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태영 시장이 '국내 1호 트램도시' 자신하는 이유는?
수원시 “철도역·문화유산·시장 등 모든 구성요소 갖춰”... 성남시와 유치경쟁 치열
19.01.22 13:44
최종 업데이트 19.01.22 14:25▲ 수원시, 국내 "트램 1호 도시" 향해 첫 발 백운석 수원시 제2부시장(앞줄 오른쪽 다섯 번째)이 14일 조명자 수원시의장(앞줄 오른쪽 네 번째), 수원시 관계자, 수원시민 50여 명과 함께 ‘무가선 저상트램 실증노선 공모사업’ 제안서 접수에 앞서 실증사업 제안노선의 종점인 kt위즈파크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
ⓒ 수원시 |
경기 수원시와 성남시가 '국내 1호 트램(노면전차)' 사업 유치를 위한 2차 평가를 앞두고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특히 염태영 수원시장은 "트램 도입으로 도시교통의 패러다임을 사람 중심으로 바꾸겠다"며 유치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앞서 지난 10일 정부의 '무가선 저상트램 실증노선 공모'에 신청한 5개 도시 가운데 수원시와 성남시, 부산시가 1차 평가를 통과했다. 2차 평가는 오는 24~25일 이틀 동안 프레젠테이션 발표(60점)와 현장실사(40점)로 나눠서 진행한다. 3개 후보도시를 방문한 평가위원들은 '도시 인프라 현황과 접근성', '토지 이용 및 교통 현황' 등을 집중 평가해 이달 말 최종 결과를 발표한다.
최종 선정 도시는 한국철도기술연구원과 협약을 거쳐 공동 연구기관으로 지정되고, 정부에서 건설비 110억 원을 지원받아 '무가선 저상트램 실증노선 구축사업'을 추진한다. 부산시까지 포함해 전국적으로 3개 지자체가 '국내 1호 트램도시' 타이틀을 두고 경쟁을 벌이지만, 경기지역에서만 2개 지자체가 후보에 올랐다는 점에서 수도권에서의 트램 도입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수원시 "교통수단 넘어 관광자원으로... 트램 도입 준비는 끝났다"
수원시가 트램 도입에 나선 것은 '도시교통의 패러다임이 바뀌어야 한다'는 염태영 시장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됐다. 지난해 염태영 시장은 트램 실증노선 공모에 나서면서 트램을 중심으로 대중교통을 활성화해 '자가용이 없어도 불편함 없는 도시', '사람 중심 도시교통 체계'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특히 염태영 시장은 수원시가 국내 최고 수준의 트램 관련 노하우를 보유한 '준비된 트램 1호 도시'라는 점을 부각하고 있다. 염 시장은 이미 민선 5기 시장으로 취임한 직후인 2010년 7월부터 '친환경 교통수단 사업계획'을 수립하고, 9년여 동안 적극적이고 지속해서 트램 도입을 추진해왔다. 염 시장은 시에 트램 관련 전담부서(도시철도팀)를 만들고, 전담직원을 배치해 업무 전문성·연속성을 확보했다.
2013년 세계 최초의 수원 생태교통 페스티벌을 개최한 염 시장은 당시 축제 현장 한가운데 현대 로템의 트램을 통째로 갖다 놓고 트램이 가진 의미를 직접 시민들이 공감해보는 전시회를 열기도 했다. 염 시장은 또 '노면전차 조기도입을 위한 전국 자치단체 토론회', '도시정책 시민계획단 원탁토론회' 등을 개최하고, 국토교통부·경찰청의 '제도개선 태스크포스팀'에 참여하는 등 정부와 시민들에게 트램의 효용성과 필요성을 꾸준히 알렸다.
▲ 수원시 트램 실증노선 조감도 | |
ⓒ 수원시 |
염태영 시장은 수원시 트램을 단순한 출퇴근용 교통수단을 넘어 도시의 명물이자 그 자체로 훌륭한 관광자원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수원시 트램 노선에는 그야말로 도시를 구성하는 모든 요소가 연계돼 있다. 사통팔달 수원역에서 시작해 문화유산(수원화성), 전통시장(팔달문시장 등 14개 전통시장), 스포츠경기장(수원종합운동장), 자연자원(광교산) 등을 지나기 때문이다.
공사 중인 수원북부외곽순환도로 조원 IC 인근에 건립 예정인 '북수원복합환승센터' 안에 트램 차량 기지와 환승정거장을 설치해 국내 최초의 고속도로·도시철도 연계도 추진한다. 노선 주변에 도시재생사업이 진행되는 것도 수원시의 강점이다. 트램 도입으로 교통이 원활해지면 도시재생사업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수원시는 또 트램 도입으로 예상되는 갈등에 대비하기 위해 현재 '원도심 대중교통 전용지구 및 노면전차(트램), 갈등영향분석 용역'을 진행하고 있다. 교통시설사업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국내 최초의 갈등영향 분석이다.
수원시 관계자는 "도시교통 패러다임을 사람 중심으로 재편하고 있는 수원시는 트램을 통해 '사람 중심 교통체계'를 완성할 것"이라며 "수원시 트램은 트램 저변 확대에 큰 역할을 하고, 트램 도입을 준비하는 다른 도시의 본보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성남시 "관광용 아닌 실제 교통수단으로 꼭 필요"
반면, 성남시는 '국내 1호 트램'은 관광자원이 아니라 실질적인 교통수단으로 구축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은수미 성남시장은 신년기자회견에서 수원시를 겨냥해 "판교 트램은 다른 도시처럼 관광자원의 목적도 있지만, 무엇보다 17만9천 명 직장인들에게 편리한 이동수단으로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성남시가 제안한 판교 트램 실증노선 구간은 판교역에서 판교테크노밸리 넥슨코리아 지점까지 2.0㎞ 구간으로, 성남도시철도 2호선 트램 총연장 13.7㎞의 일부 노선에 해당한다. 최종 선정되면, 이 구간에는 정거장 4개소, 교차로 2개소, 차량기지 1개소가 들어서며, 트램 차량 3편성(1편성당 5량)이 운행된다. 1편성당 200~250명이 탈 수 있기 때문에 판교테크노밸리로 출퇴근하는 직장인들의 대중교통 이용 혼잡을 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성남 판교 트램 설치 조감도 | |
ⓒ 성남시 |
성남시 관계자는 "지금의 대중교통 수단으로는 판교역 인근의 출퇴근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다"며 "관광용이 아닌 실질적인 교통수단으로 이용하기 위해서는 성남시가 최적지"라고 강조했다.
한편 트램은 도로에 설치한 레일을 따라 움직이는 전동차로 대기오염 물질이 직접 배출되지 않는 대표적인 친환경 대중교통수단이다. 또한, 승하차문 높이가 낮아 노약자·장애인 등 교통약자가 편리하게 타고 내릴 수 있고, 교통 체증에 영향을 받지 않아 정해진 시간에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다. 1km당 건설비용은 200억 원가량으로 지하철(1300억 원)의 6분의 1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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