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인년, 수원특례시로 새롭게 발돋움하는 수부도시- 김훈동 시인 · 전 경기적십자사 회장
기자명 김훈동칼럼 시인·전 경기적십자사 회장
승인 2021.12.29 14:30
김훈동 시인 · 전 경기적십자사 회장
검은 호랑이의 해 2022년 임인년 새해 아침이다. 한반도의 형상을 대륙(大陸)을 향해 뛰어오르는 호랑이 모습으로 비견한 대한민국이 아닌가. “범 내려온다.”는 도쿄올림픽 선수촌에 내건 슬로건(slogan)처럼 호랑이는 예로부터 벽사(辟邪)의 의미가 있다. 코로나 역병을 쫓아내어 경제가 제 궤도에 올라서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수원은 역사와 사람을 품은 도시다. 수원의 가장 큰 힘은 수원이다. 1월13일 수원시에서 수원특례시로 새롭게 항해를 시작한다. 새해 화두는 ‘신종모시(愼終謨始)’다. 이루다는 뜻을 가진 삼갈할 신(愼),끝날 종(終)에 계획한다는 뜻인 꾀 모(謨)에 처음 시(始)다. ‘맺음을 중시하며 새로운 시작을 계획하자’는 의미다. 시민이 가까이하기엔 다소 어려운 낱말인 듯싶다. 125만 수원특례시민들의 무사안녕(無事安寧)을 기원한다.
특례시는 자치분권의 상징어다. 수원시가 선두에 서서 그 기치(旗幟)를 올렸다.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으로 시민의 숙원을 이뤘다. 특례시가 확정된 날 염태영 시장은 “위대한 시민이 위대한 역사를 만들었다.”라고 감회를 밝혔다. 도심 곳곳에 특례시 경축 현수막이 걸리고 시민 모두가 환호했다. 서울에 있던 경기도청 수원이전 이후 수원시의 큰 획을 그은 역사적 쾌거다. 하지만 기대만큼 정치권은 응답을 하지 않았다. 실제로 내용에서는 미완(未完)의 특례시다. 국회나 정부가 다른 도시의 눈치를 보노라고 수원시가 내걸었던 실효적인 특례시 알맹이에는 눈을 감았다. 7년 여정 끝에 이제 광역시에 준하는 행정⦁재정적 권한을 가진 지방정부가 됐다.
새해들어 반가운 소식이 잇달았다. 먼저 지난 1년간 예비문화도시에서 수원특례시가 정부로부터 ‘문화도시’로 확정됐다. ‘서로 살피고 문제에 맞서는 문화도시 수원’을 내세웠다. 다양한 생활권역의 풍부한 문화자원이 시민이 원하는 문화활동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한 점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앞으로 5년간 최대 국비 100억이 지원되어 시민의 문화적 삶의 질을 높이게 됐다. 2019년부터 시작된 문화도시는 이제까지 18개 도시가 선정됐다. 특히 이번에는 16개도시가 경합하여 수원특례시를 비롯하여 6개 도시가 지정됐다. 시민이 주도하는 도시문화를 어떻게 만들어 가야 할지를 시민과 함께 공유하길 바란다.
때마침 옛 연초제조창 공간인 정자동 111번지에 새로운 복합문화공간이 들어섰다. ‘111CM’다. 영문 CM은 커뮤니티(community), 공동체를 뜻한다. 시민들의 자유로운 상상의 바람을 불러일으키는 공유의 문화공간이다. 다양한 교육과 체험이 열리고 전시와 문화행사로 가득 채워져 문화와 예술 향유(享有)의 장으로 운영돼야 할 것이다.
다음은 서수원 주민들의 오랜 숙원이었던 신분당선 광교~호매실까지 10.1km 연장 사업이 확정⦁고시됐다. 전 구간 복선화(複線化)다. 기존 광교중앙역에서 우만동~조원동~화서동~금곡동 등 모두 4개 정거장에 총사업비 9천657억 원이 투입되어 신설된다. 올해부터 2023년까지 기본⦁실시설계⦁시공자 선정 등을 거쳐 2024년 착공할 계획이다. 다만 아쉬움은 교통혼잡도가 증대되고 있는 구운오거리 일대에 구운역 신설이 빠졌다. 주민 불편 해소를 위해서도 구운역이 추가로 들어설 수 있도록 국토부와 계속 협상을 이어가길 바란다.
시민들이 그토록 열망하던 특례시에 거는 기대는 자못 크다. 공직자들의 직급상승이나 숫자 늘리기에 힘쓰지 말고 시민들의 삶을 어떻게 하면 광역시에 버금가는 혜택을 줄 수 있는가에 역점을 둬야 한다. 일부 시민들은 특례시가 되면 공직자는 좋지만 시민들이나 상공인들은 세금부담이 더 커질 것이라는 시각을 갖고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시민들은 작은 지방정부를 원한다. 눈더미처럼 늘어나는 각종 명목의 세(稅)부담 때문이다. 중소도시에 포함되어 불이익을 봤던 기초생활보장이 이제 광역시 수준으로 되어 수급자 혜택이 넓어졌다. 수원특례시 1호 혜택이다. 미래는 현재 우리가 무엇을 하고 있는가에 달려 있다. 수원특례시의 미래는 시민들의 선택에 달렸다. 시민을 앞세우는 시정철학으로 많은 업적을 쌓은 3선 염태영 시장은 6월 하반기에 임기를 마치고 다음 정치 일정을 준비할 듯하다. 바통(baton)을 이어받는 수원특례시장은 6월1일 탄생한다. 펼쳐갈 일이 많다. 그만큼 어깨가 무거울 것이다. 수원특례시가 출범하는 2022년 임인년, 코로나로 멈췄던 125만 시민의 일상이 바로 세워지는 새해가 되길 기대한다. 모두 희망을 품고 움츠렸던 기지개를 활짝 펴자.
김훈동칼럼 시인·전 경기적십자사 회장 new1suwo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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