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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가덕도 신공항 건설, 성공적인 사업 수행을 위한 제언 - (이우연 한국건설관리학회 PgM위원회 위원장)

[발언대]가덕도 신공항 건설, 성공적인 사업 수행을 위한 제언 - (이우연 한국건설관리학회 PgM위원회 위원장)

  • 엔지니어링데일리
  • 승인 2024.10.07 13:55

이우연 한국건설관리학회 PgM위원회 위원장

 

최근 미국에서 베스트셀러에 오른 옥스퍼드대 벤트 플루비아 교수의 저서 How Big Things Get Done에 따르면 공항, 올림픽, 원자력발전소, 철도 등 25개의 프로젝트 유형별 공사비가 얼마나 증액됐는지 수행사례를 분석했다. 공항 프로젝트의 경우 평균 39%의 공사비가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러한 통계는 가덕도 신공항, 대구·경북통합 신공항과 같은 대규모 프로젝트의 성공적인 사업 수행을 위해 중요한 의미가 있다. 가덕도 신공항은 총 사업비가 13조4,900억 원으로 만약 39%의 공사비가 증가한다면 5조2,000억원의 비용이 늘어나는 잠재적 리스크가 존재한다.

발주처에서는 이러한 사업비 증가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 부지 조성 공사를 턴키 공사로 발주해 리스크를 최소화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잠재적 리스크는 발주자에서 시공자로 이전될 뿐 리스크 자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더군다나 대규모 신공항 건설사업은 부지 조성 공사뿐만 아니라 수화물 처리 시스템, 항행안전무선시설, 항공등화시설, 항공정보통신시설 등 항행안전시설 등 다양한 시설과 시스템이 통합적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사업관리전문조직인 PM/PgM의 중요성은 더욱 주목받는다.

최근 건설 현장에서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자재비, 인건비, 물가 상승 등의 이유로 공사비 증액 요구가 날로 커지고 있다. 이러한 문제들은 적기에 준공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 공사 종료 후에도 발주처와 시공사 간의 분쟁, 유치권 행사 등 잡음으로 이어질 수 있다.

대규모 신공항과 같은 대형 프로젝트는 PM/PgM이 사업 초기 단계부터 참여해 설계 전-설계-구매/조달-시공 단계 및 종합운전시험, 예행연습, 개항준비, 운영에 이르기까지 사업 전반을 책임지고 추진할 필요가 있다.

▲2012 런던올림픽, PgM 적용으로 30% 비용 절감 및 적기 준공

실제로 사업 초기 단계부터 PgM을 참여해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했던 2012 런던올림픽 사례에서 그 시사점을 찾아볼 수 있다.

영국 런던은 2005년 7월에 2012년 올림픽 및 패럴림픽 개최지로 결정됐다. 건설규모는 임시 및 영구 건물 14개, 도로 20km, 교량 26개, 터널 13km, 공원 80ha, 기반시설 등 70여 개 이상의 시설이 포함됐다. 주요 시설은 올림픽 경기장, 아쿠아틱스 센터, 벨로드롬, 국제 브로드 센터 및 미디어 프레스 센터, 선수촌 등이 위치한 올림픽 공원으로 구성됐다.

신공항 건설과 마찬가지로 올림픽 개최를 위한 시설 건설은 다수 프로젝트로 구분되며 하나의 프로그램으로 통합 관리하는 사업으로 다양한 종류의 상호 관련된 프로젝트들을 조정해 조직의 전략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PgM이 필요했다.

따라서 올림픽 공원과 기반시설, 교통 시스템 등의 설계와 시공을 감독하기 위해 공공 발주자로 올림픽 조달청(ODA)을 설치했고 ODA는 올림픽 게임 준비를 담당하는 민간 부문 조직인 런던 올림픽 게임 및 패럴림픽 게임 조직위원회에서는 건설된 올림픽 시설들을 인수해야 할 책임이 있었다.

ODA는 인구 밀도가 높은 지역에 다수 이해관계자가 연관된 대규모의 복잡한 올림픽 시설과 시스템을 통합해야 하는 어려움에 직면했다. 제한된 장소인 올림픽 경기장에서 시설들이 건설될수록 점점 더 많은 시스템이 상호 연결되야 했으며 정해진 날짜부터 이용 가능해야 했다. 동시에 ODA는 올림픽 시설들과 관련된 정부, 지자체, 철도 당국 및 지역 커뮤니티 그룹 등과 같은 많은 이해관계자를 관리해야 했다.

