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옛 경기도청사에 조성되는 경기도사회혁신복합단지
인근 상권침체 벗어날 효과적인 대책도 시급히 마련돼야 한다
- 등록 2022.10.27 06:00:00
경기도청 모든 부서와 경기도의회가 지난 6월 1일 광교 신청사로 이전했다. 경기도청은 55년 만에, 경기도의회는 30년 만에 팔달산 시대를 끝내고 수원 광교 신청사로 자리를 옮긴 것이다. 광교 신청사로 이전하기 까지 오랜 세월이 흘렀다.
도는 광교신도시의 성공을 위해 도청사를 이곳으로 이전하겠다고 밝혔었지만 재정 상태 때문에 쉽지 않았다. 당시 김문수 전 지사는 이전을 보류하겠다고 발표했다. 광교 입주민들이 단식 농성까지 벌이며 거세게 항의하자 7개월 만에 사업이 재개됐다. 그러나 다음해 또다시 재정난이 심화돼 다시 사업을 중단했다.
광교 입주민들이 거세게 반발했음은 물론이고 김 전 지사를 검찰에 고소하기까지 했다. 남경필 전 도지사가 취임한 후에도 사업을 재개하기로 했으나 이후에도 우여곡절이 있었다. 결국 광교 입주민들의 숙원대로 경기도청사는 광교신도시에 자리 잡았다. 그러나 양지가 있으면 음지가 있다는 말처럼 도청 이전 이후 한숨 속에 사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옛 도청 주변 주민들, 특히 인근에서 음식점 등을 하는 상인들이다.
지금 도청 인근은 활기가 사라졌다. 공무원과 민원인들로 붐볐던 이뤘던 주변 식당에는 손님이 끊긴 지 오래됐다. 몇 달 사이에 유령의 거리가 되고 말았다. 음식점 주인들의 표정도 어두웠다. 이들은 하루 빨리 산하기관이든 사회적 기업이든 입주를 해야 이 지역의 상권이 다시 살아나고 도시 슬럼화를 막을 수 있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면적만 해도 6만5천㎡나 되는 경기도청 옛 청사에 무엇을 넣을 것인가는 지역민들의 큰 관심사다.
김동연 도지사는 선거 과정에서 옛 경기도청사를 사회적 경제 혁신 허브로 활용하겠다고 공약했다. 옛 청사가 사회혁신 복합단지로서 지역 불균형 해소 및 산업 집적의 거점 공간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역할을 강화하고, 도민의 일자리 창출과 생활 향상에도 기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리고 경기도는 24일 옛 경기도청사를 2025년까지 ‘경기도사회혁신복합단지(가칭)’로 조성하고 도민에게 개방하는 내용을 담은 계획안을 발표했다. 근대문화유산인 옛 청사의 외형을 최대한 보존해 역사성을 살리고 내부를 기능적으로 변경하겠다는 내용이다. 옛 청사의 11개 동 가운데 6개 동을 ▲문화예술관(의회동) ▲사회혁신1관(신관) ▲사회혁신2관(구관) ▲아이놀이동(민원실동) ▲스포츠건강동(인재채용동) ▲몰입경험콘텐츠존(충무시설) 등으로 재구성하기로 했다. 도는 일 평균 상주 인원 1000여 명, 유동 인구 1700여 명 이상으로 예상하고 있다. 옛 청사 주변 활성화도 기대하고 있다. 완공 전에도 지역상권을 살리기 위해 도민개방 행사 주기적으로 개최하고, 주요 시설과 공간을 도민에게 대관해 주변 상권을 활성화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지역 상인들은 고개를 내젓는다. 이 상태라면 2025년까지 버틸 여력이 없는데다, 벚꽃 축제나 농산물직거래 장터 등 도민개방 행사를 한다고 해도 일시적이어서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따라서 2025년까지 경기도사회혁신복합단지 조성 추진 계획도 좋지만 당장 상권 침체를 벗어날 효과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상인들을 위한 단기적인 계획을 조속히 마련하기 바란다. 지체하면 이들의 삶이 무너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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