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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원특례시의회 종합/김기정議長 ,이재식副議長, 상임위원장(前ㆍ現

수원시의회 조명자 의장 "지역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

수원시의회 조명자 의장 "지역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

CBS노컷뉴스 박창주 기자 메일보내기

2020-05-28 06:00

21대 국회서 '지방자치법 전부개정' 성공 기대

"중앙정부 부족한 부분, 지방분권이 채울 것"

군공항 관련 민원 해결 집중…경제 살리기 관건

"의장 임기 끝나면 지역구로 돌아가 현안 점검"

수원시의회 조명자 의장은 지난 19일 CBS노컷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지방자치에 대한 자신의 정치철학과 지난 2년간 의장으로서의 소회를 밝혔다.(사진=수원시의회 제공)

"한국 정치의 미래는 지방분권에 달렸다."

지난 19일 수원시의회 의장실에서 만난 조명자 의장이 지방자치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한 말이다.

조 의장은 '지방자치법 전부 개정안 처리 촉구결의안' 추진과 '자치분권민주지도자회의' 활동 등 인터뷰 내내 지방분권 실현을 향해 달려온 그동안의 여정을 돌이켰다.

◇ "지방분권, 21대 국회서 빛 볼 것"

공교롭게도 이날은 지방분권 실현을 위한 토대인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이 20대 국회에서 빛을 보지 못하고 소멸된 날이었다.

개정안은 100만 이상 대도시의 특례시 지정을 비롯해 지방자치단체와 지방의회의 자율성 강화를 통한 지방분권 실현을 위해 마련된 안으로 본회의에 오르지도 못한 채 자동 폐기됐다.

인터뷰 후에야 소식을 접한 조 의장은 SNS에 "이른 아침 먹구름 낀 하늘이 내 마음 같구나"라며 "21대 국회는 붉은 태양일 것"이라고 다음을 기약하는 메시지를 남겼다.

조명자 의장은 지난 19일 20대 국회의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 폐기 소식을 듣고 이튿날 안타까운 심정을 자신의 SNS에 글로 남겼다.(사진=페이스북 캡처)

조 의장은 21대 새 국회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유는 기초‧광역의원, 기초단체장 출신 당선인이 22%라는 것. 지방을 아는 국회의원들이 외면하지는 않을 것이란 기대다.

그러면서 조 의장은 "자치분권민주지도자회의 활동을 통해 지방분권 실현을 위한 노력을 이어갈 것"이라며 "조만간 국무총리를 만나 지방자치법 개정에 대해 건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군공항 민원 해결 노력…코로나19 경제문제 해법 고민

그동안의 의정 성과에 대한 얘기도 빼놓지 않았다. 조 의장은 지역의 숙원이자 지난 지방선거 때 1호 공약으로 내걸었던 '군 공항 소음 문제 해결'에 방점을 찍었다.

그는 '군용비행장 피해 지방의회 전국연합회' 회장으로서 '군용비행장·군사격장 소음 방지 및 피해 보상에 관한 법률(이하 군 소음법)' 제정을 위해 어디든 뛰어 다녔다.

조 의장은 "군용 비행장이나 사격장으로 소음 피해를 입은 주민들이 보상을 받을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며 군 소음법의 의미를 부여했다.

지난 2월 21일 조명자 의장이 코로19 대응을 위한 유관기관 회의에서 대책방안을 논의하는 모습이다.(사진=수원시의회 제공)

코로나19 여파로 침체된 지역경제에 대해서는 "지역 상인들이 특히 큰 타격을 받게 됐다"며 안타까운 심정을 드러냈다.

그는 "민생경제 회복을 위해 구도심 도시재생이나 골목상권 활성화에 더 적극적으로 힘을 보탤 것"이라고 다짐했다.

세류1·2·3동과 권선1동 지역을 대표해 3선을 한 11대 수원시의회 전반기 수장인 조명자 의원.

