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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용성 눌렀더니, 수용성 튀어오른다

마용성 눌렀더니, 수용성 튀어오른다

조선일보 이송원 기자

입력 2020.02.10 03:08

[3개월만에 3억 껑충… 집값 규제 '풍선효과']

수원 영통 집값 상승, 전국 1위… 성남 아파트 입주권, 웃돈만 4억

대규모 재개발·교통 호재 있고 대부분 非규제 지역, 외지인 몰려

허위 매물 많아서 거품 우려도

지난해 10월 경기 수원 영통구 '광교자연앤힐스테이트' 전용 84㎡(110㎡D)는 10억8000만원에 거래됐지만 두 달 후인 작년 12월 같은 면적 아파트가 12억7000만원에 팔렸다. 최근엔 바로 앞을 지나는 지하철 신분당선 연장(광교~호매실) 사업이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하면서 호가는 13억5000만원까지 뛰었다.

지난해 6월 입주한 용인시 수지구 성복동 '성복역 롯데캐슬 골드타운'의 전용 84㎡는 지난달 초 11억7200만원에 팔렸다. 지난해 10월 8억5000만원에 거래됐는데, 3개월 사이 3억원 넘게 뛴 것이다.

최근 경기 남부의 수원, 용인, 성남 아파트값이 급등하고 있다. 최근 집값이 크게 오른 서울의 '마·용·성(마포·용산·성동)'에 빗대 '수·용·성'이라는 말까지 등장했다. 부동산 시장에선 '풍선효과'와 교통 호재로 수·용·성 가격이 더 오를 것이라는 전망과 '거품이 끼었다'는 분석이 맞서고 있다.

◇몇 달 새 '수·용·성' 2억~3억원 껑충

9일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중순부터 1월 중순까지 한 달간 전국에서 아파트 값이 가장 많이 오른 지역은 수원 영통구였다. 이 지역 아파트 값은 한 달간 평균 3.15% 올랐다. 수원 팔달구(1.69%), 용인 수지구(1.06%), 성남 중원구(0.92%)도 경기도(0.49%)와 서울(0.67%) 아파트 값 평균 상승률을 크게 웃돌았다. 최근 수원과 용인에서는 지하철역과 가까운 신축 단지를 중심으로 전용 84㎡ 아파트 가격이 10억원을 넘기며, 최고가 신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최근 아파트값이 급등한 수원 영통구의 한 아파트 단지. 최근 한 달간 수원 영통구 아파트값 평균 상승률은 3.15%를 기록하며 전국 최고를 기록했다. /주완중 기자

분양 시장에는 수만 명이 몰리고 있다. 지난 4일 경기 수원 팔달6구역 재개발 '힐스테이트 푸르지오 수원'의 미계약 아파트 42가구에 대한 무순위 청약에 6만7965명이 몰렸다. 경매 시장에서도 지난달 매물로 나온 수원과 용인 아파트에 각각 평균 18.2명, 12.7명의 응찰자가 몰리면서 각 지역 역대 최다 응찰자 수 기록을 세웠다고 법원 경매전문업체 지지옥션은 밝혔다. 성남 중원구 'e편한세상 금빛 그랑메종(2022년 11월 입주예정)'은 전용 59㎡ 아파트 입주권에 웃돈만 4억원 안팎이 붙었다.

◇"교통 등 호재 많아"… "거품" 지적도

향후 수·용·성의 집값에 대한 전망은 엇갈린다. 수·용·성은 투기과열지구인 서울이나 경기 과천, 광명, 분당 등에 비해 대출·세금 면에서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하다. 수·용·성에서는 수원 팔달구, 광교택지개발지구, 용인 수지구·기흥구(이상 조정대상지역)와 성남 분당구(투기과열지구)를 제외하면 모두 비(非)규제지역이다. 서울 등 투기과열지구에서 집값의 최대 40%인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비규제지역에서는 최대 70%까지 늘어난다. 이런 규제의 빈틈을 타고 서울 등 외지인의 투자도 늘고 있다. 수요가 많은 만큼, 상승 여력이 더 있다는 분석이다.

대형 개발 호재도 집값 상승의 불씨로 작용하고 있다. 수원과 성남에서는 구도심을 허물고 1만 가구가 넘는 새 아파트촌(村)으로 변신시키는 대규모 재개발 사업이 진행 중이고, 용인에선 풍덕천동을 중심으로 아파트 리모델링을 추진하는 단지들이 늘고 있다. 신분당선 광교~호매실 연장(수원), 지하철 3호선 연장 추진(용인), 지하철 8호선 판교 연장 추진(성남) 등 교통망 호재도 있다.

하지만 단기간에 집값이 급등하면서 집값에 거품이 끼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권대중 명지대 교수는 "최근 수·용·성에서는 집주인들이 매도 호가를 실거래가보다 크게 높여 부르면서 가격 담합을 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일례로 수원과 용인에서는 집주인, 부동산 중개업소가 집값을 띄우기 위해 가격 담합을 하고 있다며 부동산 허위 매물로 신고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 부동산매물클린관리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경기 용인(4753건)과 수원(2724건)의 부동산 허위 매물 신고 건수가 전국 시·구 가운데 1·2위를 차지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수·용·성의 과열 상태가 지속한다면 정부가 언제든 투기과열지구로 지정하는 등 규제를 강화할 수 있어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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