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경제.부동산의 칸 ../*부동산 관련,기고 칼럼 등

약발 다한 8·2 대책과 궁극의 규제 - [경제] 김순환 기자의 부동산 깊이보기

약발 다한 8·2 대책과 궁극의 규제 - [경제] 김순환 기자의 부동산 깊이보기

 

 

게재 일자 : 2018년 08월 03일(金)

'

최근 서울 집값이 다시 오르고 있습니다. 문재인 정부 부동산 시장 규제 종합판인 ‘8·2 부동산 대책’이 나온 지 1년 만에 확실한 강세를 보이고 있지요. 서울 집값만 놓고 볼 때 시장이 정부를 이긴 셈이지요. 정부가 잡히지 않는 서울 집값을 두고 시장에 충격을 줄 궁극의 규제인 ‘지대(地代) 조세제’(미국 학자 헨리 조지 등이 주장)를 내놓을지, 7월 초 나온 보유세(재산세+종합부동산세) 개편안을 더 강화할지는 지켜봐야겠지만 8·2 대책의 ‘약발’은 다한 것(지방 제외)이라는 분석입니다. 서울 집값은 한국 경제 수준, 국민 1인당 소득, 최근의 경기 상황 등을 볼 때 부풀려져(거품 형성) 있는 것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더 오르고 있는 이유는 간단하지요. 모든 시장은 수요와 공급이라는 두 축이 적정하게 작동해야 가격 등락이 최소화되는데 서울 주택시장은 ‘공급 한계’라는 치명적인 약점을 지니고 있지요. 수요는 늘기만 하는데 공급이 절대 부족하지요. 그런데도 규제로 집값을 통제하려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부동산 시장에 충격을 줄 정책(지대 조세제)이나 급격한 경기 침체, 외부 충격(글로벌 금융위기 등)이 없는 한 서울 집값은 고공 행진할 수밖에 없습니다. 

정책 당국은 이제 명백한 한계가 있는 ‘규제’를 넘어 근본적인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한 인프라스트럭처(Infrastructure)의 재해석과 실행에 나설 필요가 있습니다. 기존 인프라를 해체하는 것이 아니라 나누는 것이죠. 인프라 분산을 통해 좋은 주거지를 형성하고 특정 지역 주택 수요를 줄이는 일은 얼마든지 가능하기 때문이지요. 먼저 주택수요자들이 가장 우선시하는 교통망 확충과 분산입니다. 교통인프라만 뛰어나도 좋은 주거환경(교육과 편의시설)은 저절로 형성되기 때문이죠. 서울 기준으로 볼 때 기점이나 종점을 굳이 강남 중심지(고속버스터미널과 수서고속철도(SRT) 수서역)에 둘 필요가 없겠지요. 강남 고속버스터미널의 남하(경기 판교나 용인)와 SRT의 북상(경기 의정부)을 통해 현재의 기·종점 역할을 정거장으로 전환하는 것입니다. 여기에 인구 500만 명에 육박하는 서울 서부권, 경기 부천·김포·고양·파주권) 주민들을 위해 광역교통망 축인 김포공항에 터미널과 고속철도(광명역∼김포공항 연장)를 설치하는 것입니다. 규제 일변도의 8·2 대책은 서울로 주택 수요를 더 몰리게 했습니다. 이에 따라 서울 집값이 오르는 동안 지방은 침체가 가속화하고 수도권까지 확산하고 있지요. 정책당국은 부동산 시장 규제의 역설이 명백하게 드러난 만큼 또 다른 규제 유혹에서 벗어나 인프라 분산과 확충을 통해 좋은 주거환경을 새롭게 구축하는 발상의 전환을 해야 합니다. 

soon@ 
e-mail 김순환 기자 / 경제산업부 / 부장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구독신청:02-3701-5555 / 모바일 웹 : m.munhwa.com ]