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60년 만에 돌아온 흑룡의 해다. 흑룡은 비바람의 조화를 부리는 상상의 동물이며 변화무쌍한 신비와 신령함이 함께하는 영물이다. 십이 간지 중에서 다섯 번째인 용(龍)은 봄을 상징하고 비를 관장해 부귀와 풍요를 의미하는 길조의 수호신이다. 따라서 실존하는 어떠한 동물보다도 최고의 권위를 지닌다. 그런데 용이 하늘로 승천하려면 반드시 물이 있어야 한다. 따라서 물의 고장인 수원은 흑룡해가 특히 남다르다. 이러한 의미에서 수원시는 올해 시정 운영의 각오를 담은 사자성어로 용이 바람과 구름을 만나 하늘로 비상한다는 ‘풍운지회(風雲之會)’로 정했다. 물의 고장 수원시가 흑룡해에 하늘로 비상한다는 뜻이다. 수원은 물의 고장이다. 부족국가 시절인 삼한시대 수원은 마한 54개국 중 하나인 ‘모수국(牟水國)’이었다. 모수국은 물의 중세어로서 물로 둘러싸인 고장, 즉 물이 많은 ‘물나라’라는 의미이다. 또한 삼국사기 기록에 의하면 고구려시대엔 매홀군(買忽)이라 불렀는데 ‘매’는 ‘물’을, ‘홀’은 ‘골’을 나타내는 말로 매홀은 ‘물골’이란 뜻이다. 통일신라 경덕왕 때인 757년에는 수성(水城)이란 이름으로 불리다 고려 충선왕 때인 1320년 수원부가 설치되면서 수원(水原)으로 불렸다. 물이 많은 수원은 곳곳에 망포(網浦), 인계(仁溪), 원천(遠川), 천천(泉川), 구천(龜川), 지(池)동과 같이 물과 관련한 땅이름들이 많이 존재한다. 이러한 물과 관련된 땅 이름에 용(龍)자가 같이 들어가는 곳은 대부분 풍수지리상 명당으로 손꼽힌다. 특히 못이나 우물 등의 이름에 용(龍)자가 들어간 곳은 대개 용이 승천했다는 전설을 가지고 있다. 사실 어원상 용(龍)은 그 자체가 물과 관련이 깊다. 즉, 용의 고유어가 ‘미르’여서 ‘므리’라는 ‘물’의 고대 어형과 매우 유사하기 때문이다. 우리 수원에도 용과 관련된 지명으로 용지(龍池) 또는 용연(龍淵)이라고 부르는 연못이 있다. 용지 절벽 위에 있는 방화수류정은 화성 시설물 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건축미를 지닌 건물이다. 용의 머리와 같은 모습을 하고 있어 일명 용두각이라고 불리며 용두암으로도 부른다. 그 외 이곳에 살던 이무기가 용이 됐다고 해서 불리는 장안구 상광교동 용머리(龍頭)지역, 머리가 아홉 달린 용이 이 동네에서 구름을 타고 승천했다는 구운동 등이 대표적으로 용과 관련된 수원 지명이다. 60년 만에 돌아온 흑룡의 해를 맞이하여 물의 고장 수원시는 하늘로 비상하고자 한다. 수원시는 우리나라 230여개 기초지방단체의 대표 도시로써 좋은시정위원회, 참여예산제, 시민배심원제, 시민참여 도시계획과 마을르네상스 등의 다양한 정책으로 주민자치와 분권을 앞당기고 있다. 그리고 3개의 행정구역으로 나누어진 화성·오산·수원의 단일 생활문화권 복원으로 국제적인 도시경쟁력과 행정효율성을 높이려 한다. 또한 기후변화시대를 맞아 탄소 감축에 앞장서고 쾌적한 도시환경을 창출하여 동북아 대표 환경수도를 완성하고 있다. 아울러 주민이 참여하는 마을만들기와 다양한 도시재생사업으로 기존도시와 신도시의 균형발전은 물론 110만 수원 시민의 종합적인 삶의 질 향상을 꾀하고 있다. 정조대왕과 다산 정약용이 꿈꾸던 효와 실학도시로서 수원시는 흑룡의 해를 맞아 행정과 시민사회의 다양한 주체들의 협력을 바탕으로 수원에 사는 것이 자랑스러운 도시로 비상하고자 한다.
이재준/수원시 제2부시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