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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의 재탄생⑩] 방치된 산단 폐수처리장의 반전 변신!- 수원 고색뉴지엄

[공간의 재탄생⑩] 방치된 산단 폐수처리장의 반전 변신!- 수원 고색뉴지엄

이채원 기자

등록 2022.06.11 12:25

한 번도 가동하지 못한 채 쓸모없이 방치됐던 산업단지 내 폐수처리장이 지역 예술인과 주민들을 위한 복합문화예술공간으로 다시 태어났다. 눈에 보이는 것 이상의 반전 매력으로 가득한 이색공간 ‘고색뉴지엄’을 찾았다.

수원 고색뉴지엄은 10여 년간 방치됐던 옛 수원산업단지 폐수처리장에 조성된 복합문화예술공간이다. © 경기뉴스광장 허선량

■ 가동하지 못한 채 10년간 방치된 폐수처리장

수원시 권선구 산업로85 수원델타플렉스(옛 수원산업단지). 공장들이 모여있는 산업단지 골목 끝 공영주차장 부지 옆에서 덩그러니 서 있는 건물. 바로 ‘고색뉴지엄(New-Seum)’이다.

2017년 11월 문을 연 고색뉴지엄은 2005년 산업단지 조성할 당시 만들어진 폐수처리장이다.

“옛 수원산업단지가 조성되면서 설치된 폐수처리장이에요. 하지만 이곳 산단이 전자, 전기, 기계조립, 인쇄, 지식산업 등 폐수 배출이 없는 첨단업종으로 재편되면서 이 폐수처리장은 한 번도 가동한 적이 없죠.”

수원시 기업지원과 임지연 주무관은 고색뉴지엄의 과거에 대해서 이렇게 설명했다.

폐수처리장이지만 처리할 폐수가 없었던 이곳은 단 한 번도 본연의 역할을 하지 못한 채 10여 년간 방치됐다.

그렇게 죽은 공간이었던 이곳이 다시 활력을 찾게 된 것은 지난 2015년 수원시가 문화체육관광부의 ‘폐산업시설 문화재생사업’ 공모에 선정되면서다.

수원시는 국·도비를 지원받아 395억 원을 들여 이곳을 지역주민을 위한 복합문화공간으로 리모델링했다.

고색뉴지엄 1층 상설전시장. 산업단지 내 위치한 전시장답게 수원의 산업 역사를 살펴볼 수 있다. © 경기뉴스광장 허선량

■ 수원의 산업사를 한눈에 감상 가능

고색뉴지엄은 연면적 1,810㎡, 지하 1층·지상 3층 규모로, 전시장과 체험·아카이브, 교육체험실, 어린이집, 사무실, 작품저장창고 등을 갖췄다.

우선, 1층 입구로 들어서면 오른편으로 수원의 산업사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상설전시관이 있다. 3개의 벽면으로 이뤄진 상설전시관은 한자리에 서서 감상이 가능할 정도다.

크지 않은 공간에 ‘과연 이렇게 좁은 곳에서 또 다른 전시가 가능할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우려의 마음을 안고, 지하 1층으로 내려갔다.

고색뉴지엄 지하 1층 안내데스크 앞 독서 공간. 누구나 편하게 방문해 책을 읽으며 쉬었다 갈 수 있다. © 경기뉴스광장 허선량

■ 땅 밑에서 만나는 전시관의 반전 매력

그렇게 만난 고색뉴지엄의 지하 1층은 반전 그 자체였다. 원통형의 거대한 약품 탱크와 그 사이로 뻗은 기다란 통로 등 예측할 수 없는 순간 나타난 커다란 공간은 마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동화 속 앨리스가 토끼를 쫓아 작은 굴을 지나 만나게 되는 이상한 나라를 보는 듯했다.

고색뉴지엄 지하 1층에 내려가면 거대한 약품 탱크 2개가 관람객을 맞는다. © 경기뉴스광장 허선량

“고색뉴지엄 외관만 봐서는 일반 건물과 크게 다를 게 없어요. 이곳이 과거 폐수처리장이었다는 사실도 알 수 없죠. 하지만 이곳 지하 1층에 내려오면 폐수정화시설이 그대로 있어요. 단 한 번도 가동한 적은 없지만요.”

