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른 공공기관 이전, 한숨 쉬는 지역상권 "점심 매출 30% 급감"
도보건환경연구원 떠나자 파장동 골목상권 매출 직격타
한은 경기본부 부지 구체적 사용계획 無
등록 2021.09.07 06:00:23
▲ 수원시 장안구 파장동에 위치한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 구청사 (사진=편지수 기자)
수원시 구도심에 있는 공공기관이 잇따라 신청사로 이전하면서 주변 상인들의 한숨이 커지고 있다.
6일 오전 취재진이 찾은 수원시 장안구 파장동 먹자골목 일대는 평일 점심시간을 앞두고 한산했다. 광교산 등산로로 이어지는 길 내내 다양한 음식점들이 들어서서 ‘파장천 맛고을’로 불리는 골목이지만 오가는 사람이 적어 쓸쓸한 분위기마저 풍겼다.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은 지난 1989년부터 파장동에 있는 구청사를 사용해오다가 지난해 6월 수원시 권선구 금곡동에 위치한 신청사로 이전했다. 이후 파장동에 위치한 도보건환경연구원 구청사 부지 및 건물은 약 1년 가까이 비어있는 상태다.
경기도 보건환경연구원에 따르면 현재 근무 인원은 약 234명에 달한다. 200여명이 넘는 직원과 도보건환경연구원 특성상 출입하던 외부인구까지 빠져나가며 지역 상권의 타격이 컸다.
경기도평생교육진흥원 평생교육본부가 지난 7월 입주했으나 근무자는 24명으로 도보건환경연구원 직원 수의 10분의 1 수준이다.
지난 21년간 콩·두부요리 전문점을 운영해온 김모(50)씨는 “국세연구원, 국가공무원연수원 등이 이전했을 때 매출의 20%가 줄어 힘들었는데, 지난해 보건환경연구원이 떠나면서는 거의 10% 이상 줄어든 것 같다”고 한숨을 쉬었다.
8년차 카페 사장 이모(32)씨는 “근처 직원들부터 고정 손님이 줄어드니 점심 매출만 30~40%는 줄어들면서 타격이 컸다. 외부기관에서 출장 오거나 미팅을 하는 유동인구도 줄어들면서 오후에도 매출이 줄었다”며 “평생교육진흥원 입주 소식에 기대했지만 직원 수도 20여명 정도고, 도보건환경연구원 때와 달리 외부인들도 많이 오가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수원시 장안구 영화동에 있는 한국은행 경기본부 역시 광교신도시로의 이전을 앞두고 주변 상인들의 시름이 크다. 한은 경기본부 직원 수는 약 50여명 내외지만, 화성행궁과 맞닿아 있어 개발이 제한되면서 낙후된 영화동의 대표적인 공공기관으로 손꼽혀왔다.
지난 20년 동안 영화동에서 슈퍼마켓을 운영해 온 박모(70대)씨는 “은행 다니는 사람들이며 찾는 사람들이 모두 빠지면 더 힘들지 않겠나”며 “이전한다는 소식은 예전부터 있었는데 빨리 뭐라도 들어오는지 알려줘야 우리 상인들도 대책을 세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한국은행 경기본부 관계자는 “처분 계획을 세워야만 하는데 지금은 이전부터”라며 “아직 구체적으로 부지 사용 계획은 나온 게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공공기관 이전으로 인해 침체된 지역상권을 살리기 위해서는 지자체 차원에서 새로운 공공기관의 입주를 서두르거나 자체적으로 도시 재생 사업을 고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영화동 일대를 살펴보니 소규모 상권들이 군집해서 문화를 형성하는 것도 한정적이고 인근에 화성행궁 등 문화재가 있어 개발에 있어 핸디캡이 있는 지역”이라며 “주변 환경들을 가꾸면서 생활형 SOC 등 사람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문화시설이 들어서는 방안 등을 고민해봐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편지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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