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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원특례시의 종합/*김충영의 현미경

[김충영 수원현미경(114)] 수원 행궁동내 ‘매향동’ 마을만들기 사업 발동 걸렸다- 김충영 논설위원 / 도시계획학 박사

[김충영 수원현미경(114)] 수원 행궁동내 ‘매향동’ 마을만들기 사업 발동 걸렸다- 김충영 논설위원 / 도시계획학 박사

기자명김충영 논설위원 입력 2023.06.26 05:35수정 2023.06.26 05:41

매향동을 사랑하는 모임 회원 화합행사(매향사모)모습. 지난 15일 방방카페에서 30여명이 모여 화합의 행사를 갖고 있다. (사진=김충영 필자)

수원시 팔달구 행궁동은 2007년 8월 6일 수원 화성 내 3개 행정동(팔달동, 남향동, 신안동)을 행궁동으로 통합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행궁동은 1789년 사도세자의 묘를 양주 배봉산에서 조선의 최대 길지인 수원 화산(구 읍치)으로 이장할 때 신읍을 팔달산 자락에 건설하면서 조성된 마을이다.

행궁동은 그동안 세계문화유산인 수원화성으로 인해 많은 규제를 받으면서 건축행위가 자유롭지 않게 됨에 따라 침체를 겪어 왔다.

1997년 화성이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면서 수원시는 문화재 복원과 주변지역 정비를 위해 많은 부분을 철거해 주민이 떠나면서 분위기는 더욱 가라앉았다.

수원시는 행궁동을 활성화하기 위해 ‘생태교통수원 2013’을 신풍·장안동 지역에서 추진했다. 이 사업을 통해 마을이 정비되자 관광객이 찾기 시작했고 오늘의 신풍·장안동은 전국적으로 유명한 마을이 됐다.

앞에서 밝힌 바와 같이 행궁동은 팔달동(팔달로, 남창동, 중동, 영동, 구천동), 남향동(남수동, 남향동), 신안동(신풍, 장안, 북수동)이 통합된 동네로 각기 다른 특성을 가지고 있어 행궁동 전체가 뭉치기는 어려움이 있는 마을이었다.

그런데 10년 전 ‘생태교통수원 2013’이 개최 되면서 과거 신안동(신풍·장안동)은 마을 만들기 사업이 활발하게 진행되어 10년 전에 비해 천지가 개벽할 정도로 변화했다.

반면에 과거 팔달동과 남향동은 수원시의 투자도 없었지만 주민들 역시 소극적이어서 크게 바뀌지 않았다. 주민들은 이제 마을이 침체된 원인을 찾기 시작했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했는데 감이 떨어지기만 기다리고 있었음을 알았다.

1911년 매향동 지적도와 1947년 매향동 항공사진. 왼쪽의 1911년 지적도에는 화성박물관과 팔달구청 자리에만 가옥이 보인다. 오른쪽 1947년 항공사진은 크게 변화된 모습은 보이지 않으나 중간 부분에 가옥이 늘어난 것이 보인다. (사진=수원시)

매향동은 신읍 조성 시 화성행궁에서 창룡문으로 연결되는 4대문길이 통과 하는 마을로 현재 팔달구청과 화성박물관 자리에만 마을이 있었다.

한국전쟁이후 도시화가 진행됨에 따라 임야에는 6개 학교가 들어섰고, 전답에 집들이 건축되면서 형성된 화성 내 유일한 ‘주택단지’로 창룡문으로 나가는 옛길을 간직하고 있는 마을이다.

지난 해 11월 초 드디어 매향동 주민들이 마을발전을 위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마을 원로인 송 종 씨가 중심이 되어 마을 주민들과 많은 대화를 하면서 이제 ‘스스로 도와야 한다.’ ‘울어야 젖 준다.’는 위기의식을 갖게 되면서 매향동을 사랑하는 모임(매향사모, 회장 송 종)이 결성됐다.

현재 회원은 50여명으로 4개 통장(행궁동 18통~21통)이 참여하고 있고, 30여개가 넘는 골목의 골목장도 있다. 50여명의 회원 분포를 살펴보면 마을이 생성될 무렵부터 자리 잡은 분이 있는가 하면 20여명은 30년 이상 거주했으며, 대부분 20년 이상 거주했다.

매향사모 회원들의 화단가꾸기 활동모습. (사진=채영자)

현재는 매월 셋째 목요일 저녁 7시에 매향동 방방카페에서 정기 모임을 갖고 있다. 첫째 주, 셋째 주 일요일 아침 8시에 모여 마을 청소와 화단 가꾸기 활동을 하고 있다.

금년에는 첫 사업으로 수원도시재단에서 진행하는 ‘마을 가꾸기 사업’에 ‘꽃씨은행 사업’을 응모하여 현재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꽃씨은행은 매향동 골목에 꽃을 가꾸는 사업으로 가을에 꽃씨를 수확하여 내년에 또다시 꽃씨를 파종한다. 그리고 남는 꽃씨는 수원의 각 마을에 나누어 준다.

매향동을 사랑하는 모임(매향사모)이 마을 가꾸기 사업을 위해 모여 파이팅을 외치는 모습. (사진=김충영 필자)

매향사모가 만들어 지고 수원도시재단의 마을가꾸기 지원 사업을 마중물로 하여 회원들이 그동안 열심히 활동을 했다. 그 결과 마을이 한결 깨끗해지고, 아름다워지면서 밝아졌다고 주민들이 이구동성으로 이야기하고 있어 회원들은 보람과 긍지를 느끼고 있다.

지난 6월 15일에는 매향사모 회원화합 행사를 마을에 있는 방방카페 안마당에서 가졌다.

마을 만들기 사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마을주민들의 소통과 단합이 꼭 필요하다. 매향사모 회원들은 회원 단합행사를 위해 음식은 회원 스스로 만들자는 원칙하에 그동안 많은 준비를 했다.

음식 준비는 부회장을 맡고 있는 채영자 회원과 몇 명의 회원이 했다. 마을의 화청갈비식당에서 배추 겉절이와 채소 샐러드를 만들어 오는가 하면, 어떤 회원은 집에서 요리를 해오고 과일, 막걸리, 음료수 등을 사오기도 했다.

이날 30여명의 회원이 참석하여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소통과 단합의 시간을 가졌는데 매향동이 생긴 이래 이처럼 많은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이런 자리를 한 것은 처음이라며 다들 보람을 느꼈다고 했다.

앞으로 사업은 수원시가 추진하는 ‘손바닥 정원 사업’과 ‘주민참여 예산사업’에 응모하여 마을을 바꾸어 나가겠다고 매향사모 송 종 회장은 주민들에게 설명한다.

또한 다음 달까지는 마을 정체성과 단합을 위해 주제곡을 만들어 다양한 행사에서 부를 예정이라고 했다. 매향동에 자리 잡은 수원예총의 오현규 회장이 작곡하고 작사는 송 종 회장이 했다.

2022년 6월 매향동 일원 항공사진. 위의 1911년 지적도와 1947년을 비교하면 천지개벽한 모습이다. (사진=수원시 항공사진서비스)

매향동은 대다수가 오래 살아온 주민이어서 마을에 대한 긍지와 애정이 많은 만큼 앞으로도 마을 가꾸기를 서두르지 않고 열정을 갖고 오래오래 추진해 간다는 각오다.

세계문화유산을 간직한 매향동의 무한변신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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