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과하고… 이해하고… 존중하니… 끝/한 달 파행 끝내는 데 딱 3일 걸렸다
승인 2022-08-07 20:35
경기도의회 양당과 김동연 지사가 손을 잡았다. 한 달 넘게 이어진 도의회-도정 파행이 끝날 듯하다. 도의회 여야 대표와 김 지사의 만남은 4일 있었다. 앞서 도의회 국민의힘 곽미숙 대표가 3일 기자회견을 갖고 임시회 개최 합의를 발표했었다. 회동 후 김 지사는 ‘대승적인 합의를 이뤘고, 추가경정예산안 처리를 포함한 민생 문제를 처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곽 대표는 ‘열심히 하겠다’고 했고, 남종섭 민주당 대표는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양당 수석부대표가 5일 제362회 임시회 소집 요구서를 제출했다. 요구된 임시회 기간은 9일부터 18일까지다. 지각 개원인 만큼 할 일이 많다. 9일에는 의장·부의장 선거, 상임위원 선임,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 선임, 윤리특별위원회 위원 선임, 상임위원장 선거 등을 진행한다. 10일에는 도정과 교육 행정 업무보고, 2022 추경안 제안 설명 등이 이뤄진다. 도민의 원성이 여간 높지 않았다. 정상화에 최대한 속도를 낸다는 각오가 필요해 보인다.
꽉 막혔던 도의회-도정이 급격히 풀려간 것은 3일부터다. 경제부지사로 내정된 염태영 전 수원시장이 양당 대표를 방문했다. 염 내정자는 전임 부지사의 사퇴로 갑작스럽게 선택됐다. 임명 절차에 최소 2주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 그럼에도 내정자 신분으로 의회부터 찾는 성의를 보였다. 앞서 있었던 ‘불미스러운 일’(전임 부지사의 술잔 투척 논란)에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에 피해 당사자격인 곽 대표가 ‘기대한다’고 화답했다.
염 내정자 방문, 국민의힘의 수용, 김 지사와의 환담, 양당의 정상화 선언 등으로 이어진 대화가 물 흐르듯 자연스러웠다. 결국 한 달의 갈등을 푸는 데 걸린 시간은 단 3일로 충분했다. 이 3일의 대화를 관통하는 큰 정서는 ‘존중과 이해’다. 특히 주목되는 게 도의회에 대한 도 집행부의 존중 의사 표시다. 염 내정자가 3일 방문에서 표한 의견에도 그런 부분이 있다. “서구의 자치분권은 의회 중심이다... 충분히 존중하겠다.” 마땅하며 중요한 원칙이다.
우리는 한 달 파행의 책임을 주로 도의회에 뒀었다. 원 구성 거부, 도정 심의 거부 등 현실적 책임이 의회에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의회를 대하는 김동연호 집행부의 자세에도 문제가 있었음을 이 기회에 짚고 갈까 한다. ‘도가 옳고 의회는 따라오라’는 의식이 곳곳에서 보였다. ‘김동연 협치’ 역시, 사전 협의보다는 일단 발표한 뒤 의회에게 선택을 떠넘기는 모양새였다. 맘에 안 든다고 도의원에 술잔을 투척한 파문’이 그 상징적 모습이었다.
이제 끝났고, 정상화로 가기 시작했다. 잘 풀려 갈 것으로 믿는다. 위기가 생기면 이번 ‘대화 3일’의 교훈을 떠올리기 바란다. 그리고 멋진 협치에는 멋진 정무가 선결돼야 한다는 기본을 잊지 말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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