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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 캠프’ 동문 박근혜가 그리운 문 재인

‘힐링 캠프’ 동문 박근혜가 그리운 문 재인
문재인은 과거에 대한 집착 대신 장래에 관련된 비전을 보여야
심상근 칼럼니스트


문재인 전 수석이 “정수장학재단은 장물이다”라고 주장하여 화제이다. 박근혜 비대위원장을 겨냥한 공세적 발언이다. 나이스 가이(Nice guy) 이미지에 손상이 가더라도 박근혜에게 상처를 입히는 것이 더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 손익계산서는 박근혜의 반응에 달렸다. 그가 이에 반응을 보이면 문재인에게는 작은 승리이다. ‘힐링캠프’에서 순진한 박근혜가 멍석을 깔아준 덕에 지지도가 엄청 뛴 것과 마찬가지로, 박근혜가 그의 공격에 반응을 보이면 문재인은 명실상부 동등한 자격으로 박근혜의 적수로 떠오르는 데 큰 진전을 보게 될 것이다.

그러나 박근혜가 반응을 보일 확률은 만 분지 일이 안 된다. 박근혜는 같은 질문에 대답을 다시 하는 적이 거의 없다. 기자들이 마이크를 턱에 밀어대고 아우성을 쳐도 한 번 대답한 것을 반복하지 않는 타입이다. 박근혜는 이미 “그 재단은 이미 사회에 환원된 공익재단이므로 누구에게 돌려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나는 그 재단의 전 이사장일 뿐이며, 간여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라는 의미의 대답을 하였다.
▲ 심상근 박사 ©브레이크뉴스

부언하자면, 내가 이해하기로는 군사혁명 다음 해, 재산해외도피, 부정축재 등, 당시 상황에서는 엄벌에 처하게 되는 죄목으로 군사혁명 주체에 체포된 김지태 씨는, 쇠고랑을 찬 상황에서, 감옥을 가는 대신 사회 환원의 형식으로 재산을 기부하겠다는 서약서에 도장을 찍고 바로 풀려났으며, 군부는 이 재산으로써 ‘5.16 장학재단’을 발족시켰다. 그 이름 그대로 두었으면 오히려 나았을 터인데, 신군부는 1982년 그 이름을 ‘정수 장학재단’으로 바꾸어, 박근혜 위원장이 더욱 개인적으로 시달리게 된 바도 있다. 어쨌든, 공익재단이므로 환수는 불가능하므로, 김지태 씨 가족의 요구는 그 재단의 이름을 김지태 혹은 그를 기리는 이름으로 바꾸고, 이사장 직 등을 자기들에게 달라는 요구로 나는 이해하고 있다.

이 요구는 객관적인 입장에서도 이치에 맞지 않는다. 당시 분위기에서 그러한 중범에 대한 처벌을 면제 받았던 것은 편리하게 망각하고 이제 와서, “쇠고랑을 찬 상태에서 도장을 찍었다”는 이유로써 “강제적이었으므로 무효이다”라고 주장하는 것은 법적으로 말이 안 된다. 범죄자였으므로 쇠고랑을 찬 채 심문을 받고 자술서를 쓰고 도장을 찍고 한 것이며, 사회헌납을 하였으므로 그 쇠고랑을 벗고 그는 풀려 나온 것이다. 아무 죄가 없는 사람에게 쇠고랑을 채우고 강압을 하여 도장을 받았다면 잘못된 것이다. 그러나 그의 죄는 당시 재산해외도피, 부정축재, 농지개혁법 위반 등, 아주 심각한 죄목들이었고 7년 구형을 받은 상황이었다.

학생 시절 김지태 씨의 부일장학회의 장학생이었던 노무현 대통령 정권 하에서 소위 진실화해위는 군사정부의 조처가 잘못되었다고 주장하며 시정을 권고하였는데, 내가 보기에는 보수와 진보의 장군 멍군 식 정치적 게임처럼 느껴진다.

