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가 좋아졌다 - (청주공항은 국제공항 명칭에 걸맞게 도쿄, 다낭, 마닐라 등 하늘길이 넓어졌다. 지난해에는 이용객 수 370만 명을 기록, 올해는 470만여 명을 바라보며 국내 공항 중 TOP 5에 등극했다.)
[기고] 오승현 청주시 공보관 주무관
2014년 10월, 필자는 청주시 공무원 임용장을 받았다. 임용식이 끝난 뒤, 대회의실 밖에서 “오승현씨?” 하고 호명하는 소리가 들렸다. 첫 발령지 선배 공무원이 나를 데리러 온 거다. 주차장에는 팀장님이 기다리고 계셨다. 잔뜩 긴장한 채 드린 첫인사에 담배 연기를 뿜으며 화답하셨다. “그러고 보니까 통합하고 첫 신규네.” 10년 전, 임용 첫날의 기억이 이렇게 생생하다. 팀장님 말씀대로 2014년 7월 1일, 청주시와 청원군은 합쳐져 통합청주시로 새 출발했다.
나는 청주 토박이다. 학창 시절 즐거운 기억이 많지만, 청주에 살아서 즐겁다는 느낌은 아니었다. 큰 자부심도 느끼지도 못했다. 다른 도시에서 전학을 온 친구는 청주에 백화점이 없다는 사실에 놀라고, 나름 번화가였던 거리를 둘러보며 시시해했다.
공무원 임용 직후에는 신개발 지역과 원도심 간 불균형 문제도 심각해 보였다. 유치 당시 자랑이었던 청주오송역과 청주공항도 아직 기대에는 못 미치는 듯했다.
하지만 청주는 지난 10년간 변화했다. 청주공항은 국제공항 명칭에 걸맞게 도쿄, 다낭, 마닐라 등 하늘길이 넓어졌다. 지난해에는 이용객 수 370만 명을 기록, 올해는 470만여 명을 바라보며 국내 공항 중 TOP 5에 등극했다. 청주오송역 또한 지난해 1114만 명이 넘게 이용해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원도심은 문화와 감성으로 채워졌다.
소공연장과 디저트 카페, 젊은 감성의 식당들이 자리하며 청년들이 밤낮으로 거리를 채웠다. 마카롱이 한창 유행할 때, 청주 지역 카페들이 마카롱 성지로 떠오르더니, 지금은 전국에서 빵지순례를 온다.
무심천 벚꽃시즌, 야시장은 어린 시절 추억이다. 각종 문제로 인해 사라졌던 야시장은 푸드트럭과 플리마켓으로 돌아왔다. 피크닉존에서 다양한 음식과 함께 무심천 벚꽃 야경을 즐길 수 있게 됐다.
오송과 오창에는 대규모 첨단산업시설이 들어선다. 최근 2년간 기업 투자는 30조에 달한다. 청주시는 10년 동안 좋아졌고 최근 2년은 더 빠르게 좋아졌다. 그만큼 발전에 가속이 붙었다는 의미다. 몇 년 뒤에는 방사광가속기도 가동되고, 광역철도가 청주 도심을 통과한다. 앞으로의 10년이 더 기대되는 이유다.
다시 10년 전으로 돌아가 보자. 2014년 11월, 통합청주시 발전의 결의를 다지는 직원체육대회가 열렸다. 4개 구청 신규직원들은 특별응원전의 임무를 받았다. 나도 무대에서 고무장갑을 끼고 립스틱도 발랐다.
전문댄스학원에서 응원전을 준비한 구청도 있었으며, 매 경기 눈빛들이 타올랐다. 통합 청주시 발전 결의에 다들 진심이었다.
이 진심이 10년 동안 이어졌다고 믿는다. 가장 좋은 방안을 위해 밤새워 기획서를 만들고, 그걸 후배들에게 공유하며 가르친 선배, 빈집에 산처럼 쌓인 쓰레기를 삽으로 치워낸 동 직원 등, 적어도 내 눈에는 그렇다.
시민들도 같았다. 한결같이 집 주변 눈을 치우고 마을 화단에 물을 주시던 할아버지, 동네 낡은 담장들을 새로 칠하고 예쁜 그림도 그려 넣은 청년들, 그리고 시에 중요한 일이 있을 때마다 기꺼이 협조하고 참여해 주신 모든 시민들, 통합 청주시의 지난 10년은 이들 모두가 만들어 낸 결과다.
다가오는 2024년 7월 1일, 그 전후로 10일 동안 통합 10년을 기념하는 행사가 곳곳에서 열린다. 여기 모여 서로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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