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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윤석열 차기대통령 2위가 시사 하는 것

[사설] 윤석열 차기대통령 2위가 시사 하는 것

중부일보

기사입력 2020.02.03 21:25

 

본인은 손사래를 치고 있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차기 대통령 적합도 조사에서 2위에 올랐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면서다. 당연히 정치권이 온갖 촉수를 곤두세우기 충분하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당장 뜨고 있는 현실적인 인물에서 더욱 그렇다는 느낌이다. 실제로 윤 총장이 당장 나오겠다고 선언하면 지지를 하겠다는 사람들이 적지 않게 보이는 것을 알 수 있다. 정치인도 아닌 그가 왜 지금에 와서 이 난리 법석의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인가. 한 여론매체가 조사한 여론조사는 실제로 윤 총장이 3위에 오른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새로운 보수당 유승민 의원, 안철수 전 의원 등 야권의 주요 잠룡들을 제치고 1위 이낙연 전 국무총리 다음을 차지하고 있다.

물론 불편한 관계인 여당에서는 이 모두의 결과에 대해 극우 보수층에나 소구력이 있는 인물이라며 평가절하했다지만 속마음의 불안을 숨기지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 선거의 변수 상황이 그만큼 많아왔던 것도 아니지만 이번 같은 윤 총장의 인기도는 분명 여당과 정부의 실정에서 빚어지는 것으로 판단된다. 심지어 국영매체에서의 코미디 프로에서 조차 검찰을 비하하는 정도로 묘사하고 있을 정도라면 검찰의 위상을 떠나 신뢰조차 흔들어 대는 일로 보인다. 물론 검찰의 현실이 왜 이 지경에 이르렀는지 가장 사정을 잘 아는 검찰이 알아서 할 일이지만 매일을 흔들어 대는 여당과 청와대도 그 책임이 여기서 멀지 않다.

정치 전문가들 역시 관련 질문에 지금의 정부에 맞서서 철저히 싸워주는 윤 총장의 모습이 향후 극우보수를 대표하는 대권후보로 추대될 수 있는 모습이라고 생각한다는 말을 하고 있을 정도다. 여기에 박근혜 탄핵을 부정하는 세력들이 한국당의 중심이라면 그쪽의 사람들에게 이번 윤 총장의 인기 상승도는 지금의 정부를 비판하는 대척점에 설 수 있는 좋은 후보로 볼 수 있다는 생각이다. 그렇다고 야당인 한국당이나 다른 정당에서 무조건 환영을 하는 정도 역시 아니다. 조심스러운 반응이라는 표현이 적당하다. 당장 내부적으로는 당에 대한 보수층의 지지 이탈을 보여주는 것인 탓이다. 황 대표 역시 "자유 우파가 여러 국민에게 많은 지지를 받는 것은 좋은 일"이라면서 "이런 인재들이 많이 나오기를 바란다"고만 언급했지만 왠지 찜찜한 뒷말일 수 있다.

이번 사태는 사실상 그간 정치를 업으로 삼고 사는 사람들에게는 충격이 아닐 수 없다. 그야말로 내로라하는 직업 정치인들 모두가 정치하겠다는 말도 꺼낸 적 없는 윤 총장에게 단 일격에 밀린 이유다. 이런 상황을 부끄럽게 생각해야 하는 정치인들로서도 할 말이 없을 얘기다. 우리가 생각하기에도 본인이 그 명단에서 빼달라고 요구한 이상 앞으로 윤 총장을 자꾸 거론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판단이다. 만일 윤 총장이 대선후보군으로 굳어진다면 그 정치적 혼란은 더 할 수 있다. 그리고 씻지 못할 ‘정치검찰’의 오해가 굳어진다. 어찌 됐건 정치의 부재가 몰고 온 해프닝 정도로 봐야 옳을 수 있다. 자꾸 확대해석을 할 일도 해서도 안 될 이번 차기대선 조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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