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이 다시 들썩댄다
입력 : 2018.08.06 03:05
8·2 대책 약발 다했나
서울 마포구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전용면적 59㎡ 아파트는 지난주 10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 5월 말 최고가였던 10억2000만원보다 3000만원 높은 가격이다. 현지 드림공인중개 복도근 대표는 "지난달 하순쯤부터 저가 매물이 하나둘 팔리기 시작하더니 금세 최고가를 찍었다"며 "남은 매물은 11억원 가까이에 나온 게 전부"라고 말했다.서울 아파트 시장이 다시 들썩이고 있다. '8·2 부동산 대책'을 통해 초강력 규제를 적용받아온 강남4구 등 서울 시내 '투기 지역' 11구(區)의 집값 상승률이 다시 커지고 있다. 잔뜩 얼어붙어 있던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값도 3주째 상승 중이다. 은평·관악·동대문 등 비(非)투기 지역 집값도 뜨겁다. "규제 일변도의 8·2 부동산 대책 효과가 한계에 다다른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 전역에서 아파트값 상승세
5일 부동산 정보 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 아파트값은 0.11% 올랐다. 지난 6월부터 상승세가 가팔라지고 있다. 특히 상승 폭이 컸던 상위 6구(區) 가운데 5구는 투기 지역으로 지정되지 않은 구였다. 은평(0.43%), 관악(0.32%), 구로(0.22%), 성북(0.19%), 동작(0.17%) 등이다. 비투기 지역의 강세는 4월 양도소득세 중과(重課) 이후에 나타난 추세이다.
이런 가운데 한동안 잠잠하던 투기 지역과 재건축도 꿈틀거리고 있다. 6월까지만 해도 비투기 지역 아파트값 상승률이 투기 지역보다 0.1%포인트 이상 높았지만, 이 격차가 7월 마지막 주에는 0.02%포인트까지 좁혀졌다. 재건축 아파트값도 4월 마지막 주부터 12주 연속 내렸지만, 7월 셋째 주에 상승률 0.01%로 반등했고, 지난주에는 0.18% 올랐다. 4월 첫째 주 이후 최고 수준이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 76㎡는 지난주 16억7000만원에 거래돼, 올 초의 최고 가격(16억1000만원)을 돌파했다.
◇개발 호재 잇따르고 공급은 만성 부족
임대사업자로서 양도세 감면 등 혜택을 보려면 4~8년간은 팔지 않고 임대해야 한다. 게다가 정부 규제로 올해 상반기 서울 아파트 인허가 건수가 작년 대비 58%(면적 기준) 급감했다. 이상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위원은 "2~3년 뒤 공급 대란이 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일시적 현상에 그칠 것이란 전망도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전문위원은 "일부 단지에 국한된 현상이며, 그나마도 거래량이 많지 않은 상태에서 한두 건 거래가 집값 상승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며 "가을 이사철 거래가 본격화하면서 가격이 안정을 되찾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지방과 경기도 아파트 공급 급증에 따른 주택 경기 급락 우려도 나온다. 현대경제연구원은 5일 보고서에서 "최근 3년간 사상 최대 규모의 건축 허가 물량으로 공급과잉이 우려된다"며 "가계 수요가 예상보다 미흡할 경우 주택 경기 경착륙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서울 이외 지역은 재건축·재개발보다 빈 땅인 택지지구에 짓는 경우가 많아 공급 증가가 고스란히 가격에 영향을 준다"며 "교통이 혁신적으로 좋아지고 있어, 경기도의 대규모 공급이 시차를 두고 서울 아파트값을 끌어내릴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 이 기사는 조선일보 지면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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