그 것은 나의 생각이고, 이 글의 주제로 돌아와서, 상술한 바와 같은 장군 멍군 식의 이슈를 들고 나와 박근혜를 조준한 문제인의 전략은 장단점이 있다. 장점으로는, 만약 박근혜가 대응을 하는 경우, ‘힐링 캠프’에 이어 두 번째로 일 대 일의 자격으로 서는 것이며 이는 문재인에게 상당한 득이 될 것이다.

단점으로는 두 가지이다. 첫째, 나이스가이의 이미지에 대한 손상이다. 박근혜는 절대로 그런 식으로 상대를 공격하지 않는 점잖음이 있다. FTA 사안과 같은 현재진행형인 정책에 관련되어 공세를 취하는 경우는 있지만 과거의 일, 그 것도 장군 멍군 식의 사안을 가지고 인신공격을 하는 경우는 없다. 이 점에서, 문재인은 박근혜에 비하여 그 인품에서 감점이 되는 점이 확실히 있다.

둘째 단점으로서는, 진정성과 참신함에서 손상이 있을 수 있다. 지금 국민들이 잠재적 대선주자들로부터 듣고 싶은 것은 어떻게 나라를 바로 잡고 국민들 등 따시고 배부르게 만들 수 있는지에 대한 방법론이다. 과문 탓인지는 몰라도, 문재인은 이에 대하여 언급을 한 적이 없다. 근래 뉴스에 뜬 것으로는 7천원 이발소 장면 사진과 상술한 정수장학재단 공세이다.

뭐, 워밍업 단계이므로 국민들도 많이 비판적이지는 않을 것이다. 이발소에서 머리를 감다가, ‘힐링 캠프’로 가까워진 ‘힐링 캠프 동문’ 박근혜가 느닷없이 그리워져서 한 마디 했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조만간 문재인 전 수석은 국민들의 관심사에 대한 의견들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문재인의 현재 인기는 다분히 감성적이며, 그 인기가 버블에 그치고 결국 다시 하강하거나 심지어 터지게 되지 않으려면 그는 곧 본론으로 들어가야 한다.

실제로 그는 본론에 대한 의견이 정리되어 있지 않을 수 있다. 수석 시절, “단물만 빨아먹지 말고 국회의원 출마하라!”는 주위의 바람을 수용하는 대신 정계에서 빠져 나온 사람이다. 즉, 비정치적 성향이다. 그가 대선주자로 부각된 것은 거의 타의에 의한 것으로 간주된다. 지난 대선에서는 그의 친구 노무현 전 대통령의 실정으로 보수당 후보라면 허수아비에게라도 표를 찍어줄 상황이었다면, 이번에는 반MB 후보라면 누구라도 표를 찍어줄 상황이다.

문제는, 반MB 후보 중 제1인자가 박근혜라는 점이다. 지난 총선에서의 ‘공천학살’, 세종시 사안을 두고 MB 맨 정운찬과의 험악했던 대결 등을 통하여 박근혜는 여당 내의 ‘박해 받는 야당’, ‘여당 내의 반MB 세력’으로 인식되었기 때문이다. 박근혜가 아직 MB의 탈당을 요구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이와 같이, 국민들 모두가 그 둘 사이가 엄청 나쁜 것을 알고 있으므로, MB에게 구태여 탈당을 요구하지 않아도 박근혜 입장에서는 큰 문제가 없기 때문이다. 다만, 김종인 비대위원 등은 그래도 탈당이 총선에 유리하다고 주장하지만, 박근혜의 입장은 아직 유보상태인 듯하다. 나의 예측으로는 박근혜 비대위원장이 총선 전 MB의 탈당을 직접 요구할 확률은, 상황의 전개에 따라서, 50 대 50이다.

그러므로, 문재인 전 수석은 대통령이 되고 싶으면 반MB 후보들 중 박근혜 대신 자신이 더 적격자인가를 국민들에게 증명해야 한다. 그리고, 국민들이 MB 정권에 실망을 하였다면 어떻게 자신은 다르게 대권을 행사할지를 설명하여야 한다. 뭐, 아직 시간은 있다. 지금 막 박근혜와 지지도에서 같은 체급으로 올라섰으므로 숨 돌릴 사이는 국민들도 줄 것이다.

