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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르포] 역세권 '수원역' 원룸촌도 '코로나 타격'…임대업자들 "이토록 어렵기는 처음"

[현장르포] 역세권 '수원역' 원룸촌도 '코로나 타격'…임대업자들 "이토록 어렵기는 처음"

전원희

기사입력 2020.06.15 21:49

최종수정 2020.06.15 21:58

번화가가 밀집하고 교통 요충지인 ‘역세권’ 수원역 일대 원룸촌이 코로나 여파로 인해 공실 사태를 겪고 있다. 사진은 15일 오전 수원시 팔달구 매산동 한 다가구주택 골목의 한산한 모습. 전원희기자

"세입자를 구하기가 이렇게 어려웠던 적은 없었어요."

15일 오전 수원역(수원시 팔달구 매산동) 일대 원룸촌에서 만난 임대업자 A씨의 하소연이다. A씨 소유 다가구주택 외벽에는 임차인을 구하는 대형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A씨는 15년간 임대업을 해 오면서 요즘같이 방을 구하려는 사람들이 없는 건 처음이라고 전했다. A씨의 다가구주택 내 가구 수는 모두 18가구. 이 중 5곳이 두세 달째 비어 있다. 답답한 마음에 이날 아침에도 인근 부동산을 찾아갔으나 "요즘 이 근처 원룸촌에 공실이 많다"는 며칠 전 같은 얘기만 듣고 왔을 뿐이다. 사정이 이러하니 진행하던 계약마저 놓칠세라 울며 겨자 먹기로 임대료를 내린 경우도 있었다. 보증금 300만 원, 월세 30만 원에서 거의 반값에 방을 내줬다. 그래도 여전히 공실이 채워지지 않는다고.

번화가가 밀집하고 교통 요충지로서 임차 수요가 꾸준한 ‘역세권’ 수원역 일대 원룸촌이 이례적인 공실 사태를 겪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불경기가 지속되면서 임차인보다 임대인이 더 많이 찾아온다는 게 인근 공인중개사들의 전언이다. 업계는 현재 수원역 일대 원룸촌 공실이 300~400가구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공인중개사 B씨는 "수원역 원룸 시장에서 30~40%가량을 차지하는 외국인 임차인들이 눈에 띄게 줄며 기본적으로 주택 한 곳당 3~4가구는 비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히 노후 주택을 임대하는 업자들이 앓는 소리를 하는데, 상대적으로 집세가 저렴한 터라 외국인노동자들이 주로 세를 들었다"고 전했다.

코로나19가 번지면서 외국인노동자들의 본국 귀국과 유입 감소 등이 잇따르며 외국인 임차인이 급격히 줄었다는 얘기다. 실제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인 수원역 인근 팔달재개발구역에서도 외국인노동자를 구하기가 쉽지 않다는 게 현장 관계자들의 목소리다.

권선구에 소재한 건설사 전문 인력사무소 한 관계자는 "최근 수원 일대에 재개발이 많아 인력수요가 늘었으나 외국인 구직자의 비율이 급격히 감소해 일하려는 사람은 없고 일자리는 남아도는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기존 공사현장 근로자 중 60%가 외국인이었다면 코로나 이후 요즘은 30%정도밖에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수원역에 자리한 직업소개소 대표 C씨는 "5년을 이 자리에서 영업했는데 최근 들어 외국인을 소개한 적은 없다"면서 "이곳을 찾는 구직자는 평소와 달리 한국인이 더 많다"고 했다.

앞서 정부는 코로나 유입을 막기 위해 지난 4월부터 고용허가제 신규 외국인노동자의 입국을 잠정 중단한 상태다.

공실 사태는 최근 들어 급격히 늘어난 오피스텔의 영향이라는 지적도 있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1년 새 수원역 일대 1천 실에 달하는 오피스텔이 들어섰다.

공인중개사 D씨는 "신축 오피스텔 또한 코로나 타격에 임대료를 대폭 인하해 내놓는 실정"이라며 "집세가 낮다고 소문이라도 날까봐 저가에 임대차계약한 뒤 임차인에게 비밀에 부칠 것을 주문하곤 한다"고 귀띔했다.

전원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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