거대한 약품 탱크 사이로 난 기다란 통로 벽면에는 배관과 배수펌프가 그대로 남아있어 이곳의 정체성을 보여준다.

고색뉴지엄 지하 1층 통로 벽면에는 배관과 배수펌프가 그대로 남아있다. © 경기뉴스광장 허선량

■ 작가의 상상력에 따라 달라지는 전시관

“고색뉴지엄 전시 공간의 특징은 작가에 따라 공간의 활용도가 천차만별인 점이에요. 그러다 보니 같은 전시 공간이지만 작가의 상상력에 따라 전혀 다른 공간으로 느껴지기도 하죠.”

복도 같은 긴 통로 역시 작품 전시 공간의 한 부분이다. 현재 진행 중인 <Happy choice; 동상이몽> 전시에서는 복도 벽면을 활용해 관객들의 참여를 유도하고 있었다.

통로 끝에 도착하면 고색뉴지엄의 메인 전시 공간이 나온다. 427㎡의 메인 전시 공간은 흔히 볼 수 있는 하얀 벽면의 일반 전시 공간과는 다른 모습이다. 짙은 콘크리트 벽면과 어두컴컴한 공간 사이로 건물을 지탱하는 거대한 기둥들이 서 있다.

고색뉴지엄의 메인 전시 공간. 뚫린 천장을 통해 자연스럽게 빛이 들어온다. © 경기뉴스광장 허선량

중간에 뚫린 천장을 통해 자연스럽게 빛이 들어왔다. 작품을 비추는 자연광이 마치 일부러 조명을 켠 듯한 느낌이다.

임지연 주무관은 “일반적인 전시관과는 다르지만 바로 그 점 때문에 이곳을 찾는 이들이 있다”며 “독특한 공간으로 입소문이 나면서 촬영장소 문의도 많다”고 전했다.

고색뉴지엄 메인 전시 공간에서 만난 작품들. © 경기뉴스광장 허선량

고색뉴지엄 전시 공간은 작가에 따라 다양한 공간 연출이 가능한 게 특징이다. 사진은 지난해 11월에 전시한 ‘정희정 개인전 눈먼 풍경’(윗줄)과 올해 4월과 5월에 각각 열린 ‘레데츠키 안드리안 개인전’(좌), ‘박철호 개인전 유사 종교적 체험을 위한 폐기물들’(우) 모습. © 고색뉴지엄

■ 젊은 예술인을 위한 오아시스 같은 공간

독특한 공간 연출로 작가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고색뉴지엄은 전시에 목마른 젊은 예술인들에겐 그야말로 오아시스 같은 곳이다.

시설 대관은 ‘일반대관’과 ‘전시공간지원’을 통해 이용할 수 있다. 일반대관은 보통 상·하반기로 나눠서 신청받는다. 2주 단위로 프로그램이 진행되며 개인전과 단체전 등을 전시한다.

별도의 비용이 들지 않고 만 19세 이상 예술인이라면 누구나 지원 가능하다. 수원시에서 활동한 예술인이라면 심사 시 가점을 부여하고 있다.

전시공간지원은 교육, 체험, 워크숍 등 전시와 연계한 프로그램 운영을 필수로 요구한다. 예산을 들여 기획 및 복도 전시실에 5주 단위로 대관하는 방식이다.

◾주소: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산업로 85

◾운영시간: 월~토 10:00~18:00(17:30분 입장 마감)

◾휴관일: 매주 일요일, 법정공휴일, 설·추석 연휴

◾홈페이지: https://blog.naver.com/gosaeknew

◾문의: 031-228-3441~2

■ 수원 고색뉴지엄 기획전시-Happy choice; 동상이몽

Happy choice; 동상이몽 © 경기뉴스광장 허선량
고색뉴지엄에서는 오는 28일까지 <Happy choice; 동상이몽> 전시회가 열린다. 양은진, 이진 등 2명의 남녀 작가가 행복을 바라보는 서로 다른 남녀의 시선을 작품에 담았다.
특히 이 전시는 단순히 작품을 보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작가가 구성한 전시와 연계해 관객이 참여할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이와 관련해 문의는 031-228-3442로 하면 된다.
◾전시기간 : 06.02.(목) ~ 06.28.(화) ※휴관 일요일
◾전시시간 : 10:00~18:00
◾전시장소 : 고색뉴지엄 지하 1층 전시공간
◾이용료 :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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