그러나 한참 후에도 계속 예전 일, 그 것도 장군 멍군 식의 두리뭉실한 ‘정수장학재단’ 같은 것으로 일관한다면 그의 지지도는 내려가기 시작할 것이다. 국민들도 산전수전 다 겪어서 웬만해서는 신용을 안 하며, 개왓장 깨는 특전사 출신, 7천원 짜리 이발하는 서민형이라는 이미지만 가지고 대통령이 되지는 못한다

한국 정치인들에게는 고질병이 있다. 이를 ‘대한민국 정치병 ABC’라고 부르겠다. 여당이건 야당이건 모두 공통된 지병인데, 국민들은 항상 A를 원하는데 몇 달 지나면 보수는 B로 치닫는다. 뿔따구가 난 국민들은 진보를 지지하게 되고 A를 원한다고 다시 강조한다. 그러나 몇 달 지나면 진보는 C로 치닫는다. 여기서 A, B, C는 다음과 같이 정의된다:

A: 부정부패 없고, 애국적이고, 성실하고, 공정하고, 평화스러운 국정운영

B: 수구적 이익집단들을 위한 특혜조치들, 측근의 국정농단과 부정부패, 하늘을 뒤덮는 낙하산 부대, 북한흡수전략 및 그에 따른 무력충돌과 위기조성 및 중국과의 티격태격, 국회의 예속화 내지 식물화…

C: 무조건 북한에 잘 보이려는 정책을 최우선 순위로 두어, 예를 들어 북한과 싸우다 죽은 장병들도 무시하여 국민들 오장 뒤집기, 미국 씹기 및 적대 시 하기, 재벌해체 시도, 조중동 무력화 시도, 대한민국 역사 진보적 재해석하기 및 대한민국 정체성 흔들기, 측근 부정부패, 낙하산 부대 투하, 국회의 예속화 내지 식물화…

이번에도 예외가 아니었다. 보수의 B에 신물이 난 국민들은 서울시장 재선거를 통하여 A를 원한다면서 진보의 손을 부쩍 들어주었다. 서울시장이 10월 말에 끝나고, 그 후, 11월 한 달, 12월 한 달, 1월 한 달, 그러니까 석 달이 지났다. 석 달이 되었으니, 나의 상술한 ‘대한민국 정치병 ABC’의 도져서, 진보는 국민이 원하는 A 대신 자기들이 원하는 C로 이동할 시기가 된 것이다. 그래서 나온 주장이 “집권하면 FTA 폐기하겠다!”이었다.

여기서 FTA가 문제가 아니다. 미국이 싫은 것이다. FTA만 싫으면 길거리에서 데모꾼처럼 진보 지도자들이 선동을 하며 미국에게 망신을 주지 않는다. 방법론에 있어서, 폐기를 원한다기보다 “대한민국 진보는 미국을 정말로 싫어한다, 알간?”이다. 이는 내가 위에서 정의한 C의 첫 대목이다. 딱 석달만이다. 더 걸리지도 않는다. 국민들이 그 짓 하라고 서울시장 재선거에서 손들어 준 것 전혀 아니다. 그러나 상관없다. 석 달이면 고질병이 도진다.

그러자 박근혜는, “집권 시 자기들이 시작하고 옹호하던 것을 입장이 바뀌었다고 반대하는 사람들에게는 나라를 맡길 수 없다!”고 일갈하였다. 이는 정치적으로 홈런은 아닐지라도 3루타 정도는 된다. 이는 박근혜의 뛰어난 타력이라기보다 투수의 실수에 속한다. 직구로 그 것도 아주 천천히 던지면서, “나 좀 잡아 잡수쇼!”한 폭이 된다.