의장역을 한 달여 남겨 둔 그는 "이제 다시 지역으로 돌아갈 것"이라며 "지역을 살려야 나라도 더 잘 돌아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조명자 의장은 수원시의회 재난기본소득기부 홍보에 앞장섰다.(사진=수원시의회 제공)

다음은 조 의장과의 일문일답.

- 지방분권 실현을 위한 기초의회 역할도 상당하죠?

= 수원시의회가 지난해 10월, 또 이번 5월까지 두 번이나 '지방자치법 전부 개정안 처리 촉구결의안'을 채택해 전방위적으로 지방분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개인 페이스북에도 지방자치법 개정 촉구하고 그랬다. 결국 지방분권은 국회의원들 의지에 달려있다. 권한도 기초단체에 주는 것도 아니고 광역단체에 주는 것이고, 인사권 주고 특례시 지정하는 정도의 수준이다. 대단한 권한 주는 것도 아니고 당연히 이양돼야 할 권한을 이제서야 찾자는 과정인데 지금까지 잘 되지 않고 있다. 답답한 심정이다.

- 앞으로 어떤 노력을 이어가나?

= 당 차원에서 '자치분권민주지도자회의'라는 조직을 만들어 활동해왔다. 자치분권의 필요성에 의해 뭉쳐진 조직이다. 기초단체장, 광역의원, 기초의원 등으로 구성돼 지방분권 등을 논의하는 기구다. 토론회도 하면서 지방자치가 왜 필요한지를 시민들에게 알려왔다. 국회의원들 만나서 간담회도 하고 그래서 대통령 공약에도 담길 수 있었다. 이런 조직들의 역할과 노력, 움직임들이 있어서 지방분권 실현 가시화 노력 이어진 것이다. 향후 총리 만나서 지방분권 실현을 위해 건의할 계획도 있다.

- 이렇게 지방분권이 강조되는 이유는 뭐라고 보는지?

= 다당제는 유럽에서 성공한 모델이고 그걸 우리가 받아들이려 했던 거라고 본다. 그렇게 해서 다당제 체제로 갔으면 4년을 보고 판단을 해야하는데 선거 끝나면 합당 해버리는 게 우리 정치 현실이다. 다양한 목소리, 이해관계들을 살피고 정치를 통해 민주적이고 살기 좋은 사회를 만들어야 하는데 그게 잘 안 되는 것 같다. 그래서 다당제가 잘 되지 않는다면 지방에 권한을 위임하는 게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본다. 그래서 지방분권이 중요하다. 한국정치의 미래는 지방분권에 달렸다고 본다.

- 기초의회 출신 국회의원들이 어떤 역할을 할지…

= 기초의원, 광역의원, 기초단체장 출신 국회의원 당선인이 이번에 22%라고 한다. 그래서 지방자치법 전부 개정에 희망을 갖고 있다. 우리가 생활정치라고 외치는 핵심은 주민들과의 소통이다. 주민들의 가장 가려운 부분을 알려고 한다면 기초의원과 광역의원들이 접촉을 많이 해서 잘 알고 있다. 지역을 잘 알고 있는 사람이 국회에 가야 지역도 챙기고, 국가도 챙긴다고 본다. 그런데 지금까지 국회의원들 보면 법대 출신들이 많다. 40% 넘는 수준이다. 생활 속에서 지역주민들과 함께 했던 정치인들이 단계별로 밟고 올라가서 국회에 진출하는 시스템이 마련되면 좋겠다. 이번에 진출한 분들이 목소리를 내서 지방자치법의 획기적인 개정을 이끌어 주리라 믿는다.

- 지방자치가 중요해진 계기가 무엇이라고 보나요?

