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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규제 1년 엇갈린 평가…“일시적 과열 잡아 vs 수급 문제로 봐야”

부동산 규제 1년 엇갈린 평가…“일시적 과열 잡아 vs 수급 문제로 봐야”

조선비즈

 

 

    입력 2019.08.29 06:07

    정부가 8∙27 대책과 9∙13 대책을 내놓은지 어느덧 1년. 그동안 집값은 어떻게 움직였고, 앞으로 시장은 어떻게 바뀔까? 조선비즈가 부동산과 건설 전문가들을 통해 중간 평가를 들어봤다.

    업계는 지난해 연달아 나온 이들 두 대책이 일부 지역의 투자 과열을 잡는 데는 효과가 있었다는 평가를 했다. 반면 하반기에 접어들면서 다시 서울 아파트값이 들썩이는 것을 두고 한쪽에선 일시적인 숨 고르기에 불과했다는 분석도 내놨다. 부동산 대책 효과를 제대로 평가하기에는 아직은 이르다는 전문가 의견도 있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 일대 아파트 밀집 지역 전경 /주완중 기자

    작년 8∙27 대책에선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를 추가로 지정하는 내용과 함께 수도권 주택 공급 계획이 담겼다. 뒤이어 나온 9∙13 대책은 투기지역의 주택담보대출 건수를 가구 당 1건으로 제한하고, 규제지역에서 유주택자의 주택담보대출을 금지하는 등 다주택자의 대출 요건을 대폭 강화하는 게 핵심 골자였다.

    ◇"과열 잡긴 잡았다"

    정부의 부동산 대책은 집값 안정화를 목표로, 집값에 불이 붙은 지역의 과열을 조기에 진압하는 데 방점을 뒀다. 8∙27 대책 당시 투기지역과 투기과열지역, 청약조정대상지역이 추가로 지정됐다. 서울 종로구·중구·동대문구·동작구(투기지역), 광명시, 하남시(투기과열지역), 구리시, 안양시 동안구, 광교택지개발지구(조정대상지역) 등이 타깃이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부동산 전문가는 "투기과열지역으로 지정된 광명은 규제 이후 시장이 위축되면서 전반적으로 가격이 내려간 경향이 있고 최근까지도 직전 고점을 회복하지 못했다"고 했다. 이어 "반면 하남의 경우엔 들썩이던 분위기를 규제로 누르려 했지만, 최근 집값을 보면 제대로 막았다고 보기엔 한계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9∙13 대책 발표 이후 주택거래량은 크게 줄었다. 국토교통부와 한국감정원 통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서울 아파트 매매는 총 4만2847건으로 전년 동기 8만5645건보다 49.9% 감소했다. 같은 기간 지방 아파트 거래량도 14만9311건에 그치며 작년(20만9168건)보다 29% 줄었다.

    반면 사정권 밖 일부 지역 집값이 튀어오르기도 했다. 대전·대구·광주는 1순위 경쟁률이 50대1에서 100대1을 넘는 아파트 단지가 속출하는 등 청약 열기가 뜨거웠다. 이 지역 분양가도 큰 폭으로 올랐다. HUG에 따르면 지난해 5월 3.3㎡당 959만원이었던 광주 지역 아파트 평균 분양가가 올해 5월 1160만원으로 20.9%나 올랐다. 같은 기간 대전은 20.5%, 대구는 12.7% 상승했다.

    ◇"대출 규제 효과 vs 숨고르기에 불과"

    돈줄을 묶어버린 9∙13 대책이 집값을 잡는데는 더 강력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평가다. 채상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위원은 "9∙13 대책 이후 전반적으로 부동산 시장에 대한 투자가 위축되고, 가격도 하향 안정화됐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대출 규제가 강화되고 거래가 줄면서 서울 아파트값이 6년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하지만 이를 두고도 시각 차는 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도 "주택 시장으로 흘러들어가는 담보대출을 줄인 것이 집값 안정에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반면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서울 아파트값이 몇 년동안 계속 오르다가 일시적인 숨고르기를 한 것이지 집값을 잡았다고 보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지난 7월 초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주택가격동향 조사 결과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은 올해 상반기 1.79% 하락해 2013년 상반기 0.96%로 떨어진 이후 6년 만에 하락했다.

    KB국민은행의 KB부동산 리브온 통계로도 상반기 서울 아파트값은 0.56% 떨어지며 6년 만에 하락 전환했다. 이는 한국감정원 조사 기준 서울 아파트값이 2014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5년간 27.09% 오른 것과 비교하면 하락 폭은 미미한 수준이다.

    ◇"학습효과 남겨" vs "주택 수급 문제로 봐야"

    올해 부동산 거래 시장에서 가격이 바닥이라는 바닥심리가 작용하기 시작하자 시장 일각에선 ‘일시적인 조정은 있어도 결국 서울 집값은 오른다’는 학습효과만 생겼다는 말도 나왔다. 실제 서울에 비해 수도권과 지방의 집값이 더 큰 폭으로 하락하고, 거래량도 급감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고준석 동국대 겸임교수는 "부동산 정책이 똑같이 적용됐는데, 어느 지역 집값은 오르고, 어느 지역 집값이 떨어지는 건 정 책 보다는 주택 수급 영향이 더 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은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한 편이고, 지방은 수요에 비해 공급이 많기 때문에 생긴 현상이지 정책의 영향 탓이 아니라는 얘기다.

    그는 "정책의 효과가 단기에 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는 있으나, 중장기적으로는 결국 수급의 문제에 달렸기 때문에 수요와 공급 측면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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