반MB 공세는 당시 한나라당 현 새누리당에게 엄청 불리하므로 그 것으로 서울시장 재선거에서 이기었다. 그러나 진보는 석 달이 지나니까 벌써 간이 부어 배 밖으로 나왔고, 갑자기 가장 마음을 달구는 옛 꿈이 그리워 진 것이다. 그 옛 꿈은 ‘반미’이다. 그래서 모두가 길거리로 뛰쳐나가서 미국에게 주먹질을 하며 “오바마 듣거라!” 식으로 FTA 폐기선언을 하였다. FTA는 전혀 중요한 것이 아니다. 골자는 반미이다. 즉, 위에 내가 정의한 C로 석 달 만에 회귀한 것이다.

물론 여론은 아주 안 좋다. 새누리당 자체 여론조사이기는 하지만, 돈은 많은지 3500명씩이나 전화를 걸어 물으니, 60% 정도가 새누리당의 편을 들었고, 진보의 그 반미적 회귀전략에 부정적이었다. 지난 수년 간 국민 60% 정도가 새누리당 편을 들어준 것은 내 기억으로는 처음이다.

그제서야 진보는 “어이쿠!” 하고는, “아니, 우리 이야기는 MB 정권을 심판하자, 뭐, 그런 것이고요…”하며 뒷걸음을 쳤지만, 박근혜가 이미 3루타를 친 후였다. 진보는 아마 앞으로 잠시는 C를 뒤로 할 것이지만, 반드시 다시 C로 돌아가 국민들 오장을 뒤집을 것이다. 그 것이 내가 정의한 ‘대한민국 정치병ABC’이다. 국민은 A를 원하는데, 틈만 있으면 보수는 죽어라 하고 B로 가고, 진보는 죽어라 하고 C로 간다. 약이 없다.

그러한 정황에서 나온 것이 문재인의 ‘정수장학재단’ 발언이다. 전반적으로 진보진영이 이미 나태해지고 배가 불러진 것으로 나는 진단한다. 서울시장 재선거 후 석 달 정도에 이미 그러하다. 그런 이야기하라고 손 들어준 것이 아니다. 그리고, 총선도 중요하지만 대한민국의 권력은 청와대에 있다. 여당이 총선에서 크게 져야 불안해진 국민들로 인하여 박근혜가 대선에서 필승한다는 이론도 존재한다. 이는 맞는 이야기일 수 있다. 총선에서 진보가 크게 이기면 배가 불러져서 바로 C로 돌진할 것이다. 대선일자는 12월인가 이지만, 그 때까지 안 갈 것이다. 북한과 이 것 한다, 저것 준다, 미국에게는 똥박아지나 씌워주자, 뭐 이러면서 야단법석일 것이고, 불안해진 국민들로 인하여 12월이 오면 박근혜가 대한민국 대선 역사 상 가장 큰 차이로 승리할 수도 있다.

하여간 한국 정치가들과 정당들은 국민들이 몇 달만 회초리를 안 들면 엉뚱한 곳에 가서 엉뚱한 소리나 한다. 보수건 진보건, 정말로 구제난망이다. 유치원생들도 그보다는 나을 것이다. 아마 당나귀들도 그보다 나을 것이다.

나는 보수성향으로서 박근혜가 대통령이 되기를 바라지만, 대한민국의 글쟁이로서는, 우선적으로 국익을 위하여, 보수 진보 모두 좀 철이 나고 성숙하기를 고대한다. 국민들이 이를 갈면서 진보와 보수 사이에서 4년 혹은 5년 주기로 왔다리갔다리하는 원시적 정치 단계는 이제 극복해야 한다.

현재, 2012년 2월 중순, 보수의 실정으로 추는 진보 측으로 가있다. 진보가 ‘대한민국 정치병ABC’을 극복하고, 우선적으로, 국민만을 보고 가는 정치, 국민의 눈높이의 정치를 하기를 기대하며, 대표적 대선 잠재주자인 문재인 전 수석은 머리 감는 장면 사진 찍는 것도 좋지만 상술한 A에 관련된 복안들도 정리하여 국민들에게 들려주기 기대한다.
ssheem@hanmail.net

*필자/심상근. 미 버클리대 공학박사.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