또 발주자인 ODA는 전반적인 건설사업과 시스템 통합에 대한 필요한 경험과 기술, 지식을 가진 전문인력을 확보하는 데에 어려움을 인식했다. 따라서 ODA는 전체 시스템 통합 역할을 담당하는 PgM 수행 파트너로 미국의 CH2M Hill(2017년 Jacobs에 인수)과 영국의 Laing O'Rourke 및 Mace로 구성된 국제 컨소시엄인 CLM(CH2M Hill, Laing O'Rourke and Mace)를 지정했다.

CH2M Hill은 올림픽 건설의 PgM 경험을, Laing O'Rourke는 대규모 건설의 주계약자 경험이 있었고 Mace는 PM 전문기업이었다. 전체 프로그램의 시스템 통합 업무는 ODA와 CLM으로 나누었다.

 

2012 런던올림픽 조직구조

조직 구조에서 보는 바와 같이 발주자인 ODA는 전체 프로젝트와 런던시, 스포츠기구, LOCOG, 런던 자치구 다섯 곳, 국제 올림픽위원회, 영국 올림픽협회 등의 이해관계자를 포함한 약 750개의 상충한 이해관계자를 단일 인터페이스로 구성해 상향식 의사결정 구조로 진행됐다. CLM은 사업추진 일정과 프로젝트의 진행 상황을 ODA에 알려주고 프로그램 전반을 하향식 의사결정 구조로 구성해 주요 건설프로젝트에 대한 주계약자와 협력하는 PgM 역할을 담당했다.

ODA는 프로그램의 목표를 설정하고 프로그램의 계획을 위해 수행 파트너와 협업, 목표에 대해 진행 상황을 모니터링하며 전체 시스템과 외부 환경 사이의 단일 인터페이스를 제공했다. CLM은 프로그램의 수행 파트너 및 프로그램과 단일 프로젝트와의 인터페이스 통합 역할을 담당하고 계약자들은 일정, 비용, 품질 및 기타 전략적 목표에 대비해 각 시스템 프로젝트(시설 및 기반시설 등)를 통합 및 제공하고 시스템과의 인터페이스 조정을 지원했다.

올림픽 개최를 위한 시설 건설은 2008년에 시작해 2010년에 완공되고 종합운전시험을 거쳐 2012년에 올림픽 게임을 준비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 제공됐다. 최종 비용은 68억 파운드로, 책정된 예산보다 30%가 절감됐다.

런던올림픽 건설사업의 시사점으로는 사업 초기 단계부터 사업관리전문조직(PgM) 참여, 사업에 대한 명확한 목표 설정, 명확한 책임과 역할의 설정, 적절한 자금 지원 등을 둘 수 있다. 런던올림픽은 발주자인 ODA와 사업관리전문조직인 CLM이 협업해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한 사례라 할 수 있다.

▲대규모 국책사업, PgM 비용은 총사업비의 10% 내외

다행히도 국내에서도 인천국제공항 1단계와 주한미군 기지 이전 사업의 PgM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경험이 있다. 가덕도 신공항건립추진단과 가덕도 신공항건설공단이 발주자로서 정책 결정, 예산 확보 등 역할이 있다. 또는 부지조성공사 및 여객터미널 공사 간 개별 프로젝트에 대한 관련 법령에서 정한 감독 권한대행 등 건설사업관리 용역 또는 건설사업관리(CM)는 필수적이다. 하지만 기반시설, 수백 동의 시설물, 시스템 등 다수 프로젝트를 통합적으로 관리, 적기에 개항하고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한 PM/PgM의 중요성은 더욱 크다고 할 수 있다.

PgM 비용은 인천국제공항과 미군기지이전사업에서 투입되었던 평균 10% 내외 사업관리전문조직의 비용(발주자 비용 포함) 적용시 약 1조 원 정도로 예상해볼 수 있다. 사업관리전문조직에 약 1조원을 투자해 5조2,000억원의 공사비 증액을 막을 수도 있을 것이다.

가덕도 신공항은 PgM 적용에 대한 법적 근거도 있다.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 제9조의 2항종합적 사업관리는 신공항 건설사업을 효율적으로 수행하는 데 필요한 경우 다수 건설공사를 통합해 건설사업관리에 대한 용역을 발주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2023년 가덕도 신공항 건설사업 기본계획(안)에서도 PgM을 적용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정부가 제시한 개항 목표 일이 얼마 남지 않은 만큼 지금 준비하지 않고 나중에 PgM을 도입한다면 효과도 낮고 훨씬 더 큰 비용을 부담할 수 있다. 이제는 가덕도 신공항 건설의 성공적인 사업 수행을 위해 다 같이 지혜를 모아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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