공식사과를 요구하며 행감일정을 중단, 물의를 빚고 있다. 행감이 중단된 것은 시의회 개회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수원시의회 4개 상임위원회는 28일 긴급 의장단 회의를 열고 시의원에게 폭언을 퍼부은 A구 소속 김모(5급)과장 사건에 대해 염태영 시장이 공식적인 해명과 사과를 할 때까지 행감일정을 중단키로 결정했다. 김 과장은 지난 24일 진행된 A구 행감 당시 황용권 의원이 자신에게 해당 구청 공익근무 요원의 불친절한 근무태도에 대해 관리, 감독을 소홀히 한 책임을 묻자 "담당 과장이 모두 잘못했다는 건 어폐가 있다"고 반박하는 등 갈등을 빚었다. 당시 의원들은 김 과장이 위암 수술을 받아 건강에 이상이 있고, 이로 인해 눈을 감고 있거나 앉아 있는 것을 힘들어 한다는 점을 감안해 "건강이 안좋아 답변하기 어려우면 팀장이 대신해도 좋으니 나가셔도 된다"며 행감장에서 퇴장하도록 권유했었다.

그러나 이후 이날 오전 10시께 수원시청 본관 4층 의원 휴게실을 방문한 김 과장은 황 의원에게 행감장에서 퇴장시킨 것에 대해 따지며 언쟁을 벌이다 "이 XXX아, 시의원이면 다냐? 왜 남의 건강을 놓고 나가라 마라 하느냐"며 욕설이 섞인 폭언을 퍼부었다. 주변에 있던 공무원들이 김 과장을 밖으로 끌어내 더이상의 충돌은 없었으나 이 일로 황 의원이 소속된 건설개발위원회는 상수도사업소에 대한 행감을 아예 진행하지도 않았으며, 나머지 3개 상임위도 각기 행감 중단을 선언했다. 김 과장은 소동 직후 "수술을 받았든 말든 내 건강을 갖고 (의원이)뭐라 한 것에 대해 사과를 요구했던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장봉 의장은 "행감 과정에서 증인으로 나섰던 공무원이 시의원에게 욕설을 퍼붓는 초유의 사태를 묵과할 수 없다"며 "시장이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했다면 공식적인 사과를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해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