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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탈HWP 선언하고 한컴 'HWPX' 쓰기로…"방역DB 관리"

경기도, 탈HWP 선언하고 한컴 'HWPX' 쓰기로…"방역DB 관리"

임민철 기자입력 : 2021-05-21 09:02

아래아한글 문서 hwpx 단계적 전환…한컴과 업무협약

서버 자동저장 심층역학조사서에 적용…전국확산 추진
이재명 경기도지사 발표 'odt·pdf로 표준화' 방향 선회

이재명 경기도지사. [사진=경기도 북부청 제공]

 

7개월 전 '탈(脫) hwp'를 선언한 경기도가 한글과컴퓨터의 개방형 문서 형식 'hwpx'를 활용해 방역데이터를 관리한다. 기계판독형 문서 형식인 hwpx로 방역 관련 문서를 작성해 데이터베이스(DB) 구축을 자동화한다는 계획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한글과컴퓨터는 지난 20일 경기 성남 한컴타워에서 경기도와 '개방형 문서 표준 형식을 활용한 방역데이터의 효과적인 수집과 활용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양측은 이번 협약에 따라 경기도 방역데이터를 기계판독형 문서형식인 hwpx로 생성해 관련문서의 자동 DB화를 지원한다. hwpx로 방역데이터 관리모델을 구축하고 한컴오피스 웹을 활용한 확진자 공개 동선 데이터 수집·활용 모델을 만든다. 이 모델 활용성을 검증하고 전국 확산에 협력한다. 경기도에서 생산하는 아래아한글 문서 형식을 기존 hwp에서 hwpx로 전환하고 활용하는 데 협력한다.

한컴 측 설명에 따르면 경기도는 이미 심층역학조사서 DB시스템을 통해 도내 각 시군이 작성한 심층역학조사서를 hwpx로 변경하고 자동으로 서버에 저장하고 있다. 경기도는 이 모델을 전국에 확산하기 위해 정부에 제안할 계획이다. 한컴은 전국에서 작성해 질병관리청에 보고되는 심층역학보고서가 hwpx로 변경되면 방역데이터를 효과적으로 수집하고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양측은 또 경기도 시·군 내 보건소 확진자 공개 동선 데이터 작성과 수집에 웹오피스 솔루션 '한컴오피스 웹'의 동시편집 기능을 활용해 방역업무 생산성을 높인다. 방역데이터를 넘어 경기도가 생산하는 아래아한글 문서를 hwp에서 hwpx로 단계적으로 전환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협력한다.

임문영 경기도 미래성장정책관은 "이번 협약은 민관이 방역정보의 효과적인 데이터화를 위해 국내 개방형 문서 표준을 활용하는 첫 사례"라며 "코로나 방역을 위해 필요한 데이터의 효과적인 활용방안을 마련해 주민의 복리 증진과 과학적인 방역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김대기 한글과컴퓨터 총괄부사장은 "경기도의 코로나19 방역 정보 데이터화에 머신리더블한 개방형 문서 표준 형식이 기여한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며 "경기도의 우수한 방역 사례가 전국적으로 확산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협력체계를 구축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당초 경기도는 내년까지 국제표준 문서 형식 '오픈도큐먼트텍스트(odt)'로 업무환경을 표준화하면서 한컴의 아래아한글 기본 문서 형식인 'hwp'를 퇴출키로 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작년 10월 도지사 연설문 등 일부 문서의 odt 형식 채택을 포함하는 '경기도 디지털 표준화 추진 계획' 내용을 일부 공개하면서 이 방침을 밝혔다.

hwp 문서 내용은 한컴오피스를 사용하지 않는 사용자 환경이나 다른 컴퓨터 기반 자동화시스템에서 특수한 방법을 쓰지 않고는 열리지 않기 때문에, 검색과 가공이 어렵다. 소위 '기계판독형(machine readable)' 형식이 아니다. 오랫동안 이같은 비판을 받아 왔던 hwp 형식이 공공기관의 문서 작성·배포에 쓰이면서 공공데이터 공유·확산에 발목을 잡아 왔다.

이런 이유에서 이 도지사는 hwp 형식을 버리고 "클라우드 시대의 웹문서 작성 프로그램과 오픈 소프트웨어 도입을 확대해 내년까지 디지털 문서의 표준화를 이루겠다"면서 도 홈페이지, 산하기관의 웹서비스 첨부 문서에 odt와 pdf 형식을 쓰고 이를 순차 확대하기로 했다. 이는 hwp 문서 작성 전용 프로그램처럼 쓰이는 '한컴오피스'의 퇴출로 이어질 수 있었다.

한컴은 올해 4월 기본 문서 저장형식을 hwp에서 hwpx로 바꾸기로 했다. 이미 사용 중인 윈도용 한컴오피스에 문서 저장형식 기본값을 hwpx로 바꾸는 설정을 제공하는 사용자 업데이트를 배포했다. 새로 윈도용 한컴오피스를 설치할 때 문서 저장 형식 기본값을 hwpx로 지정할 수 있는 단계를 추가했다. hwpx 문서 형식을 ISO 국제표준으로 만들겠다고 나섰다.

당시 한컴 측은 "디지털전환이 가속화됨에 따라 전자문서 데이터의 중요도가 더욱 높아지고 있는 만큼, 아래아한글을 머신리더블한 hwpx로 변환해 전자문서 국제표준화를 선도하고 활용도를 더욱 넓혀 나가겠다"면서 "한국전자문서산업협회와 함께 국제표준화기구(ISO)에 hwpx를 국제표준으로 지정하기 위한 협력도 추진한다"고 밝혔다.

hwp와 함께 퇴출될 뻔한 한컴오피스는 이번 한컴·경기도의 방역데이터 관리 문서 협약으로 지속 활용될 수 있게 됐다. 다만 hwpx 형식으로 업무용 문서 형식을 표준화한다면 도지사가 당초 선언한 odt 기반 업무환경 표준화 계획과는 거리가 생길 수 있다. 현재 hwpx 형식은 사용자가 한컴오피스를 써야 작성·열람할 수 있기 때문에 odt 형식보다 덜 개방적이다.

hwpx는 한국산업표준(KS X 6101)에 정의된 '개방형 워드프로세서 표시언어(OWPML)' 규격에 따라 XML 기반으로 구현한 형식이다. 본문의 텍스트·수식·도표·함수·매크로 등 모든 서식과 기능이 적용된 문서를 다루려면 한컴오피스나 별도 프로그램이 필요하지만, 그게 없이도 빅데이터 분석과 인공지능(AI) 학습용으로 활용하기 위한 데이터 분류·추출은 가능하다.

 

임문영 경기도 미래성장정책관(왼쪽)과 김대기 한글과컴퓨터 총괄부사장. [사진=한글과컴퓨터 제공]



임민철 imc@ajunews.com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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