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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박근혜냐, 문재인이냐

[데스크칼럼] 박근혜냐, 문재인이냐
/송대성 정치부장
송대성 기자 icon다른기사보기
문재인이 뜨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 지지도에서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그것도 급상승세여서 정가의 관심이 높다. 부동의 대선주자 1위인 박근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과의 양자 대결에선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 양상을 보이고 있을 정도다. 야권의 또 다른 유력 대선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을 앞선 여론조사 결과도 나오고 있다.

참여정부 시절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뒤편서 묵묵히 그림자 역할을 하던 그와 비교하면 좀처럼 설명하기 어려운 모습이 연출되고 있는 것이다.

원래 그는 현실정치와는 멀어 보였다. 정치 하고는 애써 거리를 두고 처신하려 했다는 게 주변 지인들의 전언이다. 부산 법조계에선 변호사인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선거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앞에 나서는 성격이 아닌 데다 부끄러움도 많다는 평이다. 문 이사장이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은 2009년 경남 양산 재선거에서는 후보 지지를 위한 유세 마이크를 잡지 않으려 해 캠프인사들이 무척 난감해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그랬던 그가 부산 사상 선거구에 총선 출마를 선언하고 현실정치판에 뛰어든 것이다. 지상파 방송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해 격파 시범을 보이다 손을 다칠 정도로 얼굴 알리기에도 적극적이다.

문 이사장의 출마는 부산 경남 야권의 최대 흥행카드임이 틀림이 없다. 그의 출마로 특히, 부산이 올해 19대 총선의 주요 승부처로 부상할 수 있었다.



선거결과는 12월 대선 판도까지 가늠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정가의 관심이 높을 수밖에 없다.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낙동강 주변의 부산 김해 선거구 7곳이 여야의 접전지역이다. 문 이사장이 야권의 낙동강 전선을 이끌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문 이사장은 정권 최고위급으로서 국정 운영 경험은 있어도 직접 선거를 통해 선출된 적이 없다. 이번 총선에서 기대만큼의 결과를 못 낳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더욱이 그는 박근혜란 거대한 벽을 뛰어넘어야 한다. 이미 그는 지난해 부산 동구청장 재선거에서 박근혜 위원장에게 완패한 경험이 있다. 당시 선거과정에서 박근혜 바람 효과는 있었지만 문재인 후광 효과는 느낄 수 없었다. 박 위원장의 손을 잡고 눈물까지 흘리며 "대통령이 되세요"라고 열광하는 지역 주민은 있었지만 '노무현 그림자 문재인'을 연호하는 젊은 세대의 열풍은 없었다.

더욱이 박 위원장의 입지는 당시보다 한층 더 업그레이드 된 상태다. 막다른 골목에 이른 한나라당을 구할 '여왕'으로서 막강 권력을 가진 비대위 위원장이 돼 있다. 당의 모든 권한이 박 위원장에게 집중돼 있고, 향후 전개될 당 쇄신책과 정책 방향은 박 위원장의 의중에 따라 좌우된다. 4월 총선에서 승리하면 12월 대선 가도에서 훨씬 유리한 위상을 가지게 됨은 물론이다. 박 위원장의 이 같은 위상은 '차떼기당'으로 전락한 2004년 천막당사 시절의 당 위기를 딛고 기적이라 불릴 만큼 당을 회생시킨 전력에서 비롯됐다. 20년 만에 동시에 치러지는 총선과 대선에 대한 박 위원장의 역할에 당의 기대가 크기 때문이다. 아무튼 박 위원장은 4월 총선 전선에서 당을 진두지휘하며 다시 한 번 '선거의 여왕'을 노리게 됐다.


달리 말하면 부산 경남 유권자들은 이번 총선에서 박근혜냐, 문재인이냐를 놓고 선택해야 한다.

역시 박근혜 바람인지, 문재인 열풍이 더 거셀지는 현재로선 장담할 수 없다. 올해의 선거판 상황은 8년 전 선거판과는 다르기 때문이다. 당시 박 위원장의 이미지는 신선했지만 지금은 기성 정치권의 대표 주자고, 국민의 동정을 받는 야당 입장도 아니다. 게다가 사회 경제적 환경도 급변했고, 소셜네트워크시스템 등 새로운 미디어 환경도 등장했다. 물론 2040세대의 표심도 감안해야 한다. 한국판 정당 정치에 식상한 유권자에게 누가 더 진정성을 가지고 다가가느냐가 관건일 것이다. 인의 장막과 기득권 속에 빠져 민심을 보지 못하고 외면한다면 필패할 것이다.

비워야 채울 수 있는 법이다. 주기보다 가지려만 든다면 모든 것을 잃게 마련이다. 4월 총선을 바라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누가 꽃가마를 타고 승리가를 부르게 될까. 벌써부터 흥미진진해진다. sds@busan.com

| 23면 | 입력시간: 2012-02-02 [10:43:00] | 수정시간: 2012-02-02 [14: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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