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뉴스]이재명이 말하는 '기본주택'…도대체 어떻길래?

[딥뉴스]이재명이 말하는 '기본주택'…도대체 어떻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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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7-26 06:00 | CBS노컷뉴스 윤철원 기자

같은 역세권인데…임대료·보증금은 절반 이하 신도시 1급지 4인 74㎡…월세 57만원, 보증금 5700만원 입주 가능 GH 이헌욱 사장 "최대한 공정한 배분 방식 고민" 아직 장밋빛 청사진…이재명 "정부 협력 절실" '재정악화' 국토부 시큰둥·· 경실련 "조직논리에 본연의 임무 망각"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내놓은 '기본주택'은 한 마디로 30년 이상 거주할 수 있는 장기 전·월세주택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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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기본소득'처럼 모든 사람에게 다 주는 건 아니다. 대신 모든 '무주택자'가 대상이다. 이때 소득이나 자산, 나이 등 기존 공공임대주택들의 제한 조건들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그냥 무주택자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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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주택자라면 특히 수도권에 살고 있거나 혹은 앞으로 살 계획이 있다면, 언제, 어떻게, 얼마를 내고 들어가 살 수 있는지 궁금할만한 구체적인 입주 조건들을 살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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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주택도시공사 전경(사진=연합뉴스)

◇ 같은 역세권인데…임대료·보증금은 절반 이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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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주택의 최대 장점은 입지다. 현 정부 주택공급정책의 핵심 지역인 3기 신도시내에서도 역세권 등 중심가에 조성된다. 광역교통망을 이용한 서울 접근이 가장 용이한 지점에 기본주택이 들어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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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는 우선 하남 교산지구내 4800가구를 비롯해 과천 과천지구와 안산 장상지구, 용인 플랫폼시티 등에 1만 가구 이상의 기본주택을 공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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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기본주택은 혼자 살든, 둘이 살든 그 이상이 살든 상관없다. 가구원수에 따라 전용면적 22㎡(1인)~84㎡(5인)로 다양하게 공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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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신도시내 역세권 등 요지에 위치한 기본주택의 임대료와 보증금은 얼마나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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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는 임대료의 경우 가구별 중위소득 20%를 상한선으로 정했다. 2020년 기준으로 산출하면 1인 가구 35만원, 2인 60만원, 3인 77만원, 4인 95만원, 5인 115만원을 넘지 않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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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증금은 1~2인 가구는 임대료의 50배, 3인 이상 가구는 100배로 책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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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임대료가 낮지 않다는 지적이 나왔지만, 경기주택도시공사(GH)가 임대주택용지 조성원가를 평당 2천만원으로 가정하고 동일 평형 1천세대 단지를 기준으로 시뮬레이션을 실시한 결과는 좀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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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요지인 1급지의 4인 가구 전용면적 74㎡의 경우 월세 57만원, 보증금 5700만원 정도로 공급이 가능할 것이라는 계산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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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과천역 근처 주공8단지(1983년 준공) 전용면적 73㎡가 월세 80만원, 보증금 2억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절반도 안 되는 비용으로 역세권 생활이 가능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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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경우도 1인 28만원, 2인은 39만원, 3인 48만원, 5인 63만원 정도로 추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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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천 과천지구나 하남 교산지구의 경우 조성원가가 평당 2천만원을 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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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H 관계자는 "임대운영비 등 원가 정도만 보전해 본전 수준으로 기본주택으로 공급할 계획"이라며 "단지 별로 위치 등에 따라 임대료는 달라지나, 대략 핵심요지에 시세 50~60% 정도로 공급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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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 GH "최대한 공정한 배분 방식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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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기본주택이 가시화되는 시점은 시간이 좀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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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기 신도시에 조성되는 만큼 과천지구 사업이 준공 예정인 2025년에야 첫 선을 보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나머지 신도시들은 2020년대 중후반에 사업이 완료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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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공급 초기에는 기본주택의 공급량에 비해 무주택 수요자의 수가 훨씬 많을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GH는 공정한 배분 방식에 대해서도 고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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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H 이헌욱 사장은 "정부와 협의를 해서 결정해야 하는 사안이지만, 가점제나 추첨제가 될 수도 있고, 크기에 따라 두 가지를 모두 활용할 수도 있을 것 같다"며 "경기도의 기조에 맞게 최대한 공정한 방식을 찾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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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남 교산지구 조감도

◇ 아직 장밋빛 청사진…이재명 "정부 협력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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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기본주택이 현실화되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아직까지는 장밋빛 청사진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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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주택이 빛을 보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공공주택특별법 시행령을 개정해 기본주택을 새로운 공공임대주택의 유형에 포함시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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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가장 비싼 땅을 팔지 않고 임대를 하는 만큼 개발 자금 조달에 있어서도 정부의 협조가 절대적으로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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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경기도는 저리에 건설비용을 빌릴 수 있도록 주택도시기금 융자 이율을 1%로 인하해 줄 것과 보다 고층 건물을 지어 많은 주택을 공급할 수 있도록 핵심지역 용적율을 500%까지 상향해 줄 것을 정부에 건의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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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이 지사가 "무엇보다 정부의 협력이 절실하다"며 "관련 시행령을 개정하고, 역세권 용적율 상향, 주택도시기금 융자율 인하 등 방안이 뒤따라야 한다. 정부에 성실하게 설명드리고 협력을 구하겠다"고 정부에 읍소한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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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정악화' 국토부 시큰둥·· 경실련 "조직논리에 본연의 임무 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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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는 재정악화를 이유로 시큰둥한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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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관계자는 "공공임대를 확대할 경우 공공의 측면에서 나가는 비용 문제가 있기 때문에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며 "시행령 개정을 떠나서 우선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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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앞으로 우리 사회에 공급되는 모든 주택은 '공공주택'이어야 한다"며 경기도형 기본주택의 취지에 공감의 뜻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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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실련 부동산건설개혁본부 김성달 국장은 "기본주택을 공급할 때 100%를 다 공급해야 한다. 반만 기본주택으로 하고 반을 민간에 매각하면, 거기가 시장을 자극하게 된다"며 "시장에 매각하는 순간, 비싸니 싸니, 주변시세에 영향을 주고받고 하면서 부작용이 지금까지 우리 사회에 계속돼 왔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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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어 국토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공공임대주택 확대에 소극적인 이유에 대해서도 '조직논리'에 빠져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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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국장은 "공기업은 가장 요지의 땅을 비싸게 팔아야 하는데 (공공임대로) 못 팔게 되면 들어오는 현금이 줄어들어 부채율이 늘어나고, 부채율이 늘어나면 임금 인상이나 성과급 다 발목 잡히기 때문에 (공공임대에) 부정적"이라며 "공적 역할이라는 본연의 임무가 아니라 본인들이 존속해야 하는 조직논리가 가장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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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국민연금이나 주택도시기금 같은 공적지원금이 민간이 아니라 공공으로 가도록 논의를 해야 하는데, 지금은 민간이 계속 장사를 하게 해주는 구조"라며 "이런 구조를 바꾸지 않으면 아무리 공급을 늘려도 장사하는 거 밖에 안 되고, 국민들은 계속 불로소득에 기댈 수밖에 없게 된다"고 꼬집었다.

psygod@c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