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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청약하러 모델하우스 줄 서니? 난 손가락으로 다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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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 앱, 못 하는 게 없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입력 2021.11.16 03:00

정명기 GS건설 분양관리팀장(오른쪽)과 직원들이 ‘자이 앱’을 활용한 마케팅 방안과 관련해 회의하고 있다. /서준석 땅집고 기자
지난해 GS건설이 자체 개발한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자이 앱(Xi App)’. 메인 화면 ‘분양’ 탭을 손끝으로 터치했더니 인천 연수구 ‘송도자이더스타’, 경기 광주시 ‘오포자이오브제’ 등 현재 GS건설이 분양 중인 아파트와 오피스텔 목록이 한 번에 촤르르 펼쳐졌다. ‘내 단지’ 탭을 클릭해 사용자가 현재 살고 있는 자이 아파트를 등록하면 헬스장·스크린골프장·독서실 등 단지 내 커뮤니티 시설도 원격 예약할 수 있다.
최근 건설업계에 모바일 앱을 활용한 마케팅 전쟁이 한창이다. 대형 건설사마다 경쟁적으로 아파트 앱 개발에 뛰어드는 양상이다. 기능도 하루가 다르게 진화하고 있다. 초창기 단순한 분양 정보 제공 기능에서 벗어나 청약·계약·입주 서비스로 확장됐다. 이뿐만 아니다. 다양한 부가 서비스도 등장했다. 아파트 단지별 공정률, 이른바 ‘줍줍’(무순위 청약) 접수, 아파트 시설 원격 제어, 부동산 정보 제공 등이 대표적이다. 주택 마케팅 회사인 미드미디앤씨 이월무 대표는 “코로나19 여파로 건설사들이 비대면 마케팅 창구로 자체 개발 앱을 더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했다”며 “앱에 다양한 기능을 갖출수록 기업 경쟁력과 이미지를 높일 수 있다고 판단해 건설사마다 차별화된 앱 서비스 개발에 총력을 다하는 분위기”라고 했다.
◇'자이 앱’ 업계 1위… ‘줍줍’ 신청·분양 대금 조회도 가능
국내 아파트 앱의 선두 주자는 GS건설이 개발한 ‘자이 앱(Xi App)’이 꼽힌다. 워낙 기능과 서비스가 다양하고 사용자 편의성도 뛰어나 인기가 높다. 지난 15일 기준 누적 다운로드만 115만6500여 회에 달한다. 라이프스타일 카테고리 부문에서 구글플레이스토어 기준 22위, 앱스토어 기준 110위로 압도적인 업계 1위다. 기존 앱 다운로드 사이트 인기 순위에서 건설사 아파트 앱이 이름을 올린 경우가 없었던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다.

누적 다운로드 수 약 115만회로 건설업계 1위를 기록 중인 자이 앱에선 아파트 무순위 청약 신청뿐 아니라 분양 대금 납부 현황·새 아파트 분양 정보 조회 등이 가능하다.
자이 앱 개발을 주도한 정명기 GS건설 분양관리팀장은 “지난해부터 ‘자이 앱’을 통해 무순위 청약을 받으면서 앱이 본격 활성화하기 시작했다”고 했다. 그동안 아파트 무순위 청약을 신청하려면 모델하우스를 찾거나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서 공동인증서 확인을 거쳐야 했다. 그런데 자이 앱에선 클릭 몇 번만으로 청약이 가능해진 것. 지난해 12월 서울 은평구 수색증산뉴타운에 짓는 ‘DMC파인시티’ 1가구 무순위 청약을 자이 앱으로 받은 결과, 29만8000여 명이 몰려 청약 마감을 1시간 연장하기도 했다.
수분양자는 계약금·중도금·잔금 등 분양 대금 납부 현황도 손쉽게 알 수 있다. GS건설이 분양하는 모든 새 아파트 정보를 비롯해 모델하우스 방문 예약, 단지별 잔여 가구, 분양권 전매 여부도 모두 자이 앱에서 확인 가능하다.
◇앱으로 난방·조명 제어… 아파트 헬스장도 예약
아파트 입주자를 위한 전용 앱 개발도 활발하다. 앱을 통해 주택 내부 조명·난방·가스 등 시설을 원격 제어하고, 단지 내 커뮤니티 시설을 예약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최근 짓는 새 아파트에는 전자 센서를 부착한 IoT(Internet of Things·사물인터넷) 제품도 여럿 나왔다. 입주자가 스마트폰 하나로 집 안 모든 제품과 공간을 편리하게 이용하도록 한다.
대우건설이 개발한 ‘푸르지오 스마트홈’ 앱은 전자제품 제어, 공용 공간 예약뿐 아니라 단지 내 일상 정보도 제공한다. 입주자대표회의가 정한 공지 사항이나 입주민 불편 신고도 가능해 주민 커뮤니티 기능을 담당한다. 가구마다 에너지 사용량과 관리비도 조회 가능하다. 삼성물산의 래미안 아파트에 거주한다면 ‘헤스티아’ 앱을 이용할 수 있다. 입주 전 사전 점검일을 예약하고, 시공 하자와 불편 사항은 사진을 첨부해 회사 측에 바로 알릴 수 있다. 애프터서비스(A/S) 처리 과정도 실시간으로 보여준다.
GS건설은 입주자가 단지 내 커뮤니티시설 이용을 예약할 수 있는 ‘자이안 비(Xian VIE)’ 기능을 앱에 탑재했다. 피트니스센터, 실내 골프연습장, 독서실 등 원하는 시설을, 원하는 시간에 예약할 수 있다. 세차, 카셰어링, 세탁, 어린이 돌봄, 반려동물 산책 등 컨시어지 서비스까지 앱으로 신청 가능하다. 정 팀장은 “지난달 분양해 이달에 정당 계약을 진행하는 ‘오포자이오브제’부터 앱에서 ‘전자계약 서비스’를 통해 분양 계약도 비대면으로 진행할 예정”이라며 “앞으로 소비자 편의를 높이기 위해 앱 기능을 더 업그레드할 방침”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