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초 무성한 옛 경기도청사…상권 죽어간다
기자명 박지희 입력 2022.08.11 18:14 수정 2022.08.11 21:35
광교신청사로 이전 후 공실 상태
활용 방안 확정된 것 없이 계획안만 무성
상인들 "상권 다 죽어 죽을 맛…활용안 논의 서둘러달라"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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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많은 사람이 방문해 텐트도 치고 놀던 활기찬 공간이었는데, 지금은 가끔 유령도시 같다는 느낌이 들어요"
경기도청 구청사 정문 앞에서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이미려 팔달산 상인회장의 말이다.
공실이 된 경기도청사 전경. 사진=박지희기자
경기도청 광교 신청사 이전으로 공실이 된 옛 도청사의 구체적인 공간 활용 계획 논의가 지연되면서 인근 상인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청사 이전으로 인해 주 손님층이 빠지며 극심한 경영난을 겪고 있는 데다, 도청 관리 부실 및 정문 앞 도로 공사로 사람이 거의 다니지 않고 있어서다.
경기도는 지난 5월 30일 7주간에 걸친 청사 이전작업을 마치고 광교 신청사에서 본격적인 업무를 시작했다.
도는 청사 이전으로 공실이 된 10개 동 연면적 5만4천74㎡ 규모의 팔달구 구청사에 경기도기록원과 통합데이터센터를 조성하고, 건설본부 등 일부 부서와 도에서 설립한 17개 센터가 입주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김동연 지사도 선거운동 기간 동안 구청사 내에 도내 6천여 개의 사회적 경제 기업을 지원할 사회혁신 복합단지를 구성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했다.
지난 6월 29일 민선 8기 경기도지사직 인수위원회는 "수원 팔달구 옛 도청에 스타트업, 소셜벤처, 사회적 약자, 청년, 지역공동체 문화예술인 등이 입주·참여하는 경기도 차원의 새로운 창업·복합 문화 생태계를 조성하겠다"고 강조했다.
경기도청 구청사 내 주차장 입구에 거미줄이 처져있는 모습. 사진=박지희기자
그러나 계획안만 무성할 뿐 아직까지 구청사 활용방안에 대한 확정된 사안이 없는 상황이다.
이를 증명하듯 11일 오후 찾은 옛 도청사는 마치 ‘죽은 도시’를 보듯 을씨년스러운 분위기를 풍겼으며, 대다수의 주차장은 텅텅 비어있어 휑한 느낌을 더했다.
제3별관 앞 야외 화장실 내부에 붙어있는 화장실 점검표는 언제 작성했는지 모를 희미한 글씨만이 남아있었으며, 화장실 입구 불만 켜져 있을 뿐 각 칸이 모여있는 공간은 들어가도 불이 켜지지 않았다.
운동장의 잔디밭은 발을 넣으면 신발 앞창이 충분히 덮일 만큼 자라 있었으며, 구청사 곳곳에서 거미줄과 쓰레기, 무성한 잡초 등을 볼 수 있었다.
경기도청 구청사 내 도보가 잡초로 뒤덮여 있는 모습. 사진=박지희기자
구청사 앞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김진옥(59)씨는 "구체적인 대안이 없는 상황에서 청사 이전을 추진해 지금 상황이 매우 안 좋다. 오늘 점심에도 2팀밖에 못 받았다. 이 근방 상인들의 상황도 모두 같을 것"이라며 "하루빨리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언제까지 차일피일 미룰 것이냐"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도 관계자는 "구청사 활용 방안에 대해 최근 활발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확정된 사안은 없다"며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구청사를 더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방안을 확정해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박지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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