= 지방자치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하게 된 결정적 계기가 있다. 바로 메르스 사태 때다. 당시 지자체들이 우리는 기반이 되어 있으니까 정부에 문을 열어달라고 두드렸다. 감염 정보 등을 개방해주면 우리가 검사도 하고 치료도 하고 방역도 하겠다고 한 것이다. 그런데 정부가 문을 안 열어줬다. 그러다가 나중에 열어줬다. 지자체가 한번 알아서 해봐라 한 것이다. 그때 지자체가 감염 관리나 방역 전선에 뛰어들어 제 역할을 해내니까 정부도 지방자치가 이렇게 믿을 수 있고 준비가 되어 있구나 생각했을 것이다. 지방자치를 믿고 권한을 양보해도 되겠구나 하는 인식이 메르스 때 생겨났다고 본다. 이런 과정을 거쳐서 코로나19 사태도 매뉴얼대로 대응할 수 있었다.

- 전반기 의장 임기 막바지인데…기억에 남는 의정 성과는?

= 작년에 '군 소음법' 통과 시키기 위해 고군분투 했던 기억이 스친다. 군용 비행장이나 사격장으로 소음 피해를 입은 주민들이 보상을 받을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게 돼 수원 지역에는 매우 뜻깊은 이슈라고 볼 수 있다. 이걸 발의하고 국회 문턱 넘도록 하기 위해 정말 땀 나도록 뛰었다. 군 소음으로 피해를 입은 시, 군 의장들과 함께 연합회를 만들었고, 작년 1월에는 회장직을 맡아 활동도 했다. 우리 수원시에 있는 공군 전투기 비행장으로 인한 소음 문제는 정말 오래 묵은 민원이자 숙원사업이다. 그래도 이 법을 만들어서 피해 주민들이 피해 보전을 받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이 밖에도 화성시 등 인근 지자체와의 경계 조정 문제를 해결하고, 신분당선 연장 구간 예비타당성 통과 등도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현안들이 잘 해결되어 수원시민의 삶이 개선되고, 수원권의 지속적인 발전을 도모할 수 있게 된 것은 의장으로서 보람찬 일이다.

- 특별히 관심을 두고 활동한 의정 분야가 있다면?

= 아무래도 여성이다 보니 가족 구성원에 대한 관심이나 감각을 더 갖추지 않았나 싶다. 자녀 교육, 건강한 먹거리 같은 걸 생각하다가 수원농업고등학교에 '쌈지 공원 조성'을 추진했다. 기존에는 조경 설계 수준에 그쳤던 농업고의 교육 틀을 벗어나 직접 체험하는 '실전 교육' 사례를 만들지 않았나 생각한다. 우리 미래세대 농업의 주역들을 위해 실전을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주고, 꿈의 씨앗을 뿌릴 수 있게 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 이런 작은 노력을 밑거름으로 해서 더 건강한 식재료, 먹거리를 생산하는 농업 인재를 기를 수 있게 되길 기대한다.

- 그래도 좀 아쉬운 부분이나 후회되는 일이 있다면?

= 후회라기 보다는 더 개선하지 못해 안타까운 부분은 있다. 아무래도 지역의 경제 문제가 아닐까 싶다. 지역경제 침체는 정말 해결하기 힘든 과제다. 코로나19 여파로 더 큰 타격을 받게 돼서 걱정이 앞선다. 민생경제 회복을 위해 구도심 도시재생이나 골목상권 활성화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 같다. 무엇보다 일자리 찾기 힘든 분들 위해서 공공일자리나 기업과 연계한 구인, 구직 활성화 등 보다 현실적인 일자리창출사업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 의장 마치고 후반기 계획은?

= 주민들 찾아 다닐 거다. 지역에 너무 안 온다는 민원이 있어서 지역을 파고들어야 할 것 같다. 후반기에는 지역 많이 다니면서 그동안 소홀했던 지역 주민 만나고 부족하거나 불편한 것들 찾아내서 해결하는 역할을 충실히 할 계획이다. 주민과 소통하고 지역을 살려야 나라도 더 잘 돌아가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