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훈동칼럼]삼성전자 50년, 한국경제의 대들보
- 경기신문
- 승인 2019.11.20 19:14
시인 전 경기적십자사 회장
시대와 환경의 변화에 따라 인간은 자기가 사용하는 수단매체를 그에 맞게 개선해 나가야 한다. 그렇지 못하는 개인이나 조직은 세월이 흐름, 환경의 변화 속에서 쇠락하지 않을 수 없다. 이것이 역사 속 흥망성쇠의 법칙이다.
온갖 수모를 참아가며 일군 글로벌 일류기업 삼성전자가 허허벌판이던 경기도 수원시 매탄동에서 태어난 지 50살이 됐다. 일본산 산요전기와 합작으로 흑백 TV와 선풍기 생산을 시작으로 출범했다. 1983년 당시 73세인 호암 이병철 창업주가 전 재산을 내걸고 반도체 시장에 뛰어들어 첨단산업으로 방향을 틀었다. 후에 그의 선택을 ‘신(神)의 한 수’라고 격찬했다.
삼성전자 50년 역사는 한국경제 대도약의 역사다. 누가 뭐라 해도 삼성전자는 바로 대한민국이다. 시가 총액 300조원에 브랜드 가치도 611억 달러에 이른다. 애플 구글 등에 이어 세계 6위의 기업으로 발돋움했다. 창립 50주년을 축하해야하는 이유다. 가전, 반도체, 휴대폰 사업에 잇따라 뛰어든 삼성전자는 세계 1등 제품만 12개다. 경쟁하는 세계기업들과도 초격차(超格差)로 벌려 놓았다. 대한민국수출의 22%를 차지한다.
인간은 시간 속을 살아가는 존재다. 어제 뿌린 씨앗의 수확으로 오늘을 살아간다. 내일의 결실을 위해 오늘 사과나무 한 그 루를 심어야 한다. 이것이 인간 삶의 숙명인 동시에 정도(正道)다. 호암 이병철 회장이 내건 ‘인재중시와 사업보국’의 가치가 결실을 본 것이다. 세계적인 우수한 기술자를 키우고 선진기술을 배워서 더 좋은 제품, 더 싼 제품을 만들려는 의지로 애국을 실천한 것이다. 호암 이병철 회장은 대한민국에 아무 것도 없던 허허벌판 야생(野生)에서 최고의 기술력을 찾아냈다. 세계 최고의 IT기업으로 성장하는 신화(神話)를 달성했다. 야생의 생명력은 강하다. 인간이 심은 잔디보다 야생의 잡초가 더 생명력이 강하다. 오늘날 일본이 반도체소재 수출 금지를 시도한 것도 앞서가는 삼성전자를 겨냥한 포석이 아닌가. 야생의 생명체는 자신의 생존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지혜를 발휘한다.
창립 50주년을 맞은 삼성전자를 둘러싼 대내외 환경이 녹록치 않다. 반도체 굴기를 선언한 중국의 거센 추격이다. 반도체뿐만 아니라 스마트폰, 디스플레이패널 등 반도체 기반의 첨단제조업에서도 중국을 비롯한 신흥 국가들의 추격이 만만치 않다. 초연결사회의 정보망을 이용한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한 뚜렷한 새로운 미래 먹거리를 내 놓지 못하고 있다. 실질적인 총수인 이재용 부회장이 3년째 이어지는 수사와 재판으로 인한 위기극복을 위한 리더십이 부족한 듯하다. 내우외환에 몰려 있어 지천명(知天命)을 맞은 축배마저 들지 못한 상황이 안타깝다. 삼성전자의 위기는 대한민국 경제위기의 지표다.
몇 해 전, 실크도시로 유명한 중국 소주(蘇州)시를 방문했을 때다. 소주시는 수원시와는 우호협력도시다. 소주시에는 싱가폴이 투자하여 조성한 공업단지에 삼성전자 공장이 있다. 규모가 엄청났다. 소주시민의 70%가 삼성전자 제품을 사용한다고 소주시장이 자랑하며 소주시 재정에도 크게 도움을 준다고 밝힐 정도였다. 수원시민들도 해외에 어딜 가서든 행정기관을 방문할 때 “삼성전자 본사가 있는 수원시에서 왔습니다.”라고 말하면 반겨하면 융숭한 대접을 받을 정도다. 글로벌 기업은 한 도시를 전 세계에 알리는 표지(標識)이기도 하다.
4차 산업혁명시대다. 정부나 정치권은 삼성전자를 비롯한 국내 기업들이 안착(安着)할 수 있도록 불필요한 규제를 혁명적으로 철폐해야 한다. 기업을 옥죄이고 있는 촘촘한 규제그물을 걷어내야 한다. 기업의 소리에 귀 기우려야 한다. 삼성전자는 현재 위치에 안주하지 말고 ‘신산업 발굴’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인간은 창조하고 발견하면서 살아가는 존재다. 모든 창조와 발전에 상상력이 필요하다. 칸트는 인간의 지적능력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이 상상력이라고 말했다. 기업이 감수성을 발휘하여 인식한 소비자의 필요, 정서 등을 해결할 수 있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창조하는데도 상상력이 필요하다. 미래는 상상할 수 없는 변화의 물결이 몰려올 것이다. 삼성전자의 미래는 연구원들이 상상하고 도전하는 만큼 그 가능성이 열릴 것이다. 절체절명의 위기와 그에 대응하는 혁신의 연속이 오늘의 삼성전자를 만들었다. 신화가 계속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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